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의 구성요소(3)

그림 그리는 조경가_15회
라펜트l정정수 소장l기사입력2014-06-04

 꽃이 피고지고 또다시 피어나는 찬란했던 사랑의 계절 5월이 우리 곁에서 멀어져가고 있다. 그러나 5월 못지않게 6월의 나무시장과 꽃시장은 여전히 활발하다. 정원을 가꾸고 정리하는데 늦지 않았다.

 
 집 앞 또는 담장 밑에 붙어있는 작은 땅에 고추모종이나 호박보다는 꽃심기를 강력히 권장한다.  지금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식재료가 아니지 않는가?  배를 채우기 보다는 감성으로 가슴을 채우는 멋을 추천하고 싶다.


1년 중 집중적으로 정원을 가꾸는 마지막 시기가 바로 6월이다. 전문가에 의뢰하거나 자신이 가진 지식과 정보를 총동원하며, 아름다움을 가꾸고, 그 아름다움을 공유하려는 미덕을 가진 사람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완성된 상태로의 펜스(fence)가 높아서 불안정하다고 판단될 때, 위아래로 나누어 정리하면 좋다. 이를 통해 의외로 조형성 있는 공간으로 거듭 태어날 수도 있다(영월, 2014).


 

돌의 이용(Stone)


작은 정원이라 할지라도 그 안에 돌 하나쯤 없을까? 분명히 그렇지는 않다.


작은 돌이나 커다란 바위 모두 동선을 차단하기 위한 기능, 식물을 기대어 자라게 하는 기능, 흙을 흘러내리지 못하게 하는 등, 자기 역할이 있겠지만, 전혀 물리적 기능이 없는 듯해도 시각적 충족감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예술적 기능이 있는 것이 바위이다. 바위를 예술적 가치로 이해하는 데에는 그 생성 기간인 수만 년, 수억 년의 시간이 그 속에 새겨져 있음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많은 일들 속에는 기술적인 것과 예술적인 것이 있다. 기술을 모르는 예술은 기본을 잃고 있는 것이어서 이상만 앞세운 허허로운 것일 수 있다.


반면 예술은 창의적인 것이어서 기술을 알고 있다고 해도 결과가 눈에 보일 수 없다. 수백 년 혹은 수십 년 너머의 예술을 보기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바위의 만남과 그 표현은 바로 예술성 속에서 찾아야 한다.




(좌)검은색 바위와 녹색 이끼의 조화

(우)파스텔 톤으로 다양한 색깔을 보여주는 파주석은 실내에도 잘 어울린다(2002)

 


조형물(Objects)


정원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적소에 조각이 배치되도록 해야 한다. 조각의 높은 예술성을 변화의 단계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변화는 미술적 요소 중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한 예술성이  주변 조경의 가치를 한껏 높여 준다. 단 조형물 선택시 주의해야 할 점은 계획된 조경과의 어울림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경 공간 속에서 조화를 볼 때, 대부분의 조경공간은 현대적(modern)이기보다는 자연(natural)적인 것에 가까운 모습을 추구한다. 따라서 조형물 자체도 추상적인 형태 보다는 구상적(사실적)인 형태를 고르는 것이 현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 중에는 순수한 예술작품과 분수, 새 모이 등 기능을 갖는 공예 성격이 강한 조형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는 필요와 선택 조건에 의해 설치 할 수 있을 것이다. 높은 가치의 예술품이 조경 공간에 배치된다면 작품의 가치보다, 그 이상의 상승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물론 소유자의 안목과 교양까지 높게  평가받는다.
 

자연이 만들어 놓은 것과 달리, 인위적이고 물질적인 형태를 위주로 한 현대적인 조경은 추상적 형태의 조형물이 더 조화롭게 보여 질 수 있다. 따라서 의도된 조경형태를 감안하여 배치 할 것을 권하고 싶다.



조형물은 정원의 격을 높인다(2013).


