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고 정겨운 ‘아버지의 정원展’

박승진 조경가의 ‘어떤 정원에 대한 현고학적 사색’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5-06-12

아버지의 정원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블로그

담장과 정원의 식물들. 70년대 도시 주택의 조그마한 정원에서는 도시의 변화와 함께 점차 사라지고 있는 소규모 개인 주택의 정겨움을 엿볼 수 있다.

‘아버지의 정원 - 어떤 정원에 대한 현고학(現古學)적 사색’ 정원전이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야외 아티스트 가든에서 11월 1일까지 열린다.

아버지의 정원은 조경가 박승진(design studio loci 대표)과 건축가 정상철(jsc architects 대표)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정원은 돔하우스 우측 야외 공간에 약 100m² 규모로 조성됐다. 정원 곳곳에 숨어있는 화분, 자전거, 개집, 사다리는 소박하고 정겨웠던 아득한 기억을 되살린다.

전시 담당자는 “주택에 살았던 경험이 있는 이에게는 추억의 장치가 될 것이며, 아파트세대에게는 획일화되지 않은 주택에서의 또 하나의 삶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아버지의 정원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블로그

아버지가 정원을 만드셨다.
봄이 오기 전 목련꽃은 서둘러 꽃망울을 터뜨리고, 골목은 온통 꽃의 축제다. 목련이 처절하게 잎을 떨굴 때 쯤, 드디어 마당의 풀들은 푸른빛으로 돋아나고 겨울 내 움츠렸던 아이들을 맞는다.

담장을 넘어 단풍나무며, 대추나무며, 감나무가 흐드러지고 내 집 네 집 경계 없이 모두의 나무가 된다. 

나무아래 양지바른 구석에 피어나는 장미꽃, 담장 구석을 따라 줄지어 핀 사루비아, 현관을 지날 때 마다 진한 향기를 뿜어내는 라일락, 공간이 마땅치 않아 작은 화분에 담아 소중히 가꾼 수많은 화초들, 그 사이를 넘나드는 아이들의 재잘거림, 마당에 둘러 앉아 수다 꽃을 피우는 젊은 엄마들의 생기발랄, 밥 달라고 빈 양은그릇을 달각달각 차고 다니는 흰둥이 로미의 소란까지.
- 박승진 작가노트 중에서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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