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포맷 ‘나는 조경가다’시즌2 성료

6인의 조경가, 내면의 진지한 목소리로 관객과 호흡
라펜트l강진솔 기자, 나창호 기자l기사입력2013-04-28


 

지난해 대한민국 조경박람회에서 큰 호응을 끌었던 ‘66색 설계퍼포먼스의 뒤를 이어 올해에도나는 조경가다 시즌2’가 지난 4 26일 조경인들을 찾아왔다.

 

2013 대한민국 조경박람회장 내 메인플라자에서 열린 이날 행사는 지난해 생중계를 통해 6인 조경설계가의 설계과정을 가감없이 중계했던 형식과는 달리 토크콘서트 방식으로 진행하여 조경가와 청중이 보다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황용득 대한민국 조경박람회 조직위원장은개인적으로 1회때 작가로 참여했을 때 설계가로서 자신의 작가세계를 충분히 설명할 기회가 적었고 그로인해 관객과 소통할 시간이 부족했다. 또 이원화되어 진행하다 보니 많은 불편사항이 초래되었다. 결국 올해에는 청중의 의견이 바로 전달될 수 있도록 구성하고 또 작가들의 철학세계를 깊이 알 수 있도록 하였다. 앞으로의 조경을 내다볼 수 있는 깊이있는 토크쇼가 되길 바란다.”며 행사 취지와 개최소감을 밝혔다.

 


사회를 맡은 주신하, 안승홍 교수





이날 참여한 대표 조경가는 knl환경디자인 스튜디오 김용택 소장, ()가원조경설계사무소 안세헌 소장, ()조경설계비욘드 노환기 소장, ()어리연조경디자인 이승원 소장, 삼성에버랜드() E&A사업부 김준연 그룹장, 조경디자인 린() 이재연 소장이었으며, 안승홍 한경대 교수와 주신하 서울여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주로 각 조경가의 조경관을 묻는 질문들이 주를 이루었으며, 전국의 학생들이 동영상을 통해 물어온 질문을 답변하기도 하였다. 또한 행사장 내에 설치된 6명 작가의 전시된 작품에 직접 질문을 붙여놓기도 하였다.

 

이재연 소장은 조경설계를 하게 된 결정적 계기로 과거대구 우방랜드의 감리 시절 선을 잘못 그어 시공된 현장공사를 다시 공사한 경험담을 소개하며, 자신이 그린 선이 그대로 구현되는 이 직업에 매력을 느꼈다고 전했다.

 

노환기 소장은공간을 풍부하게 만드는 것이 조경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건축과 토목, 도시계획 등과 함께 작업하며 공간의 균형을 맞춰가는 것이 조경이며 그런 점에서 스스로에게 그런 역량을 발견해오고 있어서 즐겁다고 대답했다.

 

최근 개막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의 설계를 맡았던 가원조경설계사무소의 안세헌 소장에게도 질문이 있었다. 박람회장의 마스터플랜 설계에서 중점적으로 생각한 부분에 대해 안 소장은순천만이라는 아름다운 장소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특히 박람회장을 통과하는 동천을 항구적으로 살려야 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었다.”고 전하였다.

 

이재연 소장(상단 좌측), 노환기 소장(상단 우측)
 

영향을 준 사람

한국 대표 설계가로 손꼽히는 이들이지만 이들 6인 조경가에게 영향을 준 또 다른 스승들도 있었다.

 

서안에서 10여년간 근무했던 김용택 소장은아무래도 정영선 소장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함께 정원 프로젝트를 많이 해왔으며, 특히 희원을 같이 조성했다. 그 영향인지 지금도 정원일을 많이 해오고 있다. 또 한 분은 유병림 교수님이다. 설계작업 기회를 많이 가지게 되었고 목동 파리공원을 함께 작업하고 완공현장을 보게된 후 조경일을 하게 되었다.”며 자신에게 영향을 준 선배조경가를 밝혔다. 

 

이승원 소장은 루이스바라간, 안도 타다오, 그로스맥스 등 진정성을 담은 작가들을, 김준연 그룹장은 조지 하그리브스, 제임스 코너 등 조경의 업역을 확장한 조경가들을 좋아하는 작가로 꼽았다.

