[경관일기] 가을이 깃든 일본의 정원 - 3
강호철 교수의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95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16-11-27
강호철 교수의 경관일기 일본편,
도쿄의 중심에 자리한 황궁정원 ‘히가시교엔’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오늘은 일본도착 3일째가 되는 11월 20일 일요일입니다. 아침부터 날씨도 쾌청하네요. 경쾌한 발걸음으로 황궁의 부속정원 ‘히가시교엔’으로 향합니다. 숙소에서 가까운 거리라 도보로 이동하였습니다. 도심 간선도로에 접한 호텔 앞 공간이 여유롭기만 하네요. 살펴보니 건축물을 대지경계선으로 부터 후퇴(Set back)하여 건설한 결과입니다. 보행공간이 여유로워진 한편, 도시경관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셈이지요. 서울은 올림픽을 준비하며 한시적으로 시행하였지만, 지방도시엔 아직 도입이 어려운 처지랍니다.
보도 폭이 넓어 가로수가 2열로 식재되었고 보도와 차도 사이에 분리 녹지(수벽)를 조성하였습니다.
황궁에 도착.
대규모 도시 광장. 원석을 거친 마감 처리한 볼라드.
히가시교엔의 입장은 9시부터입니다. 시간이 있어 해자와 어우러진 성벽의 아름다움에 현혹되어 발길을 옮겨봅니다. 이곳 황궁은 거대도시 동경의 중심에 위치한 오픈 스페이스로서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해자 건너편 성에는 지금도 미래의 숲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영국이나 독일 등 유럽의 중세도시들도 옛 성곽이 요새 기능에서 도시녹지나 공원으로 전환된 지 오래입니다.
교토의 황실정원처럼 이곳도 무료입장입니다. 예약도 필요 없어 편리합니다.
해자를 건너 성벽 안에 위치한 정원으로 들어가는 길목은 곳곳이 깔끔하게 다듬어져 육중하고 정교한 성벽과 조화를 이룹니다.
평면도.
공원같이 넓은 정원은 정성스럽게 가꾸어져 어딜 가나 깨끗합니다.
옛날 황실에서 가꾸던 유실수원. 품종개량을 하지 않은 상태의 원종(재래종)을 지금도 보존하고 있습니다.
정원 중심부에 위치한 잔디광장. 저 멀리 시가지가 보입니다.
석실. 경주의 냉장고 기능을 했다던 구조와 닮았습니다.
외곽 숲속에 위치한 산책로
천수대
공중화장실. 출입구를 가리는 차폐식재.
일본 현대정원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동선 주변은 주로 정교하게 다듬어진 수목들이 배치되었습니다.
성벽도 주요한 경관 요소로서 수목과 더불어 공간의 정체성을 알리는데 한 몫을 합니다.
동경은 서울에 비하여 단풍이 한 달 가까이 늦을 듯 싶습니다.
이곳은 관광객들로 붐빕니다. 한국인은 보이질 않고, 대부분이 중국 본토와 대만 홍콩에서 찾은 사람들입니다. 서양인들도 많은 편입니다.
찻집. 찻집의 분위기를 위하여 조성된 정원이 일본 특유의 정원문화로 발전하였지요.
건축물의 규모도 크고, 주변 정원도 여유롭습니다.
다양한 테마를 가진 공간들이 동선을 따라 전개되며 지루함 없이 탐방할 수 있도록 연결되어 있습니다.
니노마루 정원.
강렬한 색상으로 눈길을 끄는 단풍나무가 인상적입니다. 잘 손질된 소나무와 석등이 일본정원의 특징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조릿대와 지피식물을 이용하여 조성한 운치 있는 정원.
외곽의 숲은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상태를 유지합니다.
습지를 이용한 창포원.
습지원에서 본 니노마루 정원.
느티나무 거목들이 여러 그루 모여 있는 그늘 쉼터. 가까이는 잘 가꾸어진 여러 정원이 펼쳐지고, 저 멀리는 빌딩숲이 병풍처럼 황궁을 에워싸고 있습니다.
야생식물을 주제로 조성된 잡목림. 정성스레 다듬어진 정원과 대조를 이루며 다양한 시각적 경험을 갖게 합니다.
이곳에서 운영되는 자연관찰 프로그램 안내.
가을을 느끼기에 손색이 없습니다.
황궁정원 출구 숲길.
-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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