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가을이 깃든 일본의 정원 - 2

강호철 교수의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94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16-11-24
강호철 교수의 경관일기 일본편,
숲속에 자리한 정원미술관과 자연교육원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동경 중심가 뒷골목. 골목길이 온통 주차장으로 변해버린 우리 현실과는 너무도 대조적입니다. 시내 주택이 밀집한 곳에 널찍한  음택(묘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우리와는 문화가 많이 다르지요.



차도와 보도 사이에 조성된 가로녹지가 곳곳에서 목격됩니다. 경상남도는 오래 전부터 이러한 일본사례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지요.



가로변 교통섬에 마련된 쉼터



오늘의 답사목적지 안내 사인이 나타났습니다. 가을의 일본은 해가 짧아 동선을 최대한 단축하여 코스를 정하지요. 동경도정원미술관은 최근 몇 년간 정비공사로 인하여 폐쇄되었답니다. 다행히 이번에는 개장을 하네요.







미술관과 자연교육원은 서로 연결된 도시숲입니다.







정원미술관에 입장. 제주 한라산에 자생하는 조릿대가 반갑네요. 일본은 태풍이 심한 곳이라 지지대 설치가 필수지요. 입장료는 미술관 포함 900엔이고, 정원만 둘러보면 100엔입니다. 당연히 정원산책을 선택.



미술관 입구를 지키는 상징석조각이 중국산이네요. 분명 특별한 이유가 있을 테지요.





미술관 옥외공간은 울창한 숲속에 잔디밭과 정원 그리고 산책로가 있어 매우 고요하고 정적인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아직 정원의 일부만 개방되고 정비공사가 진행되고 있네요.









정원을 산책할 수 있고 실내에서는 창밖으로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되어 있답니다. 거대한 숲과 정원이 미술관을 에워싸고 있지요.









정원은 조성된 지 이미 오래되어 편안한 분위기에 자연스럽네요.









복잡하기로 유명한 도쿄시내에서 미술과 자연이 함께하는 이곳은 인상적이고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교토 근교 히에이 산에 조성한 정원미술관 역시 비슷한 사례입니다.

조경수 생산을 위하여 대규모로 조성한 도시근교의 농장들도 건설경기의 위축으로 유지관리가 순탄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아이디어를 조심스럽게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잔디광장의 환경조각



녹지 경계를 겸한 낮은 생울타리(애기동백). 동경은 날씨가 포근하여 개화가 시작되었습니다.







거목들이 즐비한 외곽 숲과 미술관 사이는 잔디광장과 잘 가꾸어진 정원이 펼쳐집니다.





늦은 가을인데도 정원은 삭막하지 않습니다. 상록수가 많고, 지금도 개화하는 수종들이 눈에 띄네요.



미술관 실내공간에는 창밖의 정원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는 휴게장소가 여러 곳에 마련되어 있다고 합니다.



미술관내 로터리.



자연교육원과 경계담장이 완벽하게 상록수로 차폐되어있습니다.





정원이 울창한 숲속이라 그늘에서 잘 견디는 이끼와 고사리과 식물, 그리고 상록활엽수들이 많이 보입니다.



다음 행선지는 담장을 경계로 하는 ‘국립과학박물관 부속자연교육원’입니다. 지난번 봄의 분위기를 이미 소개하였지요.

과학박물관은 우에노에 있고, 자연교육원은 이곳 메구로 지역에 떨어져 있습니다. 도심에 위치하여 접근성이 좋아 운동이나 산책하며 자연학습을 할 수 있어 비가 오는 늦가을인데도 많은 탐방객들로 붐빕니다. 일본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지 오래되어 카메라나 그림, 식물학습 등 취미활동을 하는 노인들이 대단한 열정을 보입니다. 우리 학생들도 저렇게 적극적이고 열정이 넘친다면, 수업을 얼마든지 신명나게 할 수 있을 텐데...

예사롭게 보이질 않습니다. 우리사회도 결국 저렇게 변화될 것입니다. 저의 정년 이후를 생각하며 전공과 연관한 자원봉사를 잠시 꿈꾸어 봅니다.

도심 주택가에 위치한 자연교육원은 원시림 수준으로 보존 활용되고 있습니다.













교육원은 입장료가 있는데도 많이 찾네요. 특별한 시설도 없답니다. 원시림 상태에 곳곳에  안내 설명과 쉼터 그리고 수많은 식물표찰이 전부랍니다. 그런데 방문자센터는 깜짝 놀랄 만큼 자료들이 세세하게 제공되고 있습니다. 최근 이곳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비롯하여 아주 다양하고 실속 있는 매력적인 시청각 자료들이 여러 가지 형태로 전시되거나 인쇄되어 제공되고 있습니다. 경제적 뒷받침이 충분함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네요. 전문성을 갖고 해설하는 자원봉사자들의 활동도 인상적입니다. 생기가 넘치는 자연교육 현장이랍니다.















숲속 산책(탐방)로. 다양한 식물과 조류 및 각종 생물과 생태계의 순환원리를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네요.























똑같은 숲속의 평범한 길 같지만 다양한 식생들의 특성을 관찰하는 옥외교실이자 실험실이지요. 하찮게 보이는 야생종마다 작은 라벨(표찰)이 부착되어 누구나 쉽게 이름과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답니다.









야생 상태의 자연성을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현장학습에 임하는 탐방객의 모습이 진지하기만 합니다.





산림의 변천(천이) 과정을 소개하는 안내판.



현실감 있는 생생한 정보가 실시간 수준으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지난 봄 이곳에서 관찰된 조류의 생태 영상물을 생생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매표소와 기념품점 그리고 방문자센터가 하나의 공간에 모여 있습니다. 공간과 인력 등 운영관리의 효율성을 최대한 고려한 셈이지요.



교육원 주변은 녹지가 매우 풍부합니다.





비가 오는 날씨도 답사에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우산을 들고 스마트폰과 카메라를 번갈아 작동하는 것이 다소 불편하지만 이미 숙달된 지 오래지요. 예전에는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오면 걱정을 많이 했지만 요즘은 날씨에 민감하지 않고 의연하게 즐기며 답사에 임합니다. 빛을 읽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즉 비오는 날에는 숲이나 빌딩가 등 더욱 어두운 장소를 선택하고 하늘의 노출을 최대한 억제하는 게 요령입니다. 그래도 내일은 맑은 날씨를 기대해봅니다.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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