 


김용택 소장(하단 좌측)과 이승원 소장(하단 우측)

 

조경분야의 현상설계

현상설계의 문제점에 대한 이야기로 토론되었다. 특히 노환기 소장은 PQ를 많이한 당선업체와 설계만 전문적으로 한 설계사무소의 접근법은 다를 수 밖에 없음을 지적하며, 현상설계를 아이디어로 수렴할 수 있는 정도로 진행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보다 투명한 심사나 진행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승원 소장 또한현상설계는 좋은 안 보다는 좋아보이고, 약점이 없는 안이 당선이 된다는 생각이라며, 당선과정 자체가 보다 객관화 될 것을 주문했다.

 

안세헌 소장 역시 국내 현상설계의 문제점은 당선된 자품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한다면서 당선작의 가치를 존중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리고 현상설계는 기존에 기득화 된 집단보다 새롭게 성장하는 세력에게 유리한 창구인 만큼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미국과 국내의 현상설계 차이점에 대해 김준연 그룹장은현상설계 이후 당선안이 가지는 구속력이 한국은 부족하다. 건설사나 발주처에 의해 변경되는 사례가 한국에서는 빈번하게 이루어진다.”고 밝히기도 했다. 

 

안세헌 소장은 현상설계 당선에 대해작품 제출 전 자신이 제출하는 그 안이 얼마나 논리적이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지 생각해 볼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김준연 그룹장(상단 좌측)과 안세헌 소장(상단 우측) 

 

현장에서 쏟아진 질문들

현장에서도 질문이 쏟아졌다. 특히 작가들의 작품이 설치된 곳에 붙여진 질문들은 재미있고 정말 많은 고민을 한 흔적을 보여주기도 했다.

 

현재의 키워드인 도시재생 이후 조경분야의 키워드에 대해 이승원 소장은 사회참여의식을 바탕으로 한 조경문화에 대해 관심을 가질 것을 권유하며 이제 조경이 사회에 무언가를 줄 수 있어야 할 것을 주장했다.

 

이어 정원과 공원의 경계를 묻는 질문에공원의 시대에서 정원이 시대로 이어지는 것 같다. 앞으로 정원문화가 생활 속에 자리잡을 것이라고 밝히며, 공원은 사회주의, 정원은 자본주의라는 말을 전했다.

 

‘조경을 하면서 회의에 빠진 적은 없었는지?’란 질문에 이재연 소장은물론있다. 잘하고 있는지 잘 못하고 있는지 궁금할 때가 너무 많다. 회의보다 실의에 빠지기도 한다. 그럴 때면 내가 정말 이 일을 하는 것이 맞는지라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3-4일 걸리던 일이 어느날 30분만에 해결되고, 그런 상황이 반복이 되면서 지금까지 해오는 것 같다. 늘 고민하고 실의에 빠지고 해결하는 삶이 반복되면서 살고 있다.”

 

‘발주처 설득 요령을 묻는 질문에 노환기 소장은 발주처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세계를 이해하고, 또 알고자 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원설계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을 묻는 질문에 김용택 소장은 무엇보다 균형감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정확한 물성의 이해와 경관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나에게 조경이란 000이다

안세헌 소장 : 나에게 조경이란 친구이자 가족, 사랑하는 일이자 직업이다.

김준연 그룹장 : 나에게 조경이란 내가 좋아하는 일, 잘할수 있는 일이다.

김용택 소장 : 나에게 조경이란 여행이다. 설계는 계속 풍경을 연상하게 하니까 여행가 같은 삶을 살게 해주고 있다.

노환기 소장 : 나에게 조경이란 집으로 가는 길이다. 계속 다녔던 길이며, 시간이 지나도 이 일을 하며 계속 즐거워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승원 소장 : 나에게 조경이란 여행이다. 익숙함 보다 새로움을 찾아가는 과정이기에.

이재연 소장 : 나에게 조경이란 내 삶을 결정한 행복한 무기이다. 자신만의 무기를 가져라. 많을 수록 유리하다.

 

이날 행사는 보다 많은 작가와의 대화로 각 조경가들의 내면의 생각과 관객의 생각을 소통할 수 있었던 자리로 시즌1과는 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보다 진지한 대화가 오가면서 절정에 올랐지만 박람회장 내 메인프라자의 오픈된 공간에서 진행하다 보니 음성전달과 집중도 저하가 아쉬움으로 남는다. 새로운 형식의 시즌3를 기대해 본다.

 

 

 

 

 

_ 강진솔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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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fent@lafent.com
사진 _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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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_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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