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가을이 깃든 일본의 정원 - 4

강호철 교수의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96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16-11-30
강호철 교수의 경관일기 일본편,
황실정원에서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신주쿠 교엔’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번화한 신주쿠역에서 가까운 곳에 자리한 신주쿠 교엔의 평면도입니다. 일요일이라 입구부터 많은 인파로 붐비네요.

신주쿠 교엔은원래 왕실 정원이었으나, 지금은 누구나 이용 가능한 시민공원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도시의 중심이라 교통과 접근성도 좋을 뿐 아니라 다양한 테마원이 있고 운영 프로그램도 알차며 유지관리도 수준급이라 동경시민들의 자랑이자 자존심으로 평가됩니다. 담배꽁초 하나 없는 청결함에서 시민의식을 엿볼 수 있습니다.







공원은 유료 개방됩니다. 그래서 일반 시민들을 위한 외곽 녹지가 조성되어 걷기 장소로 인기입니다.





공원입구에는 자전거 보관소가 있고, 내부로 들어서면 넓은 잔디광장이 온통 시민들의 거실처럼 이용되고 있습니다. 꼭 뉴욕의 센트럴 파크를 연상케 합니다.



공원의 역사를 말해주는 듯한 모습의 플라타너스 거목.



















공원에는 크고 작은 여러 개의 잔디광장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가족단위로 이용하는 한편, 외로운 이민족들은 끼리끼리 모여 야유회를 즐기는 분위기입니다. 다양한 여가 행태를 엿볼 수 있습니다.





공원의 역사와 함께한 수목(플라타너스)이 특별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퇴출 0순위로 버림받고 있는 수종입니다. 이 공원에는 양버즘나무가 대단한 지위를 누리고 있네요.







공원 내 주 동선은 2차선 정도의 넓은 포장도로입니다. 그러나 큰 나무들 때문에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네요. 위험에 노출되지 않고 여유롭게 숲속에서 산책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가요! 우리도 하루 빨리 건강하고 매력적인 대규모 도시공원을 기대해봅니다.



광활한 공원에는 식당과 휴게소 그리고 정원이 있는 운치 있는 전통찻집도 여러 곳 있습니다.



신체장애를 가졌지만 도시공원에서 취미활동을 즐기고 있습니다. 선진국의 저력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가을 국화전시회를 대대적으로 개최하지 않고 공원 요소요소에 단체나 특성별로 소규모 이벤트를 하고 있습니다. 주요동선 주변이라 많은 관람객들의 호응과 주목을 받고 있네요.















일본식 정원.  억새와 단풍은 가을을 표현하는데 제격입니다.





숙근성 머위의 싱그러운 새싹. 상록성인 털머위와 함께 지피식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호수와 숲으로 이뤄진 정원과 이를 감상하는 조망쉼터.



잔디 언덕에 연출된 국화꽃.



운치 있는 정원에서 말차를 즐길 수 있는 전통찻집(다옥).









차분하고 예쁘게 정돈된 찻집 정원과 일본전통 다실건축(다옥)은 많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호객을 담당합니다.





한잔의 말차가 생각나는 정원 분위기가 인상적입니다.



또 다른 다실이 나옵니다.









공원과 정원이 공존하는 장소입니다.



활짝 만개한 애기동백.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도 11월이면 꽃이 핍니다.





가을의 모습을 담는 화가들의 여유로움도 만날 수 있습니다.



시야가 넓고 양호한 조망 쉼터

















번잡하고 거대한 도쿄시내 중심에서 이렇게 풍성한 자연을 만날 수 있습니다.



지지대는 수목관리의 필수품. 겨울의 삭막함을 보완해 주는 상록성 지피류가 돋아나고 있습니다.(수선화와 꽃무릇)

















단풍이 곱게 물들었네요. 꼭 촬영대회를 연상케 합니다.











장미원을 사이에 두고 양측에 플라타너스 숲길을 조성하였습니다. 이곳 200여 미터의 녹음수 거리는 사계절 아름답고 기능적이랍니다. 물론 수형이나 비배 관리도 수준급이지요. 우리나라에서는 버림받고 있는 수종이지만, 유럽과 일본 등 많은 도시들에서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답니다. 낙엽도 쓰레기로 취급하지 않고 가을의 낭만적 요소로 승화시켜 활용하는 지혜가 더욱 돋보입니다. 역시 플라타너스는 세계적 도시녹화 수종으로 평가하고 싶네요.







가을이 깊어가는 도시공원의 휴일.





한해를 마무리하는 은행의 단풍잎을 배경으로 갓 피어나는 꽃이 이채롭습니다.





일반식물원 보다 더욱 다양한 종을 보유하고 있는 첨단시설 온실.





도쿄의 번화가에 포위된 이곳은 도시공원의 교과서나 다름없습니다. 식물원 기능은 기본이고 공원과 정원의 긍정적 측면 모두를 수용하고 아우르는 만능 여가공간이자 충전소입니다. 도시공원이 이렇게 다양하고 알차게 기여할 수 있다는 게 믿기질 않습니다.

필자는 세계 유수의 공원들을 두루 살펴보고 기록으로 남기고 있지만 접근성을 비롯하여 다양하고 알찬 테마공간과 관리수준, 이용효율 측면을 고려해볼 때 신주쿠 교엔은 세계 최고의 수준이라 생각합니다. 오랜 세월을 지나며 다듬어지고 성숙되어 왔기에 완숙미가 더욱 돋보이는, 현대적 도시공원의 미래이자 교과서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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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fen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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