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종 선정과 미니워터가든 만들기

조동길 원장의 비오톱 가든_2회
라펜트l조동길 원장l기사입력2013-02-20

이번 글부터는 비오톱 정원을 만들기 전에 미리 알아두어야 할 사항들을 중심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그 첫 번째 순서로 비오톱 정원의 목표 및 목표종의 설정 방법, 설정된 목표종을 고려한 식물의 선정이나 환경조건 제공 방법 등을 설명하였다. 그리고 비오톱 정원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 집 베란다나 창문에 둘 수 있는 미니워터가든의 조성 방법을 제시하였다.

 


 

비오톱 정원을 만들기 전 (1)

가정의 정원이든 학교의 정원이든 혹은 공원속에 만들어내는 작은 비오톱 정원이든 규모와 장소에 상관없이 비오톱 정원을 만들기 전에 고려하고 준비해야 할 것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목표 및 목표종 설정

어떠한 규모나 장소이든 비오톱 정원을 조성하고자 할 때 가장 먼저 결정할 것은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어떠한 스타일의 비오톱 정원으로 할 것인가?

어떠한 생물을 불러들이고 싶은가?

어떠한 생물은 오지 않았으면 하는가?

 

위의 세 가지 항목 중에서항목은 비오톱 정원 조성의 목표와 관련되며, ②항목은 목표종 설정과 관련된다.

 

우선, 어떤 스타일의 비오톱 정원을 만들 것인가와 관련해서는 공간의 특성에 따라서 달라지기 마련이다. 개인의 정원을 만들 때는 개인적 취향에 따라서 비오톱 정원의 유형을 선정해 나가고, 특정 사업에 의해서 만드는 비오톱 정원이라면 사업 목적에 적합한 유형을 설정해야 한다.

 

그리고 두 번째와 세 번째의 사항은 목표종 선정과 관련된 것으로, 서식을 희망하는 종과 희망하지 않는 종을 판단하는 것이다. 서식하기를 희망하는 생물종이라고 한다면, 그 생물은 무엇을 먹고 어떠한 곳에서 생활하고 있는가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반대로 서식하기를 원치 않는 생물종이라고 한다면, 그러한 생물들이 살지 않는 환경이란 무엇이고, 어떠한 식물을 싫어하며, 천적은 무엇인지 등을 파악하면 좋다.

 

위와 같은 특성을 생물종의 서식환경 요구조건(habitat requirement)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야생동물의 서식처 요구조건은 크게 4가지로 구분하는데, 공간(territory), (water), 먹이(food), 은신처(cover) 등이다. 이 네 가지 요소는 모든 생물종이 살아가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으로서, 공간은 생물종이 살아가는 장소를 뜻하며, 물은 생명의 근원이 되는 것이다. 먹이는 생물체가 성장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영양분을 제공하며, 은신처는 천적이나 위험한 환경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장소이다. 이외에 생물종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조건들은 그들의 특성에 따라서 달라진다.

 

한편, 조경을 전공하는 우리가 야생동물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우리가 조경수목도감을 보면서 공부하듯 생물분류군별 도감을 구입하여 틈틈이 터득해 나갈 수 있다. 나아가서 가능한 경우라면 야생동물 전문가와 함께 많은 정보들을 교환하는 것도 이해력을 높이는데 효과적이다.

 

한편, 비교적 규모가 있는 비오톱을 만들고자 할 때나 생태공원을 포함한 서식처 복원 등에 있어서는 다음과 같은 방법에 의해서 목표종을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목표종을 고려한 식물 선택

비오톱 정원의 조성 목표나 목표종이 설정된 이후에는 식물의 선택이 필요하다. 식물의 선택은 비오톱 정원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윗글과 연계시켜 보면, 식물은 곤충을 포함한 야생동물들의 먹이가 되기도 하고, 은신처가 되기도 한다. 때론 식물체는 야생동물에게 물을 공급하기도 한다.

