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양국제꽃박람회 : 권혁문 가든디자인 뜰 대표
사랑을 테마로 한 ‘Burning Love’, ‘Wedding Day’, ‘Green House’라펜트l신혜정 기자l기사입력2018-05-06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온 2018고양국제꽃박람회가 ‘세계 꽃들의 환상적인 하모니’를 주제로 4월 27일부터 5월 13일까지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에서 열린다.호수가를 따라 13개 테마의 포토존이 설치됐다. 이 중 사랑을 테마로 한 정원이 눈에 띈다. 프로포즈를 하는 ‘Burning Love', 결혼을 선포하는 'Wedding Day', 피로연를 여는 ’Green House'가 그 주인공이다.권혁문 가든디자인 뜰 대표가 조성한 3개 테마의 정원은 이번 고양국제꽃박람회에서도 가장 인기가 높다. 권혁문 대표와 정원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권혁문 가든디자인 뜰 대표
권혁문 정원작가 (가든디자인 뜰 대표)
작품소개 부탁드립니다.
세 개의 정원은 프로포즈를 하는 ‘Burning Love', 결혼을 선포하는 'Wedding Day', 웨딩파티를 여는 'Green House "TTEUL"'로 구성되었습니다.
첫 번째, ‘Burning Love'는 말 그대로 불타는 사랑입니다. 이곳은 가장 아름다울 때가 6시 30분경입니다. 원형의 구조물 뒤로 노을이 지는 모습이 무척이나 아름답습니다. 구조물에는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주려고 약간의 패턴을 주었고, 클레마티스와 인동이 시설물을 타고 올라가도록 했습니다.
화이트 계열의 시설물 디자인은 꽃을 더 화려하게 보여줍니다. 수종은 주로 화려하고 화형이 큰 수종으로 계획하여 식재하였습니다. 전체적으로 식물로 꽉 채워 응집한 모습보다 흩뿌린 느낌을 살렸습니다. 정원 사이사이에는 화이트와 잘 어울리는 백리향과 수수꽃다리를 심었습니다. 시설물 뒤쪽에는 보이지는 않지만 작은 화단을 두었습니다. 이 화단이 스크린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냥 호수를 바로 보는 것보다 식물 사이로 보는 게 더 아름다워 보입니다.
Burning Love ⓒ가든디자인 뜰
두 번째, ‘Wedding Day'는 스몰웨딩을 주제로 하나의 부케를 받는다는 느낌으로 화형이 큼직큼직한 수종을 계획하여 식재하였습니다. 이 안에 비치체어를 두어 현대적인 리조트와 신혼여행지 느낌을 주었습니다. 이 앞에 식물이 바니테일입니다. 드라이플라워로도 만들어도 느낌이 굉장히 좋습니다. 시간이 지나 바니테일이 자라고 작약과 산딸나무가 꽃을 피우면 가장 화려한 정원이 됩니다. 한쪽에는 둘이 하나가 된다는 의미로 연리지의 모과나무와 능소화를 두었고, 다른 한쪽에는 늙어서도 함께하자는 의미로 고목인 산딸나무를 두었습니다.
비치체어에 앉아 식물이 식재된 공간을 바라보면 마치 숲 속에 들어온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식물종을 최소한으로 사용했지만, 레벨차를 두어 흩뿌리듯 심었기 때문입니다. 정원 전체에 들어간 수종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안에는 4계절이 다 있습니다. 봄에 꽃이 피는 말발도리, 작약, 산딸나무, 여름에 꽃이 피는 능소화, 가을에 붉게물드는 컴펙투스화살나무, 열매가 아름다운 모과나무 등이 식재되어 있습니다.
Wedding Day ⓒ가든디자인 뜰
세 번째, ‘Green House “TTEUL”'은 웨딩파티, 피로연의 느낌을 살렸습니다. 스몰웨딩을 즐긴 신랑, 신부가 손님들과 함께 파티를 즐길 수 있도록 가든파티 테이블을 두었습니다. 여기는 바람이 좋아 입구에 백리향과 미스김라일락그리고 로즈마리를 식재하고 배치하였습니다. 후각을 계속해서 자극을 주기 때문에 여기에 앉아 있으면 상쾌함이 느껴집니다. 창가에는 화단을 두어 멀리 보이는 아파트를 가리면서 호수를 더욱 멋스럽게 만들어줍니다. 호수 바람에 청량한 소리를 내는 유리풍경을 달려 청각을 자극하기도합니다. 전체적인 소품들은 웨딩파티 느낌을 살려 디스플레이 하였습니다.
Green House ⓒ가든디자인 뜰
정원설계 및 시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은?
요즘 여러 가지 식재디자인 스타일이 사용되고 있지만, 저는 흩뿌리는 형태의 식재패턴을 좋아합니다. 사용된 식물들도 이국적으로 보이지만 자생종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우리나라가 원산지인 미스김라일락은 수수꽃다리보다 조금 늦게 피고 화형은 작지만 향이 진하고 개화시기가 길기도합니다.
우리나라 자생종 홑작약을 포인트식물로 선택하여 은은한 연분홍 꽃잎이 갖고 있는 우리의 아름다운 美를 연출하려고 의도했습니다. 이번 작품들은 자생종을 쓰겠다는 욕심보다 우리 정서에 어울리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었고,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을 포인트로 두고 싶었습니다.
같은 식물을 쓰더라도 각기 다른 각각의 테마에 맞춰 식재디자인을 어떻게 하는가가 가든디자이너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한말씀.
저는 2014년도 고양국제꽃박람회에서 ‘코리아가든쇼’의 대상을 수상하였습니다. 5년 만에 같은 장소에 다시 정원을 조성하는 만큼 변화된 나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심적인 부담감이 있었습니다. 5년 전 제 정원을 사랑해 주셨던 관람객 분들에게 더 새로운 정원을 보여 드리고 싶었습니다.
이곳에 연인들이 많이 와줬으면 좋겠습니다. 자연스럽게 사진도 찍으면서 프로포즈도 하고, 친구들을 불러와 파티도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큰 돈 들이지 않아도 젊은 친구들에게는 좋은 이벤트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가든디자인 뜰
- 글 _ 신혜정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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