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든디자이너 오경아의 ‘친절한 정원안내서’

[신간] 정원의 발견
라펜트l나창호 기자l기사입력2013-11-20

어느 사이엔가 책방 한켠에 정원서적이 조금씩 채워지기 시작했다. 대부분 전문가를 위한 관련 이론과 공간 소개, 또는 초보자를 위한 맞춤형 가드닝 안내서이다.

 

최근 오경아 가든 디자이너가 펴낸 정원의 발견은 여느 정원책보다 조금 더 특별하다. 에세이처럼 작은 이야기로 하나의 주제를 꾸려나가는가 하면, 선생님처럼 학명이 왜 중요한지 원리부터 차근차근 일러주기도 한다. 방송작가와 가든 디자이너라는 흔치않은 그녀의 커리어가 이 책 속에서 반짝이고 있다. 그래서 정원의 발견 배우는 책도 되지만 읽히는 책도 된다.

 

오경아 지음|도서출판 궁리23,000원|02-734-6591

 

이 책은 일반인들도 쉽게 원예의 기술을 접하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전문용어 사용을 줄이려는 작가의 의도도 엿볼 수 있었다. 부득이 표기한다면, 보충설명을 넣어주는 세심한 눈높이가 인상적이다.

 

특히 식물을 좀 더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왜 그렇게 관리해야 하는지 등의 숨은 원리를 찾는 부분에 집중하며 실용적이고 다양한 원예의 방법들을 차곡차곡 담아냈다. “이렇게 따라하세요보다는이렇게 이해하세요가 이 책에선 맞는듯 하다.

 

정원 이야기, 식물 이야기, 흙과 거름 이야기, 나의 정원 알기, 주제별 정원 만들기, 실내정원 이야기, 정원과 식물 관리 등 총 7부로 구성된 이 책은 22개의 장으로 나뉘어 정원과 가드닝 이야기를 체계적으로 펼쳐 보인다.

 

『정원의 발견』의 뼈대 자체는 근 1년간 인기리에 연재한 네이버캐스트 칼럼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책의 구성이나 내용 면에서 새롭게 집필정리하였기에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었다.

 

저자는 기존 연재 칼럼에서는 지면상 충분히 넣을 수 없었던 글과 팁을 세세히 추가하며, 지나치게 기능적인 불필요한 디테일은 생략하면서도 쉽고 재미있게 핵심을 전달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또한 글 전반에 걸쳐 한 편의 화보를 보듯 직감적이고도 시각적으로도 정원 일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사진과 일러스트의 도판 자료를 대폭 보강했다.

 

〈정원 이야기〉에서는 동서양의정원을 가리키는 단어들의 어원을 살펴보며 역사적으로 정원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나아가 지극히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알고 보면 자연스럽지 않은 닫힌 공간인 정원이 동양과 서양에서 어떻게 인식되고 왜 만들어져왔는지를 흥미롭게 살펴본다.

 

〈식물 이야기〉에서는 정원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식물을 잘 키우기 위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것들을 살펴본다. 하나의 식물에 붙여진 수백 가지 이름의 연유, 그리고 전 세계 어디에서도 같은 식물을 구별할 수 있는 식물의 고유한 이름(식물학명)을 읽는 법, 생명주기와 생김에 따른 식물의 분류법, 식물의 자생지를 이해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자생지에 따른 식물 관리법 등을 조목조목 설명한다.

 

〈흙과 거름 이야기〉에서는 식물과 아름다운 공생 관계를 이루는 흙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식물에게 흙이 정원사보다 중요한 이유, 흙의 성격에 따른 맛 차이, 그리고 좋은 거름을 만드는 법과 효과적인 멀칭의 방법을 안내한다.

 

〈나의 정원 알기〉에서는 식물이 자라날 우리 집의 환경적 요인들을 살펴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기후, 지형, 바람, , 건물, 담장 등에 따라 어떤 식물을 심고 어떤 장치를 해줘야 하는지, 각각의 요인들이 식물과 정원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며 주의해야 할 사항들은 파악한다.

 

〈주제별 정원 만들기〉에서는 사계절이 풍성한 꽃화단, 화려하고 향기로운 장미정원, 하나의 줄기에 하나의 꽃, 구근화단, 건조함을 잘 견디는 식물로 구성된 자갈정원, 보는 즐거움과 먹는 즐거움이 함께하는 텃밭정원, 연못, 분수, 폭포, 수로가 있는 물의 정원, 식물을 담는 용기도 예술이 되는 컨테이너정원 등 각각의 주제에 따른 정원 만들기를 안내한다

 

이어지는 〈실내정원 이야기〉에서는 도시환경에 부합한 효과적인 정원을 형태를 좀 더 깊이 살펴볼 수 있다. 실내식물이 무엇이고 어떤 한계를 가지는지, 집 안에서 실물을 키우는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인지, 나아가 실내정원의 효과적인 조성법까지 다룬다.

 

마지막으로 〈정원과 식물 관리〉에서는 식물을 더욱 건강하게 자라게 할 수 있는 관리법을 살펴보며, 지속 가능한 정원을 위해 기본이자 가장 중요한 물 주기의 효과적인 방법부터, 영양분 공급과 잡초 관리 방법, 보조장치인 지지대 세우기와 데드헤딩 기법, 그리고 정원사에게 꼭 필요한 연장의 종류와 사용법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각 장의 말미에는 본문과 관련하여 흥미로운 읽을거리나 특별히 기억해두면 좋을 사항들을 팁 포인트로 정리하여 독서의 즐거움을 배가했다.

 

작가는 본문에서 원예는 과학의 공부라고 말한다. 식물의 구조를 이해하는 일, 어떻게 식물이 그들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과학적으로 이해하지 않으면 결코 답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실용적이고 다양한 원예의 방법들을 이 책 속에 차곡차곡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이 책은 한 평도 안되는 공간을 꾸미기 위해, 사막 한가운데 홀로 선 막막함을 느끼는 예비 가드너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_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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