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웃도어와 캠핑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여가와 레저 문화를 즐기기 위해 산, 계곡, 공원, 휴양림 등 자연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있기 때문이다. 최근 롯데백화점 고객관계 관리시스템(CRM)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 광복점에 있는 캠핑 전문브랜드 ‘콜맨’을 이용한 캠퍼(야영객)은 2010년과 비교해 60% 늘었고, 매출은 3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연으로 달려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구미술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네오산수展’은 이러한 물음에 실마리를 찾아가는 하나의 여정이다. ‘네오산수’는 기술이 급변하는 시대, 전통적 의미의 산수화와 미학적 개념이 한국 현대미술에서 어떻게 현대적 어법으로 차용되고 변용되는지 살펴보고, 새로운 산수의 의미를 모색하기위해 마련된 전시이다.

Sidescape_2004-2013 홍순명

2월 11일(화)부터 6월 1일(일)까지 진행되는 ‘네오산수展’은 한국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청년, 중견, 원로 31명의 작가들을 초청해 회화, 사진, 미디어, 설치작품 등 총 200여점의 작품을 공개한다. 5월 18일까지 전시되는 1부에서는 권기수, 김윤재, 신경철, 써니킴, 안두진, 이기봉, 이세현, 이주형, 이혁준, 임택, 장종완, 최수정, 홍범, 6월 1일까지 전시되는 2부에서는 강소영(릴릴), 강운, 공성훈, 국형걸, 권혁, 김영헌, 김준, 백정기, 손정은, 송수영, 이상원, 이세경, 이이남, 임옥상, 하루, 홍성도, 홍순명, 황인기의 작품을 통해 현대의 산수를 조명한다.

맛있는 산수_2013 하루 / Tourist_2005(2014)  홍성도

                                       / Cloud Map-p 1304_2013  김영헌

멈춰진 시간_2014 강소영 릴릴 / Sidescape_2004-2013 홍순명

캘리포니아삼나무 숲에서 살았던 나무_2013  송수영 / 대한민국 헌법_2014 임옥상

수 백 만년 인류의 역사와 함께, 인간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자연과 함께 살아왔다. 자연은 인간이 닮고싶은 이상향인 동시에 근원지로 오랫동안 인간의 삶과 정신, 감성을 지배해왔다. 자연 환경의 리듬이 곧 인간 생활의 리듬이었고, 자연과 동화되는 인간의 삶이 가장 이상적인 삶의 모습이었다.

인간의 삶과 정신을 지배하는 자연은 예술 작품에도 그대로 반영되었다. 특히 동서양전통 회화에서는 자연을 재현함에 있어 자연과 자연스럽게 동화되는 인간의 모습이 그려져 왔다. 심지어 자연과의 합일이 잘 표현되었느냐에 따라 작품의 가치가 매겨지기도 했다. 이렇듯 산수는 오랫동안 한국미술 뿐 아니라 동양미술의 근간을 이루는 중요한 덕목이었고, 한국 전통회화인 ‘산수화’는 이러한 자연으로의 회귀, 합일 정신을 그대로 보여준다.

멈춰진 시간_2014 강소영 릴릴

그러나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간과 자연의 관계가 변화되었다. 현대인들은 자연을 더 이상 절대적 가치의 신비로운 경외의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일상용품이나 음식물처럼 가볍게 소비하는 대상으로 여기기도 한다. 자연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뿐만 아니라 서구화중심의 근대화 과정을 통해 우리미술의 전통과 위세가 급격히 추락하였다. 한국 전통 산수화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캘리포니아삼나무 숲에서 살았던 나무_2013  송수영

그래서 ‘네오산수展’은 과학기술이 범람하는 시대의 산수, 산수화를 살펴보는데 그치지 않고 우리시대 새로운 산수의 가능성과 의미를 모색하고 전통산수정신을 되살리기 위한 전시라는 점에서 의미를 새길 수 있다.

대구미술관 김선희 관장은 “이번 네오산수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우리의 삶과 예술에 연결된 자연의 가치와 전통산수정신을 다시금 생각해 보는 기회로 삼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Tectonic landscape_2014  국형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