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안알앤디, 브라질에 한국정원 만든다

남미최초의 한국정원, 내년 6월 준공
라펜트l신현돈 대표l기사입력2014-06-27

브라질 한국정원 기념식수행사 © 2014 서안알앤디 디자인(주)


지난 4월 3일 브라질 아락사(Brazil Araxa)에서 한국정원 조성의 시작을 알리는 기념식수와 마스터플랜 발표회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CBMM사는 1955년에 설립되었으며 세계 최대 규모의 나이오븀(Niobium) 광산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로 세계 각국으로 원료를 수출하는 기업이다.

  
2012년 말 서울에서 한국정원 제안 공모전을 시행하였으며 건축설계사 2개사와 조경설계사가 참여했는데, 당선작으로 서안알앤디 디자인(주)(대표 신현돈, 이하 서안알앤디)의 계획안이 선정되었다.  올해 4월 초 브라질 현지를 방문을 통해 서안알앤디는 대상지 답사와 농장방문을 통해 한국정원에 식재 가능한 수종을 조사하였고, 브라질 현지 시공성에 대한 심도있는 회의도 진행했다.

 
대상지 주변에는 고품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재료가 되는 희토류(Rare earth resources)인 나이오븀(Niobium)을 생산, 가공하는 광산과 산업단지, 대규모의 채토장이 있다. 현재 그곳엔 일본정원과 중국정원이 이미 조성되어 있다.



브라질 한국정원 협력 서명식 © 2014 서안알앤디 디자인(주)


브라질 한국정원은 동양의 전통정원이라는 큰 카테고리 내에서 한국정원만이 가지고 있는 전통적인 디자인과 토속성(Vernacular)을 기본으로 거대한 산업경관과 대비되는 서정적 경관 연출에 주안점을 두고 디자인하였다.

'시적 접근(Poetic Approach)의 구현, 한국 전통 자연관인 풍수(風水)와 음양(Yin-yang, 陰陽)의 개념 도입, 현지 가능한 시공재료의 선정' 이라는 기본개념을 바탕으로 앞으로 실시설계 (Construction Design), 현지감리 (Site Construction supervision)를 거쳐 2015년 6월에 준공할 계획이다. 


브라질 한국정원은 세계 속 한국정원 조성으로 아름다운 공간에 머물며 즐기는 수준을 떠나 한국인의 자연관과 사상, 생활사까지 골고루 접할 수 있는 총체적인 문화체험을 지향한다. 신현돈 대표는  "땅에 순응하는 우리네 전통 자세를 바탕으로 하여 한국의 정신과 미학을 만날 수 있는 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히며, 남미 최초의 한국정원의 탄생에 대한 기대와 의지를 표현했다.


희토류(Rare earth resources) 캐는 시대의 한국정원


글·자료_ 신현돈 서안알앤디 디자인(주) 대표이사


신현돈 대표(서안알앤디 디자인(주))


브라질 아락사(Araxa)시에 세계 최대 희토류 나이오븀 생산지인 CBMM회사 광산주변에 한국정원이 조성된다.


최근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인해 운석에 대한 흥미가 많아지고, 희토류인 나이오븀(Niobum)이 강원도에서도 발견되어 국내에서도 희토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희귀한 금속인 나이오븀(Niobum)은 고합급강 등의 철강재료, 정보기술(IT) 융합제품, 초전도체, 의료용구 등의 신소재, 촉매성분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성분이다.


아락사(Araxa)시는 해발 970여 미터 고원지대에 위치하고 있으며 연평균 기온 21도의 온화한 기후를 가지고 있다. 1800년도 아락사(Araxa)시는 도망친 노예사회인 킬롬보(Quilombo)의 피난처였다. 킬롬보(Quilombo)는 상파울루에서 미나스 제라이스주(Minas Gerais State)로 번져 1888년 노예폐지가 되어 소멸되기 전까지 식민지 백인사회의 가장 큰 위협이었다. 그들이 다른 이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이 요새가 아락사시의 기원이 되었다. 그 이후 아락사(Araxa)시는 노예들을 위한 피난처가 아니라 산과 물을 즐기려는 지역사회의 상류층들을 위한 휴양도시로 알려지게 되었다. 현재는 산과 물이 풍부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으며, 관광, 서비스, 채굴, 농경사업을 경제기반으로 하는 한적한 관광도시로 각광받고 있다.



