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정원박람회] 랜드마크를 가다!
순천호수정원, 갯지렁이 다니는 길
순천호수정원 – 찰스 젱스
세계적 정원디자이너 찰스 젱스의 ‘순천호수정원’은 순천의 지형과 물의 흐름을 반영한 나선형 언덕과 호수, 그리고 데크로 구성된 장소이다. 요소마다 상징성을 부여한 은유로 순천 지형을 축소시킨 것이다.
호수의 물은 순천의 도심을 상징하며, 그 위로 가로지르는 데크는 순천의 젖줄인 동천을 형상화 했다.
순천호수정원에 6개 언덕에는 각각의 이름이 있다. 중심에는 봉화언덕이 있고, 난봉언덕, 인제언덕, 해룡언덕, 앵무언덕, 그리고 순천만언덕이 순천호수정원을 둘러싸고 있다.
봉화산을 형상화한 봉화언덕(16m)은 6개 언덕 중 가장 높다. 나선형을 타고 바람과 함께 박람회장의 기운이 모이는 곳이다.
나머지 5개 언덕은 비교적 손쉽게 오를 수 있을 정도로 낮다. 그래서 더 가까운 곳에서 사람들을 지켜 줄 수 있다. 삼국시대 쌓은 난봉산의 매곡산성, 인제산의 인제산성, 해룡산의 토성, 앵무산 주변의 선사유적은 모두 그런 흔적이다. 순천만의 이름을 딴 순천만 언덕도 있다.
갯지렁이 다니는 길 – 황지해
첼시의 히로인 황지해 작가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위해 꼬박 6개월동안 붙어서 ‘갯지렁이 다니는 길’을 완성했다.
주제가 함축하는 것처럼 이 곳은 갯지렁이가 몸으로 밀고 간 흔적과 모습을 지형과 디테일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대상지는 찰스 젱스의 순천호수정원과 마주보는 자리에서 공간적 연결성을 주고자 한 작가의 세심함도 엿보인다. 이 곳의 시작된 생명의 물이 호수정원으로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생명의 물 발원지
정원 속에는 갯지렁이 형태의 갤러리와 도서관, 쥐구멍 카페, 개미굴 휴게공간 등이 배치돼 있다. 정원에서 진정한 쉼이 이루어지길 바라고, 갯지렁이를 통해 숨겨진 생태계의 가치를 고민하고자 한 것이다. 갯지렁이는 바다로 흘러내려온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중요한 생명체다.
갯벌에 구멍을 내며 살아가는 갯지렁이의 습성은 위요한 세부공간 연출로 표현했다. 갯지렁이 형태의 긴 타원형의 마운딩도 눈에 띈다.
바닥 포장 세밀한 부분까지 갯지렁이의 흔적을 살리고자 했으며, 작품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름까지 배치한 친절함도 보인다.
그동안 그녀의 작품에서 디테일을 표현했던 파타일도 포장과 벽면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정크 아트도 공간미를 살린다.
- 공동사진 _ 나창호 기자, 신정우 통신원(순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