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엔 왜 농가놀이터, 사찰놀이터가 없는가?"

권터 벨찌히 초청특별강연 '나의 놀이터 디자인'
라펜트l나창호 기자l기사입력2014-05-25



"열흘동안 한국의 많은 놀이터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왜 대한민국 서울에 미국의, 유럽의 놀이터가 눈에 띄는지. 유구한 역사적 문화적 자산을 활용하지 못하고,  왜 다른나라의 제품 디자인을 수입하고 있는 것인가?" 

 

24일 세계적 어린이 놀이시설 전문 디자이너 '권터 벨찌히'는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나의 놀이터 디자인' 강연에서 놀이공간에도 그 나라의 정신적인 요소가 포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중세유럽의 성, 디즈니 랜드의 놀이기구가 아니라, 한국의 농가주택과 전통사찰, 그리고 탑 같은 형태의 놀이터도 충분히 만들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또 하나 그가 강조한 것이 있는데 바로 '어린이의 시선'이다. 벨찌히는 "어린이 놀이터를 만들때는 어린이의 시선을 맞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어린이에게 '놀이터'가 필요없다고 말한다. 어린이는 언제, 어디서, 무엇이든지 가지고 놀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놀이터라는 공간을 필요로하는 사람은 부모와 어른들이며, 한정된 장소에 어린이를 놀게 함으로써 안도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그래서 어린이 놀이터는 어린이에게 감옥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어른들의 과보호는 모든 놀이를 방해한다. 독일 놀이터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사고는 부모가 옆에 있었을 때 일어난다. 어린이 스스로가 조심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위험에 대한 생각을 엄마와 아빠들에게 기댐으로써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래서 벨찌히는 "떨어지도록 놔두면, 떨어지지 않는 것을 배운다.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며, 놀이터에서의 과보호가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권터 벨찌히의 강연은 기존 우리사회 놀이시설의 생각을 뒤집는 다양한 생각들을 참석한 많은 사람들과 공유했다. 서울형 공공조경가 그룹 김인수 위원장의 통역도 쉬운 이해를 도왔다. 강연은 주로 사례와 사진을 보며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권터 벨찌히는 놀이터 전문 디자이너로 1970년대부터 독일을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1987년 출간한 '어린이 놀이터'는 이 분야의 대표적인 전문도서가 되었다. 독일의 놀이시설 전문회사 리히터 등의 많은 제품이 그의 손을 거쳐 탄생되었다.

 

글·사진 _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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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_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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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공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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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ohee86 좋은기사 좋네요 . 저도 이런 강의에 가서 한번 같이 느끼고 싶네요!! ^^
2014-05-29
오타있습니다.
열흘동안 한국의 많은 놀이터를 보았며 충격을 받았다.

2014-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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