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케이블카, 4대강 교훈을 잊지 말자

[특별기고]자연이 가진 고유한 가치도 함께 고려해야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14-08-22
국립공원 케이블카, 4대강 교훈을 잊지 말자
 
강호철 교수(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세월호의 충격으로 대한민국은 최근 사회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제여건도 여의치 않은데다 정치권마저 국민들의 기대나 눈높이와는 너무 동떨어진 느낌이다.  보다 못한 정부로서는 우선 경제라도 살려보자는 강한 의지를 보이며 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각적인 묘책들을 마련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잘못된 관행이나 제도적 모순에서부터 매우 다양하고 파격적인 해법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온다.

그동안 경직된 법의 적용이나 합리적이지 못한 행정처분으로 불이익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개인은 물론 지방자치단체들의 볼멘소리도 쏟아지고 있다.  그중 하나가 국립공원의 케이블카 문제다.

최근 언론보도나 사회적 분위기를 살펴보면 케이블카 설치에 따른 지역경제의 긍정적 효과들이 큰 힘을 받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통영의 미륵산 케이블카이다. 경제 자립도가 낮은 기초 자치단체 입장에서는 실로 대박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사례가 어느 지역에서나 통용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는 금물이다.
 
국립공원을 끼고 있는 대부분의 자치단체들은 케이블카 유치를 적극 갈망하고 있다. 지난 단체장선거 과정에서도 그랬듯 이 문제가 공약으로 부각되며 유치에 대한 끊이지 않는 논란이 되기도 하였다.  앞으로 해당 단체장이나 선출직 의원들과 공조하며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활동이 전개될 전망이다.  그 결과는 지역민심에 큰 영향을 줄 것이 틀림없다. 그래서 문제는 더욱 심각할 수 있다. 결국 정치적이고 힘의 논리로 판가름 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다.  한편 지금껏 관심도 보이지 않았던 지역까지 합세하여 케이블카 사업에 동참을 시사하고 있단다. 더욱 복잡하게 꼬이는 느낌이다.
     
케이블카 설치장소와 노선의 선택은 접근성을 비롯하여 자연환경과 경관, 주변의 관광자원 등 매우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단순한 공식 대입으로 결론날 문제가 아니라서 더욱 혼란을 야기하게 되고 논리보다는 정치적 판단에 의존하기 쉽다.
  
어떠한 사업이든 개발로 인한 경제효과 등 긍정적 측면이 있는가 하면, 자연의 훼손 등 부정적 측면이 반드시 따르기 마련이다.  그래서 개발과 보전의 유기적인 조화를 통한 균형 감각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이다.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부풀리거나 강조해서는 또 다른 문제가 야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30년 넘게 국립공원에서의 케이블카 도입을 불허하게 된 배경과 논리를 면밀하게 살펴보면 그에 합당한 사유가 분명히 있었다고 여겨진다. 무조건적인 반대의 목소리만은 결코 아닐 것이다.  자연이 가진 고유한 가치와 속성을 바탕으로 미래를 위한 깊은 성찰의 목소리도 상당부분 담겨있음을 간과해서는 곤란하다고 본다.

그동안 절대불가라는 판단이 꼭 옳았다고 고집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자연에 대한 가치와 인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관주도적 개발우선 정책기조에 맞서 자연을 지킨 효과는 실로 크다고 평가하고 싶다.
 
로키나 알프스 등 세계적인 명산에도 탐방객을 위한 크고 작은 개발사례를 볼 수 있다. 물론 산을 이용하는 행태나 자연환경 여건이 우리와는 많이 다르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환경 친화적 자재와 공법들이 부단하게 개발되어 왔고 이미 검증되어 보급되고 있다.  위험요인과 자연환경에 대한 부담이 확실하게 줄어들 수 있다.
   
문제는 지역 이기주의와 밀도의 문제이다. 해당지역은 하나같이 개발이익에 초점을 맞추고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렇다면 국가가 관리하는 국립공원에 설치되는 케이블카 사업은 자치단체에 이관할게 아니라, 중앙정부(국립공원관리공단 등)가 공익적 차원에서 관리한다면 지금과 같은 과열 현상은 줄어들 것이다. 그 수익은 국립공원의 유지관리 및 탐방객을 위해 우선 활용하고 나머지는 관련 지역에 지원하는 방법도 검토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동시 다발적으로 추진되어 지금도 앞으로도 끊임없이 이어질 논란의 불씨를 안게 된 4대강 개발사업이 남긴 교훈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자연환경을 대상으로 전개되는 대부분의 사업은 절대적으로 서둘지 말아야 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존중되어야 한다. 그래야 보다 효율적 결과를 기대할 수 있고 개발사업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논리만 강조해서도 곤란하고 정치논리가 우선되어서는 더욱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모처럼 국민들의 지대한 관심으로 공론화의 물결을 타게 된 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 문제는 각계각층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하여 관광 활성화를 통한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후손에게 물러줄 금수강산 국립공원도 흠 없이 살필 수 있는 합목적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귀결되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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