나이오븀Niobium 광산의 산업경관 © 2014 신현돈


해외에 한국정원은 1970년대 앙카라 공원을 시작으로 서울시의 우호협력 증진의 일환으로  자매도시에 한국정원이 조성되었다. 세계 속 한국정원은 주로 서울시 예산으로 추진되었다. 민간자본, 정부 차원의 한국정원 조성은 극히 드물고 더구나 해외 민간자본으로 만들어지는 한국정원은 전무한 실정이다.


최근들어 한국정원에 대한 현상공모(우즈베키스탄 한국정원)가 개최되었다. 그만큼 정원문화의 가치가 중시되고 있으며 한 스타일이 유행한다는 것을 반증한다. 이러한 세계적 흐름과 맥락, 사람들의 기호와 수요에 반응하여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 한국문화를 전파하는 한국정원이 조성된다는 사실은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브라질 한국정원 대상지 주변에는 이미 10여 년 전 일본정원과 중국정원이 조성되었다. 일본은 이미 1850년대 이후부터 다양한 루트를 통해 세계 각국에 200여개소 이상 일본정원을 만들어서 관리·운영되고 있다. 반면 우리의 해외 한국정원 추진은 기획, 예산, 주무부처 부재로 매우 부진하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상지 주변 중국정원은 평편한 부지에 조성되어 있다. 기존 브라질 수목들을 활용하여 식재되었고 태호석과 정자같은 시설물로  단순하게 표현했다. 일본정원은 선형의 공간으로 조성되어 있으며 물이 없는 고산수식 일본전통정원의 특징을 살려 자갈을 활용하였지만, 식물위주의 소극적인 정원으로 만들었다.



마스터플랜 © 2014 신현돈


한국정원은 중국, 일본 정원보다 대지가 넓으며, 지형의 단차가 있는 땅에 조성된다. 중국, 일본 정원과 다른 점이 있다면 각 정원의 특색을 드러내는 전통적인 형태와 양식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한국의 정서를 담고 땅에 순응하며 공간을 위요, 개방시킴으로써 시적인 접근 (Poeitic Approach)을 연출했다는 점이다.

  
브라질 한국정원은 전통 자연관인 풍수지리 사상을 바탕으로 대상지를 읽어내고 풍수지리적 의미(금구입수형, 金龜入首形)를 담고자 했다. 풍수사상의 일환으로 지형의 연출 및 주변 수체계와의 연계를 통해 블루그린네트워크를 실현하였다. 


나아가 현지 풍경에 새길 우리의 아름다움을 예측하고 관련성을 갖는 것에 주력하여 한국정원만이 가지고 있는 공간구조와 오브제(계정, 지형을 활용한 화계, 벅수 등)를 도입하였다. 또한 다원적 공간을 연출하기 위하여 주변의 경치를 끌어들이는 차경(借景)기법을 도입하였으며 대상지 주변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연출하였다.



브라질 한국정원 디자인 협의 © 2014 서안알앤디 디자인(주)


브라질 현지 디자인워크샵 © 2014 서안알앤디 디자인(주)

 

공간 구조는 연속(continuity)-전환(conversion)-상승(rise)의 배치를 기본으로 한다. 


바깥마당은 한국정원의 입구로써 방문자들이 모이고 흩어지는 집, 분산 장소의 공간으로 조성하도록 하였다. 안마당은 한국정원의 연못, 와편무늬담장, 지형에 순응하는 화계를 배치하여 한국전통정원이 갖고 있는 경관성을 부각시켰으며 채원을 배치하여 한국의 소박한 경관 미학을 접하는 정원으로 조성하였다. 안마당과 열린마당 사이에 불로문은 경계와 영역 설정 및 공간의 전환을 유도하였다. 열린마당은 종루를 중심으로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을 담을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설정하고 지형의 단차를 활용한 자연형의 곡지+방지, 계류를 통해 완상과 사색의 정원으로 조성하였다.


브라질 한국정원은 기존 자원의 활용 및 한국의 사상과 디자인을 담은 서정적 공간을 제시함으로써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국정원의 나아가야 할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며 우리의 정서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풍류와 감동을 남미지역에 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글·사진 _ 신현돈 대표  ·  서안알앤디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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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nd@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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