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조경 시대, 요트는 시작에 불과하다

[조경3.0] 멜리오 유니온랜드의 도전
라펜트l나창호 기자l기사입력2014-06-18


 

어린이놀이시설은 튼튼해야 한다. 안전 때문이다. 따라서 어떠한 외부 환경에서도 끄덕없는 내구성만큼은 놀이시설의 필수 항목으로 꼽힌다. 관련 기업이 소재개발에 주력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다양한 디자인과 상상력을 소화할 유연성까지 갖춘 소재면 금상첨화. 시설물로 중첩된 노하우, 그것을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지난  6월 12일에서 15일 사이 일산 킨텍스에서 '경기국제보트쇼'가 개최됐다. 그 곳에 어린이놀이시설 전문기업, (주)멜리오 유니온랜드(회장 황선주)가 '이지엑스(EZ-X)'라는 브랜드 요트를 출품했다.

 


 

이 모델에는 로토몰딩이라는 특수공법이 반영됐다. 로토몰딩은 PE를 사용한 3단 성형층 생산공법이다. 표면은 견고한 특수소재로, 2단은 경량화를 위한 소재, 마지막은 고강도 PE 소재로 결합되어있다. 고강도 경량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을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놀라운 것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실현시킨 국내 기술이란 점이다.

 


 

그래서 시중에 나와있는 그 어떤 요트와도 비교가 불가능하다. 경기국제보트쇼에서 멜리오의 부스를 찾은 요트 매니아들의 질문세례도 국내 기술로 제작된 최고 품질의 제품을 만났다는 감동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작된 선형은 요트의 설계기준을 모두 만족시키면서 안전성까지 담보하고 있다. 성능면에서도 유사 형상의 요트와 비교했을 때 속도와 저항 모두 우수해 선수용으로 적합하다. 쉬운 수리와 3년 선체에 대한 A/S는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표시한다. 대학 교수와 요트 선수 등 전문가의 협업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2012년부터 밑그림을 그리고 개발에 착수했다.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선체는 FRP 소재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FRP는 유리와 카본 섬유로 강화된 플라스틱계 복합재료로, 가볍고 성형이 비교적 용이하다. 그러나 깨짐으로 인한 파손 가능성이 있고, 제작에 소요되는 시간이 PE보다 오래 걸린다. 그래서 전문가 사이에선 자신의 요트를 빌려주지 않고 있다.

 


 

반면 이지엑스에는 PE소재를 주로 사용했다. PE(폴리에틸렌)은 열가소성 플라스틱의 하나로 가볍고 유연하다. 여기에 어린이놀이시설로 다져온 유니온랜드의 16년 노하우가 합쳐져, 강도와 내구성까지 겸비했다. 무엇보다 PE는 FRP와 달리 리사이클이 가능한 친환경 소재이다. 최근 환경과 안전문제로 FRP 선박규제를 하는 나라가 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제작에 소요되는 시간도 길지않아, 빠른 시간내 원하는 수요에 따라갈 수 있다. 해외 수출에 특히 유리하다. 가격경쟁력까지 우수해 박람회 기간 중 기술제휴와 판매를 문의하는 해외 기업의 러브콜이 쇄도했다.

 

놀이시설부문에선 트렌드를 앞서가는 기술력으로 업계 선두를 지켜온 멜리오 유니온랜드이다. ‘해양조경 시대’라는 슬로건이 업계에 작용하는 파급력도 적지 않으리라 예상된다. 그동안 조경의 화두는 도시와 농촌, 산림 등 내륙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양조경으로 첫 발은 내딛은 유니온랜드의 행보는 몇 가지 상징성을 내포한다.

 

먼저, 핵심기술의 응용이다. 놀이시설로 진화해온 17년 노하우가 새로운 영역에서 꽃을 피웠다는 점이다. 특히 멜리오유니온랜드는 세계적인 수준의 회전성형 공법으로 업계 선두 자리를 지켜왔다. 이번 요트 출시에 앞서 유니온랜드는 ‘멜리오 리빙’을 론칭하며, 인테리어 조명과 가구 업계를 긴장시켰다. 이 제품 역시 기존 전문회사들의 높은 평가가 잇따랐다. 조경으로 다져온 기초체력이 경계를 뛰어넘는 원천이 되었다.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과감한 상상력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특화 기술의 응용은 비단 시설물 업체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설계회사도 넓은 바다로 항해할 수 있다. 2012년과 2013년, 라펜트가 두차례에 걸쳐 소개한 ‘로보체어’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로보체어는 주택정원에서부터 리조트 개발계획 등 크고작은 프로젝트로 실력을 인정 받아온 (주)필코이엔씨(대표 최종필)에서 출시한 입식의자이다. 조경설계가 결국 인간이 살아가는 조경공간을 디자인하는 것이라 한다면, 결국 사람의 행동패턴 관찰도 설계가에게 요구되는 덕목이 된다. 그러한 관점에서 로보체어는 서서 일하는 노동자의 움직임과 행동 패턴을 고려해 조경가가 제작한 신개념 의자라는 점에서 상징성을 갖는다.

 

유니온랜드의 도전이 아름다운 이유는 또 있다. 해양에서 조경 깃발이 거는 다음 행보가 마리나 시설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요트는 시작일 뿐이다.

 

그간 황선주 회장은 오래전부터 해양에서 조경의 적용가능성을 고민해 왔었다. 기존 조경의 범위를 확장하는 새로운 조경에 대한 의지도 지속적으로 드러냈다.

황성준 부장(생산본부 개발팀)은 “과거엔 경계블록이 토목에서 주로 해왔지만, 근래엔 디자인을 가미해 조경에서 활발히 제작되고 있다. 마리나 시설이나 요트 계류장도 마찬가지이다. 지금은 해양관련 시설업체 주도로 제작되어 있지만, 우리의 디자인과 기술력을 결합하면, 진출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요트를 개발하고, 판매하며 전문가들과의 접근성을 높여나가면서 마리나로 연결시켜나가면 효과적인 네트워크가 형성될 것이라는 판단도 전제되어 있다. 전국토가 3면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점, 아열대 기후로의 변화는 배경적 기회요인이었다.

 

마지막으로 황성준 부장은 “유니온랜드가 해양조경 시대의 테이프를 끊었다. 그러나 앞으로 이러한 새로운 사업을 조경업체들과 함께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경분야 내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디어와 의지만 있으면 언제든 문을 두드려 주길 바란다.”며, 하나의 기업이 아닌 조경분야의 해양진출로 의미를 넓혀서 보아주길 바란다는 말을 전했다.

 

황성준 부장

 

글·사진 _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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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_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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