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싱가포르인가?

정원의 나라, 싱가포르의 매력탐구
라펜트l김승태 녹색기자l기사입력2014-05-18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슈퍼트리와 식물원


필자는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시청의 조경부서에서 일하고 있다. 이 곳에서 프로젝트 회의를 하면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나라가 있다. 바로 싱가포르이다.

지도 속 싱가포르는 국가라기 보단 하나의 도시같은 아담한 면적으로 아시아 동남부 말레이반도 최남단에 자리하고 있다. 많은 국가가 이 작은 땅덩어리를 주목하고 벤치마킹하는 매력요인이 어디에 있을까?


싱가포르하면 떠오르는 두 개의 랜드마크가 있다.


세 개의 건물이 거대한 크루즈를 떠 받치고 있는 모양의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Marina bay sands)과 도시경관을 테마파크로 바꿔놓는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의 '슈퍼트리(Super tree)'가 바로 그것이다.


사실 실물로 직접 보기 전까지 "개장한지 5년 밖에 안된, 그저 건물 한 채 일뿐인데 어떻게 한나라의 이미지를 대표할 수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이곳은 단순히 배를 떠받히고 있는 구조뿐만 아니라, '가든스 바이 더 베이'와 '마리나 베이'와의 연결성이 지역 전체를 특별하게 만들고 있었다. 게다가 주변을 둘러보면 이 랜드마크 이외에 시야를 가릴만한 높은 건물이 없다. 그래서 푸른 하늘은 넓은 바다를, 건물에 앉아있는 배는 바다 속 항해를 연상시킨다.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 고층건물군과 대조되게 마리나베이에 홀로 솟아 있다.


 '메가트리'는 최고 50m 높이의 나무 형상의 수직정원으로서, 만경목, 양치식물, 난초류를 심어 살아있는 나무의 형상을 만들어 냈다. 가든스 바이 더 베이 내부에는 총 18개의 메가트리가 있는데 단순히 보는 경관에 그치지 않고 행잉 데크를 설치해 올라가 가든 전체를 조망할 수 있게 제작하였다.


저녁엔 조명과 시간에 따라 진행되는 레이저 쇼가 단순히 가든 내부의 이용자 뿐만아니라, 시야가 닿는 범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테마파크에 온 것처럼 들뜨게 만든다. 



슈퍼트리


싱가포르의 구성원은 딱 집어서 어느 민족이라는 설명이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사람과 그에 따른 문화가 공존하고 있다. 이런 다양성이 싱가포르를 더 매력적으로 만든다. 


지금은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차이나 타운을 비롯해, 인도인들의 거주지인 리틀인디아, 아랍 스트릿, 말레이시아 광장까지 거리거리마다 다양한 민족의 문화와 주거양식이 독특하게 묻어난다. 단순히 관광명소 한곳을 방문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고 발길이 닿는 곳곳이 관광지가 될 수 있다는 게 싱가포르가 가진 또 다른 큰 매력 중 하나이다.



아랍스트릿 끝에 자리 잡은 이슬람 사원

 
얼마 전 라펜트에서 임승빈 환경조경나눔연구원 원장님의 "녹시율100% 도시를 보고 싶다"란 연재를 관심 있게 읽었다. 가로뿐만 아니라 건물의 옥상 및 외부, 사면까지 녹화를 하여 도시민들의 정서함양을 이뤄내는 도시, 바로 그 도시와 싱가포르가 닮았있다.


도로의 중앙 분리대는 물론 열식된 가로수에 도로변에 식재된 초본류 까지 어쩌면 과하다 싶을 정도의 밀도로 식재되어 있다. 더러 5m 정도 되는 도보에, 통행로는 1m 남짓 남겨놓고 전부 식재가 되어있는 곳도 있다. 건물과 도보를 구분하는 담장조차도 만경목이 타고자라게끔 만들어 그곳을 지날 때 다른 곳보다 시원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건물 벽면의 녹화뿐 만아니라 보행자의 시선이 닿는 테라스에 관목을 식재하는 것은 기본으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녹시율을 높인 싱가포르는 누가 보아도 매력이 넘치는 도시이다.



녹시율 높은 싱가포르


 녹지 조성, 가든에 대한 싱가포르의 정부의 관심은 길을 걷다 마주치는  "Singapore, city in a garden"이라는 문구에서 충분히 읽을 수 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싱가포르를 상징하는 슬로건이 "A garden city"였다고 하는데 이젠 더 나아가 하나의 가든 안에 존재하는 도시를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업의 일환으로 현재 싱가포르에서는 단절된 녹지들을 연결하는 사업들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Southen Ridges'를 들 수 있는데, 여러 개소의 공원을 독특한 디자인의 브릿지와 행잉데크로 연결해, 도심에서 캐노피 워크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트레킹 중간 중간 원숭이와의 접촉시의 대처법에 대한 안내판도 볼 수 있다. 말 그대로 이곳이 공원이기 보단 살아있는 숲과 같았다.



southen ridges의 canopy walk


이 외에도 사람들에게 자연학습장이자 피크닉 장소가 되는 도심 속 '보타닉가든', 단순히 관광객 유치에서 끝내지 않고 환경관련 교육 영상까지 상영해 주었던 '가든스 인 더 베이'의 식물원에서 '왜 싱가포르인가?'란 물음에 대한 대답을 얻을 수 있었다.


녹지와 도시에 대한 관심은 조경가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것과 일반인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은 차이가 있을 수도 있지만, 싱가포르에선 모두가 조경 전문가의 시선으로 푸른 녹지를 경험을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사진_ 김승태 라펜트 녹색기자(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조경부서)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에서 바라 본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슈퍼트리_수직정원, 조명, 음악, 이용성 모두가 한데 어우려져 있다


말레이시아 광장



담장이 만경목으로 덮여있다



보도를 가득 채울 정도로 식재가 되있는데다가 시야가 닿는 건물의 테라스에도 식물이 심겨져 되어있다



식재 밀도가 상당히 높다



southen ridges의 공원 중 하나인 Hort park는 구획을 나누어 다양한 디자인의 홈가든을 조성해 놓았다.



Hort park



southen ridges의 canopy walk



southen ridges의 Henderson waves. 데크가 부드럽게 솟아 올라 차양 역할까지 한다.



southen ridges의 공원 사이를 이어주는 다리



싱가포르의 유서깊은 보타니컬가든

글·사진 _ 김승태 녹색기자  ·  Dewan Bandaraya Kuala Lumpur Landscape&Recre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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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t51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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