 
경계(Edging)


자연에는 경계가 없을까?
있다!!


국가와 국가 간의 경계가 강이나 산맥 사이를 두고 자연이 만들어 준 지형 그대로 나누어지곤 한다. 물론 바다 위 섬과 해안선도 그러한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강가나 바닷가만 해도 해안선이 육지와 바다의 경계를 선으로 나눈다. 백사장의 한편은 바다와 또 다른 한편은 방풍림과 경계한다. 경계가 모호한 자연 속에서는 길을 잃는다. 그렇기 때문에 경계는 정리이고, 자연과 인간을 서로 보호한다.


조경공간은 인위적이지만 경계를 없애는 곳이 많아야 자연스러움이 가까워진다. 하지만 바라보는 공간과 사용하는 공간으로 나누어 생각해보면 조금 다르다. 바라보는 공간에는 경계를 없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사용하는 공간이라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는 공간이라면 경계(Edging)를 반드시 만들어 정리하는 것이 조경 공간의 완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목적에 따라 발목, 무릎, 허리, 가슴, 키 등 높이로 결정할 수 있으며 재료도 돌, 통나무, 수목 등을 사용한다. 여기에 통일과 변화의 적절한 표현은 가드너(Gardener)의 감각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



개인주택의 정원에서도 손님이 많이 찾는 집이라면 화단의 안정을 위해 경계를 정리하는 것이 속상한 일을 줄 일 수 있다.



물의 이용(Water Garden)


정원의 구성 요소로서 물의 표현은 방법에 구애없이 필수적이다. 연못의 물이 정적인 것에 비해 분수나 폭포ㆍ계류는 동적이라고 할 수 있다. 서양식 정원은 물의 흐름을 자연스러움으로부터 역행시킨다. 수면으로부터 수직 분사하는 분수로 물의 움직임을 동적으로 만든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조경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주변 지형의 높낮이를 이용해 높은 곳으로부터 낮은 곳으로 물을 흘러가게 함으로써 물의 흐름에 역행하지 않는다는 데에 그 차이점이 있다.


물은 식물을 키우고 식물은 동물을 살찌우게 한다는 원칙처럼 물이 없으면 메말라가고 사막에서처럼 부숴진다. 분수가 시각적인 관점에서 충족을 주고 있지만, 자연의 섭리에 따르는 폭포의 모습은 이것을 보는 이와 내면의 교감에 더 큰 비중을 갖게 한다.


작은 연못은 사람의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위대한 기능이 있다(전주 한옥마을 H씨 댁).

외국의 분수연못과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수경공간을 비교해보자. 외국의 경우는 잔디광장이라는 평면 공간 위에 분수를 만들고 있어서 수평과 수직이라는 시각적 편안함과 변화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의 분수는 시청 앞 광장과 같은 곳은 바람직한 형태를 갖고 있다. 그러나 아파트 단지 내의 광장은 넓은 의미의 광장이 아니므로 좁은 면적을 가진 공간 속에 분수를 설치하는 것은, 주변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더욱이 겨울철에도 만족할 수 없는 공간으로 변하는 등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분수와 폭포 모두 고여 있는 물을 썩지 않도록 순환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우리나라의 조그만 정원에서 볼 수 있는 연못에는 중앙에 가산(연못 속에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동산)을 조성하고, 물을 조용히 회전시킴으로써 고여 있는 물을 썩지 않게 하고 있다.


이같은 이치로 볼 때 우리 정원에는 폭포와 계류가 그리고 연못이 자연스럽게 호흡하는 모습으로 조성되는 것이 좋다.



수공간은 존재의 근거가 있어야 한다. 건물과 건물사이에 위치한다면, 방지의 형태도 가능하겠지만 산자락 건물 옆에 위치한다면, 계류를 끌어들인 형태라는 근거를 통해 연못이 만들어져야 한다(영월, 2014).



 


연재필자 _ 정정수 소장  ·  환경조경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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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en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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