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홍보전문가가 제안하는 ‘조경 마케팅’

[조경3.0]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인터뷰
라펜트l김봉진 녹색기자, 나창호 기자l기사입력2014-08-12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사진). 그의 이름 앞에는 ‘독도, 비빔밥, 막걸리, 한글’이 연관 키워드로 묶이곤 한다. 하지만 정작 그가 조경학과 출신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서 교수는 성균관대 조경학과를 졸업후, 고려대 생명과학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한 ‘조경인’이다.


사실 이 인터뷰의 시작은 ‘독도’에서 출발한다. 황지해 작가의 ‘독도 가든’ 해외순회 전시에 대한 일본인의 방해가 노골적으로 이뤄지자, 독도전문가인 서 교수의 견해를 듣고자 했는데, 그 과정에서 서 교수가 조경학과를 졸업한 사실을 알게됐고, 그로 인해 주 전공인 ‘조경’과 ‘홍보’에 대한 이야기로 주제를 넓혀 나갈 수 있었다. 인터뷰는 김봉진 녹색기자(아리울씨앤디)의 진행아래 이뤄졌으며, 서경덕 교수와의 만남에서도 결정적 가교역할을 해주었다. 



조경인 서경덕은?


조경학과의 시작엔 ‘애인’이 있었다. 유동근과 황신혜가 나오는 드라마로, 거기서 유동근이 조경가로 분했다. ‘조경가가 이런일도 하는 구나’라고 생각했다. 그 전까진 나무심는 것이 전부인 줄 알았다. 생각 이상으로 큰 스케일을 다루었으며, 손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일이어서 ‘이거다’하고 생각했다.


조경학과를 졸업하였지만, 홍보와 마케팅에 주력해왔다. 조경은 하드웨어적 부분에 높은 비중을 두어왔지만 앞으로는 홍보와 기획이 어우러지는 접근방법이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특히 문화, 관광콘텐츠와 조경을 접목하는 부분에 관심이 높다. 예를 들면 엑스포가 개최하기까지 기획자와 설계자가 따로 존재하는데, 조경가라면 이러한 기획과 설계의 영역에서 전체를 버무리는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늘 생각했다. 마스터플랜을 짜는 사람 따로, 기획하는 사람이 꼭 각각이여야 하는 것일까?  


협력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한 시대다.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기획하고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이 디자인한 '대한민국 영웅 프로젝트' 제2탄 '성웅 이순신' 대형 걸게그림이 4월28일 충무공탄신일을 맞아 광화문 KT건물에 걸렸다.(사진 서경덕)


한국문화 속 정원의 잠재력?


정원 조성은 한국 문화를 알리는데 굉장히 중요하다. 정원이 만들어지면 웬만하면 그 땅와 함께 존치된다. 유효기간이 짧은 빅 이벤트와 달리, 정원은 한번 조성되면 사람들에게 꾸준히 보여주고 알릴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과 중국정원에 비해 한국정원은 해외에서 찾기 힘들다.


해외에 한국정원을 설치하기 위해선 부지를 마련해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않다. 조금 관점을 바꿔보자. 그것을 조성하기 위해 굳이 새로운 땅을 사야하는 것일까? 가랑비에 옷이 젖는다는 말이 있듯, 처음부터 거창할 필요는 없다.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늘려가야 한다. 가령 세계 각국에 뻗어 있는 크고작은 영사관, 한국문화원, 세종어학당에 한국정원을 설치하는 방법은 어떨까? 그 곳을 오고가는 많은 외국인들이 우리의 새로운 문화를 경험할 많은 고리가 생긴다.


그러한 작은 거점의 확산은 입소문을 통해 한국정원의 명분으로 발전된다. 땅이 없다고만 하지말고, 작더라도 활용할 수 있는 기존 대상지를 찾아 연결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굳이 해외가 아니더라도, 국내에 더 이상 조경할 공간이 없다는 말에도 반대다. 많은 틈새공간이 있지만, 조경이 그 시장을 뚫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보자. 전통시장 리모델링 프로젝트에 조경은 어느 정도 관여하는가? 건축물만이 아니라, 조경적 측면도 확실히 넣을 수 있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안에서는 중요하게 보지 않는 것 같다.

 

나눔의 집에 추모공원을 설립한다는데.


전세계적으로 산재된 홀로코스트 기념관은 독일 나치의 만행에 희생된 유대인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관이다. 총 8개소를 다녀왔는데, 그 규모가 상당하였다. 반면 우리나라는 일본군에 끌려간 위안부의 안타까운 역사에 대해서 화만내지, 할머니들을 위한 후원은 미비한 실정이다. 게다가 위안부 할머니들의 공간인 나눔의 집을 찾는 외국인 숫자도 늘고 있어,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휴식할 수 있는 추모공원이 필요했다. 그래서 가덕이엔지의 협조로 나눔의 집 추모공원 조성을 추진하게 됐다. 조경업체의 이러한 사회공헌 활동도 조경의 알리는 큰 밑거름이 된다. 나눔의 집 추모공원은 오는 8.15 광복절에 문을 열 예정이다.





독도전문가로서, 황지해 작가의 독도가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원을 소재로 독도문제를 접근한 시도는 굉장히 좋다. 독도는 정치외교보다는 문화관광 측면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독도는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나 당연히 우리땅인데, 그것을 가지고 큰 목소리를 내면, 외국인들이 국제분쟁지역으로 오해할 수 있다. 특히 독도에서 사는 식물을 가지고 디자인을 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다만 독도를 다루고자 한다면, 독도에 대해 제대로 알고 정정당당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혼자가 힘들다면, 주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독도문제에 대해 조경인들도 자생식물이나 생태조사 등을 통해 목소리를 낼 수도 있다. 독도에선 조경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조경전문가라고 하기엔 부족하지만, 조경은 내가 걷는 길 위의 분야이다. 그래서 조경과 함께 재미난 일을 많이 해보고 싶다. 건설경기와 상관없이 조경홍보는 정말 중요하다. 수능점수에 맞춰 들어가는 과가 아니라, 자연을 다루는 매력적인 분야라는 것을 알려야 한다.


앞으로 조경인은 열심히 설계하고 시공하는 것 자체로 그쳐선 안된다. 조경과 주변의 다양한 갈래에 직업이 엮이고 외부와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통이 적었다는 단적인 예가 바로 ‘조경가’이다. 많은 사람이 건축가에 대해 잘 알지만, ‘조경가’라는 단어는 모른다. 조경이라는 브랜드가 자체적으로 홍보를 못해왔기 때문이다.  ‘전략적’인 조경 마케팅이 우리 시대에 필요하다.



김봉진 녹색기자 단장과 서경덕 교수


진행: 김봉진 녹색기자

글/사진: 나창호 기자

_ 김봉진 녹색기자  ·  아리울씨앤디(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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