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동하는 텃밭, 고도넷 시농제 탐방

고양도시농업네트워크 22일 시농제 개최
라펜트l나창호 기자l기사입력2014-03-26



생명의 기운이 태동하는 3월, 고양도시농업네트워크(이하 고도넷)는 한해 농사의 시작을 농신에게 고하는 ‘시농제’를 22일 경기도 고양시에 소재한 우보농장에서 개최했다.


시설농업에 의해 많은 농부들이 변화하는 계절에 무디어졌지만, 고양시 도시농부들은 자연과 더불어 살았던 선조들의 기억을 꺼내어 농사공동체로 회복시키고자 했다.


고도넷은 고양시 인근의 땅을 얻어 농촌의 두레와 품앗이 정신을 잇는 ‘도시농부 농사공동체’를 만들었다. 이들은 작물을 함께 키우면서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었고, 경작된 먹을거리는 함께 나누어왔다. 한 해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날인만큼, 시농제는 이들 도시농부에게 가장 특별한 하루로 꼽힌다.




풍물패를 앞세운 길놀이와 지신밟기로 시농제의 시작을 알렸으며, 직접 빚은 막걸리로 바람과 구름, 하늘(비)에 제의식을 올렸다. 고도넷의 이근이 공동대표는 농사를 관장하는 농신에게 다음과 같이 고하였다. 


“소중한 텃밭농사를 시작으로 도시농부들이 자연순환의 이치를 깨닫고, 도시농부들의 농사공동체를 통해 온전한 자급밥상을 이룰 수 있도록 굽어 살피기를 기원합니다. 자투리땅과 유휴지를 활용하여 유기 순환 농법을 실천하고, 삭막한 도시에 자연과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고 있는, 고양도시농업네트워크와 풍신난 도시농부들이 올 한해 풍년농사를 지어 여러 이웃들과 나눠 도시농업을 더욱 활성화 할 수 있기를 바라옵나이다. 생명들이 연대와 생성을 이루는 것처럼 도시농부들도 농사공동체로 서로에게 꽃의 향기를 보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토종종자를 살리기 위한 ‘씨앗나눔운동’도 진행했다. 작년 1년 동안 모은 씨앗을 나누는 자리였다. 이후 텃밭밥상 나누기, 도시농부학교 개강식 등으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고도넷 아이디 포제타 달마(이재욱)는 “고양시 도시농부는 ‘無비닐, 無화학비료, 無농약’ 3無 운동을 통해, 자연에 순응하고, 자연을 존중하는 방식을 함께 배워가고 있다.”면서, 보다 많은 사람이 생태적인 삶 속에서 공동체의 소중함을 알아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미니인터뷰_안병덕 공동대표(고양도시농업네트워크)




고양도시농업네트워크는?
뿌리를 거슬러 오르다보면, 1997년에 태동한 귀농운동본부로 닿습니다. 도시농업은 2000년대초 귀농의 한 부문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당시 도시농업은 도시근교의 주말농장에서 농사를 지으며 경험을 쌓는 귀농의 준비단계로 인식되었죠. 즉 과거엔 농사란 큰 토대 속에서 삶의 전환을 그려왔다면, 이제는 도시에서 시행하는 농사, 그 자체의 기능, 생태, 사회적 문제로 집중하게 됐습니다. 시작은 그렇습니다.
 
도시농업이 갖는 중요한 가치를 꼽아본다면?
도시농업의 역할에 대해 누구는 자급자족을 말하고, 또 다른 누구는 도시의 생태를 강조합니다. 공동체에 힘을 주는 곳도 있지요. 그 중 저는 먹거리에 대한 인식전화에 점을 찍고 싶습니다. 농사를 짓게되면, 자연에 대한 경외심이 길러지며 식생활 변화를 가져오게 됩니다. 우리 어린이에게 도시농업 교육을 추천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또한 도시농사는 다양한 사람이 모여서 진행됩니다. 목표는 경작된 작물이지만, 과정을 통해 성취하는 땀의 소중함도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이해타산이 아닌 하나의 순수한 목적으로 구성된 사람들이니 만큼, 모두가 즐거움을 누리면서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 나갈 수 있지요.


도시농업이 우리 도시에 미치는 영향?
화학비료는 기후변화를 가중시키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땅도 망가집니다. 그러나 대단위 농사를 통해 작물을 생산해 생활을 영위하는 관행농에겐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보다 많은 양을 수확해야 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에 도전하기란 쉽지않습니다.


그러나 도시농업에서는 유기농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실험을 해 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친환경 먹거리에 대한 인식을 키우고, 순수 토종종자를 생산해 이를 퍼트림으로써 종자주권을 지키는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어 ‘고추에 탄저병이 발생했을 때 계란물을 풀어넣으면 괜찮아지더라’와 같은 민간요법이 우리 안에서 연구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것이 쌓인다면, 화학비료나 농약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농법의 문이 보다 넓어지지 않을까요? 이것은 도시농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와 닿아 있습니다.


고양도시농업네트워크_ http://cafe.naver.com/godonet









글·사진 _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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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_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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