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지 교통섬에 쉼표를 찍자

[테이크어반⑧]OF’er
라펜트l나창호 기자l기사입력2012-11-14

OF’er '오픈팩토리'란 모임 속에서 자발적으로 조직된 팀이다. 오픈팩토리는 디자이너, 화가, 가구전문가, 홍보전문가 등 다양한 시민 전문가로 구성되어 재능공유를 핵심가치로 삼고있다. 이들은 조경가 같은 외부공간 전문가가 아닌 시민만의 아이디어를 을지로입구역 주변 교통섬에 투영시키고자 했다.

 

OF’er의 작품명은 누운의자이다. 어디에서 보아도 의자라는 것을 느끼게 하기 위해 이같은 컨셉을 잡았다고 한다. 역동적인 활동력이 돋보이는 OF'er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누운의자라는 컨셉이 독특하다

우리가 72시간동안 의자를 제작한 장소는 을지로입구역 주변 교통섬이다. 유동인구가 많고, 주변엔 고층빌딩도 많은 업무지구였다.

 

그래서 우리는 신호를 건너는 사람들의 시선, 그리고 고층빌딩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을 생각하며, '누운 의자'라는 컨셉을 잡게 됐다. 위에서 보아도 의자가 그곳에 있다는 것을 인지시키고자 했다.

 

도심지 한복판에 있는 교통섬은 바쁜 일상 속에서 지나치기 쉬운 공간이다. 하지만 무심코 이동하는 도시 속 공간을 조금만 둘러보면 놀라운 것들이 숨어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교통섬에 식재되어있던 감나무가 그러했다.

 

의자를 설치하기 위해 대상지를 조사하던 중 우리는 감나무의 존재를 알게됐다. 72시간 프로젝트로 작업을 진행하자 '여기 감나무가 있었네'라면서 놀라는 사람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감나무, 하늘 등 사람들이 일상에 쫓기는 나머지 미처 보고 지나가지 못하는 것들을 보여주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휴식을 할 수 있는 도심 속 작은 쉼터로서의 공간을 조성하고자 했다.

 

작품 특징은?

누운 의자는 3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다. 4개로 안정적인 형태를 갖추고 있는 보통의 의자들과 대별되는 모습이다. 3개의 다리는 4개라는 완성형에 다가서기 위한 미완의 형태라고 보았다. 결핍 속에 살고있는 현대인의 감성을 3개의 다리로 이입시켜 공감대를 끌어내고자 했다. 

 

다른 팀과 차별화 전략이 있다면?

'홍보' '커뮤니티' 컨텐츠이다. 테이크어반 출전에 맞추어, 홍보 전문가를 팀구성에 편성시켰다. 구성원의 명함과 현수막도 따로 제작하였고, 72시간 프로젝트 과정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사후 홍보로 활용하고 있다.



출처:OF’er 공식 홈페이지(www.facebook.com/2012ofer)
 

작업을 하며 느낀 점?

장소와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던 중 앉을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길 가던 사람들이 폭이 넓지않은 플랜터에 걸터앉은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대상지의 성격을 정할 때 휴게기능에 초점을 맞춘 것도 그 이유이다. 누운의자라는 테마도 많은 사람이 의자라는 것을 인식하고, 쉬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위에서 보아도 알아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비록 시민으로 구성된 팀이지만, 각각의 장점을 살리고, 부족한 부분을 메꿈으로써 우리가 만족할 수 있는 의자를 만들었다는 사실도 기쁘다.

 

SNS를 통해 우리가 테이크어반 프로젝트에 참여한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다. 바꾸어 말하면, 도심지 자투리 공간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높다는 반증일 것이다. 앞으로도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많은 공공공간이 생성되길 바라며, 우리 기억이 녹아있는 이 공간이 오랫동안 남길 바라는 마음도 크다.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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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_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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