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속 둘레길, 누가 만들어야 하나?

서울시 둘레길, 자락길. 산림분야 입찰논란
라펜트l나창호 기자, 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5-03-23

올해 2월 나라장터에 등록된 2건의 실시설계 용역, 지난해 발주된 4건의 둘레길, 자락길 조성사업이 논란의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시가 올 2월에 발주한 ‘강북구 근교산(오동근린공원)자락길 실시설계용역’과 ‘동대문구 2015년 배봉산 둘레길 조성공사 실시설계용역’이 당초 ‘산림조합 및 엔지니어링(조경)’ 또는 ‘엔지니어링(조경)’으로 고시되었지만, 공고취소 후 산림사업으로 발주되는 일이 벌어졌다.


2014년에는 서울시가 ‘구로구 매봉산 자락길 조성사업, 광진구 2014년 서울둘레길(아차산구간)조성사업, 강동구 서울둘레길 고덕산 일자산구간 조성사업, 강남구 2014년 근교산(대모산도시자연공원)등산로 정비사업 등’ 4건의 조성사업이 산림에게만 참가자격을 부여한 사례도 있었다. 당초 이들 4개 구간은 조경이 설계를 시행한 대상지였기 때문에 논란을 키웠다.


이에 (사)한국조경사회(회장 황용득)은 연대서명을 통해 서울시에 항의공문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도시공원법에 의한 근린공원 및 도시자연공원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산림(농림)분야에게만 입찰자격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단순히 몇 개 사업일지 몰라도, 전례를 남김으로써 조경분야에 후폭풍을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진승범 수석부회장(한국조경사회)은 “발주명은 ‘자락길‧둘레길’이지만, 그것은 시설명이 아닐뿐더러, 대상지가 근린‧도시공원이다”라고 짚어주었다. 그것 역시 공원 내 시설이기 때문에 산자법을 잣대로 산림사업이라 주장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과 달리 A조경·산림 대표는 등산로, 둘레길은 산림사업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산림휴양법은 등산로, 둘레길 등을 숲길로 정의하고 있으며, 산자법에서는 숲길 조성을 산림사업의 범위로 명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둘레길 관련사업이 산림사업으로 발주하는 것이 법적으로 맞다는 설명이다.


2012년 6월에는 대한전문건설협회가 국민권익위원회에 ‘등산로 정비 공사’의 입찰참가자격에 대한 해석을 요청하였었는데, 국권위는 관련법령(산림휴양법, 산자법)에 의거하여, 산림사업법인이 참여해야한다는 해석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조경사회는 “산자법에 규정에 따라 임도나 사방댐 공사는 산림분야가 수행하는 것은 맞지만, 데크길 조성이나 휴양림 조성같이 간단한 사업은 예전부터 조경이 해오던 일”이었다며, “설령 산림분야까지 포함되는 업무라면, 문호를 개방해 조경과 산림이 같이 입찰하는 방식으로 취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반론을 제기했다.


서울시 자연생태과 관계자는 “공원과 숲길은 도시공원법과 산자법에 의해 각기 다르게 적용되고 있어, 어느 것이 옳다고 잘라말하기 어렵다.”며 유보적인 자세를 취했다. 다만, 둘레길, 자락길 조성사업의 경우 국비(산림청)로 매칭되는 사업이다보니 정부의견도 반영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한 업계관계자는 “관행보다는 법이 앞선다”며 현재 조경계 논의의 초점 조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법적인 보완작업에 힘을 집중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조경업체가 관련사업에서 풍부한 경험으로 더 나은 결과물을 도출한다고 할지라도, 결국 법률적 잣대에 의해 사업주체가 정해지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서울시 관계자 역시 관련단체에서 법적으로 모호한 부분을 바로 잡아주길 바란다고 전하였다.


한편 한국조경사회는 3월 23일(월) 오후 6시까지 팩스(02-565-1713)나 이메일(ksla@chol.com)로 연대서명서를 받는다고 밝혔다.

_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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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_19@hanmail.net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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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8709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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