 

비오톱 정원에서는 주로 먹이식물과 은신처 제공 측면에서 중요한데, 특히 곤충을 부를 수 있는 소규모의 비오톱 정원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배추흰나비를 유인하기 위해 유채를, 호랑나비나 남방제비나비 등을 위해서는 유자, 산초, 탱자나무 등을 선정하면 좋다. 다만, 나비를 불러들이고자 할 때 도시지역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나비들을 목표종으로 설정하지 않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도시화되어 있는 생물종들은 특별한 목적의 비오톱 정원을 만들지 않더라도 기존 환경에서 쉽게 적응해 있기 때문이다.

 

한편, 화분과의 식물은 나비를 부르는 밀원과 먹이풀이 되며, 또는 새들의 은신처나 먹이 등 무엇으로도 좋다. 또한, 밀원의 경우 포인트는 겹꽃보다는 홑꽃인 것을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겹꽃은 보기에는 좋지만 수술이 꽃잎으로 변화한 것이 많고 꽃가루나 꿀이 적기 때문에 비오톱 정원용으로는 치명적인 결점이 있게 된다.

 

목표종을 고려한 환경 조건과 고려사항

앞서 제시한 바와 같이 목표종이 선정되었다고 하면, 이들이 선호하는 서식처를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 만약 목표종이 새들이라면 열매가 달리는 나무나 목욕할 수 있는 장소, 나비라면 꿀이 많은 꽃과 유충의 먹이풀이 되는 잎들, 잠자리는 밝고 트인 장소와 물확, 메뚜기라면 억새 등의 풀숲 등이 기본적인 요구조건이 된다.

 

한편, 앞서 제시하였던 목표종을 고려한 식물의 선택과 목표종을 고려한 환경조건 등을 종합하여 비오톱의 유형, 주요 생물종별 서식처의 조성 방안을 제시해 보면 <2>와 같다.

 


 

비오톱 정원을 만들었다고 해서 바로 생물종이 찾아와 주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생물종들은 경계심이 강해서 창가나 집안 정원에 만들어진 비오톱 정원에 접근해 오지 않을 수 있다. 이럴 때에는 천천히 여유 있게 구성해 놓고 기다려야 한다. 잊을 만하면 불쑥 정원 근처에 놀러가거나, 들리거나 하는 정도가 좋고, 목표로 하는 생물종이 찾아 왔다고 해서 소란을 피워선 안된다. 신경 쓰지 않는 척하면서 조용히 관찰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그리고 또 한가지! 생물들은 변덕꾸러기라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정원과 베란다에 놓아둔 물건을 생각하지 않은 방법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박새 한쌍은 일부러 정원의 나무에 매달아 놓은 새집을 이용하지 않고 정원의 한구석에 방치해둔 화분 속에 알을 낳기도 한다. 우리가 평생 열심히 공부해도 그들은 생각한대로 행동해주지 않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알 수 없는 장소에서 기대 이상의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생물의 미지적 특성을 잘 알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비오톱 가든> 저서에 있는 표현을 그대로 빌리자면, “무엇이 비오톱 가든에 필요하며, 무엇이 필요하지 않는가는 생물들이 결정하는 것이다. 의외의 것과 의외의 장소를 이용하고 있는 생물을 발견했다면 그것은 비오톱 가든을 만든 당신만의 발견이다. 우리들에게 있어서는 일견 무의미하게 보이는 것도 생물들에게 있어서는 중요한 것이 되기도 한다. 그것을 잊지 말도록 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결과적으로 생명체에 대한 미지적 특성을 미리 염두에 두고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들을 최대한 활용하여 비오톱 정원을 차근차근 만들어 가야 한다.

 

비오톱 정원의 이해; 미니워터가든

지난 글에서도 언급하였지만, 비오톱 정원은 작은 규모의 비오톱을 만드는 것이다. 그 이해를 돕기 위해서 미니워터가든의 조성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사진 참조).

 

, 우리가 사는 가정집에서도 비오톱 정원을 만들어보기 위한 방법으로 가장 손쉬운 사례를 제시한 것이다.

 

미니워터가든 만들기 

 


준비해야 할 것 _ 수련 화분, 유목, 굵은 모래, 심을 식, 작은 물고기, 우렁이 등.

