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9일은 568번째 맞는 한글날이다. 한글날은 1446년 한글이 반포된 것을 기념하고 우리 한글의 우수성을 기리기 위해 지정된 국경일이다.

공휴일을 맞아, 한글을 조금 더 알아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에게 친숙한 광화문 광장 일대의 한글가온길에서 아름다운 한글을 만날 수 있다. 한글가온길의 ‘가온’은 ‘중심’을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한글가온길을 따라 걸으며 경복궁, 한글학회, 주시경 마당 등 주변 공간까지 함께 살펴보자.

한글가온길 지도

한글가온길 코스는 '세종이야기(세종대왕 동상) - 광화문광장 - 경복궁 - 세종로공원 - 세종문화회관 - 세종예술의 정원 - 한글10마당(구세군회관) - 한글학회 - 주시경 마당 - 주시경집터(용비어천가)'로 구성되어 있는데, 경복궁에서 시작하여 세종대왕 동상이 있는 광화문 광장을 지나 세종문화회관 쪽으로 이동하는 것이 편리하다. 총길이 2.5㎞, 소요시간은 40분 정도이다.

먼저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집현전이 있는 경복궁을 나서면,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 동상이 우리를 맞이한다. 동상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하로 연결되는 ‘세종이야기‘ 전시도 관람해보자. 세종대왕의 생애, 업적에 대한 전시와 한글 배지 만들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충무공이야기’ 전시도 함께 볼 수 있다.

세종대왕 동상과 세종이야기

세종문화회관 우측에 위치한 ‘세종로공원’의 한글글자마당에는 한글을 조합하여 만들 수 있는 모든 11,172개의 글자가 새겨진 31개의 주춧돌과 78개의 날개돌이 있다. 인상 깊은 점은 이 글자들은 해외 동포를 포함한 11,172명의 국민이 직접 쓴 글씨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QR코드를 스캔하면 각 글씨에 얽힌 주인공들의 사연도 만나볼 수 있다.

세종로공원-한글글자마당

세종문화회관 뒤뜰로 이동하면 세종 예술의 정원이 있다. 이곳은 조선시대에 노비 소송을 담당하던 관청인 '장예원'이 있던 자리이다. 참고로 조선 중, 후기에는 노비까지도 글자를 읽고 쓸 수 있을 정도로 한글이 널리 퍼졌다고 한다. 탁 트인 광화문 광장과는 또 다른 아늑한 느낌으로 녹음공간이 잘 조성되어있어 평소에 휴식을 취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

세종 예술의 정원

한글가온길을 계속 따라 걸으면, 한글학회와 구세군회관의 한글 10마당을 만나게 된다. 그곳을 돌면, 또 하나의 작은 공원을 만나게 된다. 과거에는 ‘도렴녹지공원’으로 불렸으나, 2013년 12월부터 주시경 선생과 헐버트 박사의 상징조형물이 설치되며 ‘주시경 마당’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한글 발전에 초석이 된 주시경 선생과 한글의 과학적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데 공헌한 헐버트 박사를 되새기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다.

헐버트 박사의 부조와 한글 상징 조형물. 반대편에는 주시경 선생의 부조가 새겨져 있다.

주시경 마당의 풍경

주시경 선생의 집터가 있던 ‘용비어천가’ 건물을 마지막으로 한글가온길 여행은 끝나게 된다. 한글가온길을 조금 더 즐겁게 걷는 팁은, 길 곳곳에 숨겨진 18개의 한글 조형물을 찾아보며 걷는 것이다. 조형물은 화단 속, 건물 벽, 지하철 승강장 위 등 다양한 곳에 숨어있다.

곳곳에 숨어있는 다양한 한글 조형물

‘용비어천가‘건물을 지나오면 다시 광화문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광화문 광장에서는 한글날을 기념하여 10월 7일부터 10일까지 ‘한글문화큰잔치’ 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한글 꾸밈전, 한글 멋글씨전, 야외설치미술 등 다양한 전시와 콘서트, 전통 춤 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가 준비되어 있다.

한글가온길을 둘러본 후 행사에 직접 참여해보는 것은 어떨까.

한글 멋글씨전 ‘아름다운 우리한글’ - 100인의 디자이너가 참여한 캘리그라피 디자인 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