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계의 황소개구리, 가시박 피해급증

지속적인 제거작업 통해 확산방지…
라펜트l이연주l기사입력2013-08-20


강릉원주대학교 생명과학대학2호관 뒷산을 뒤덮고 도로까지 번지고 있는 가시박

 

계속되는 폭염으로 식물들의 일소피해가 늘고 있는 가운데, 무섭게 번지고 있는 식물이 있다. 바로 가시박.

 

가시박은 박과에 속하는 1년생 덩굴식물이다.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이며, 우리나라에는 언제 들어왔는지 정확하지 않다. 1980년대 후반, 안동지방에서 농민들이 오이, 호박에 접붙이기 위한 대목(臺木)작물로, 생명력이 왕성한 이를 국내에 들여와 퍼졌다는 설도 있다. 3~10개의 둥글게 뭉쳐나는 열매가 가느다란 가시로 덮여있다고 하여, 가시박으로 불리게 되었다.

 

이는 한번 뿌리내리면, 평지나 담장, 나무 등을 가리지 않고 최대 8m까지 덩굴줄기를 뻗어 오각형의 무성한 잎으로 뒤덮는다. 가시박으로 뒤덮인 식물들은 햇빛을 받지 못해 고사하는 등 피해가 늘고 있어, 2009 6 1일 환경부에 의해 생태교란식물로 공식 지정되었다. 토종식물들의 생태계를 교란하는 가시박은식물계의 황소개구리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만큼, 생태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녹색 빛이 도는 흰 꽃을 피우고 꽃이 진 자리에 열매를 맺는다. 번식력 또한 뛰어나 줄기 하나에서 6천개의 씨앗을 만들고, 씨앗의 휴면기는 30년이나 된다. 씨앗은 전국의 하천을 따라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다.

 

관련 전문가는지구 온난화 등으로 2000년 들어 강우량이 많아졌고, 불어난 강물을 따라 가시박 씨가 강변과 주변 농경지로 급속히 퍼져 나갔다고 밝혔다. 또한 환경부에 따르면, 가시박은 현재 강원 춘천, 서울, 인천, 전남, 나주 등 전국적으로 분포해 있다.

 


 

가시박은 물줄기를 따라 번지는데, 어떤 지역에서는 그다지 번식하지 못한 곳이 있다. 강변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는 곳에서는 뒤늦게 들어 온 가시박이 자리 잡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수시로 공사를 벌였던 4대강 주변은 이미 가시박이 뒤덮고 있다. 강물은 녹조로 초록색을 띄고, 제방은 가시박에 뒤덮여 초록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아무리 뽑아도, 제초제를 사용해도 사라지지 않는 가시박. 이들의 확산을 막을 순 없는 것일까? 일본 국토교통성에서는 가시박 구제 안내서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에 따른 구제방법은 다음과 같다. △종자가 달리기 전에 제거한다, △가능한 작게 자랐을 때에 뽑는다, 1년간 수 차례 골라낸다, △가시박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수 년간 제거한다, 6월부터 9월까지, 3회의 구제작업을 수 년 동안 계속한다.

 

가시박의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여주군, 영주시 등 여러 지역에서 제거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눈에 띄는 변화가 없는 상황. 전국적으로 토종식물 보호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인 제거활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_ 이연주  ·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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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jlee503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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