수련 화분은 유약을 바르지 않고 만든 토기 화분이 수온을 안정시킬 수 있어서, 양지에 둘 때 특히 권할만하다. 직경 50㎝ 정도가 사용하기 쉽다.

 


1. 유목과 고사지로 틀을 만든다. 생나무는 물을 부패시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비를 맞은 적이 있었던 것을 사용하든가, 한달 정도 물에 담가둔 다음에 이용한다.

 


2. 모래를 놓는다. 굵고 표면이 거친 모래는 미생물이 번식하기 쉽고, 수질 정화에도 도움이 된다.

3~3㎝의 것을 섞어서 사용한다.

 


3. 녹조류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뿌리에 붙어있는 흙은 어느 정도 물로 씻어낸 다음에 심는다.

비닐포트채로 담궈 두어도 비료분이 녹아나오지 않기 때문에 좋다.

 

 
4. 유목 등으로 만든 받침틀의 한편에 마음에 드는 식물을 넣어보고 배치를 결정한다.

식물의 키에 고저차를 두어서 꽃과 잎의 모양에 변화가 있도록 만들면 좋다.

 


5. 배치가 결정되었다면, 전체 균형을 고려하면서 모래를 넣어 심어간다.

 식물의 뿌리는 넓게 퍼지도록 하고 근원 부분이 그다지 깊게 묻히지 않도록 모래를 덮어나간다.

 


6. 심기를 마친 상태. 뿌리에 붙어있던 흙을 털어낸 식물은 약간 활기가 없어져 쓰러지게 되는데,

뿌리를 모래에 묻고 물을 흠뻑 주면 다시 활기를 되찾는다.

 


7. 수련화분의 80% 정도까지 조용히 물을 흘려 넣는다. 가능하면 이 상태에서 이틀에서 일주일 동안 수질의 변화를 관찰한다. 탁해지면 분으로부터 물을 넘치게 하여 다시 바꿔 넣는다.

 

 
8. 송사리나 백운몰개 등의 물고기를 넣는다. 작은 고기는 수온의 급격한 변화에 약하기 때문에

판매되고 있는 비닐백 그대로 수련분의 물에 띄워 놓아 수온과 맞춘 다음 방류한다.

 


9. 우렁이는 자웅동체이고 점점 늘어나기 때문에 2마리로 충분하다. 물에 뜨는 부초도 더해주면 수온의 상승을 막고, 미니 생태계의 네트워크도 보다 복잡해지므로 안정되기 쉽다.

 


10. 햇볕이 좋은 장소에 둔 물확의 미니 워터 가든. 키가 큰 마디풀, 황색의 꽃을 피우는 금불초, 하얀 꽃을 피우는 붉은골풀아재비, 아마존 프로그비츠 등 양지를 좋아하는 수초는 그 종류가 풍부하다.

 


송사리가 헤엄치는 모습은 시원하다.우렁이는 미니워터 가든의 청소부 역할을 한다. 민물새우 등도 녹조류를 잡아먹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

 

사진출처 : 조동범·조동길 譯, 2007, 작은 새와 곤충을 부르는 자연친화적인 정원만들기; 내 손으로 만드는 비오톱 가든. 도서출판 조경. pp.42~43)



참고 및 인용문헌

김귀곤·조동길, 2004, 자연환경·생태복원학원론, 아카데미서적.

문석기 등 譯, 2004, 생태공학, 보문당.

조동범·조동길 譯, 2007, 작은 새와 곤충을 부르는 자연친화적인 정원만들기; 내 손으로 만드는 비오톱 가든. 도서출판 조경. 

 

연재필자 _ 조동길 원장  ·  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
다른기사 보기
cdgil@chollian.net

네티즌 공감 (0)

의견쓰기

가장많이본뉴스최근주요뉴스

  • 전체
  • 종합일반
  • 동정일정
  • 교육문화예술

인기통합정보

  • 기획연재
  • 설계공모프로젝트
  • 인터뷰취재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