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옷을 입은 생태도시, 울산″

[인터뷰] 고영명 울산광역시 녹지공원과장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5-10-29
우리나라 대표 공업도시 울산. 산업으로는 크게 발달했으나 ‘공해도시’라는 오명이 붙었다.

그러나 고영명 과장(울산광역시 녹지공원과장)은 “울산을 공해도시, 환경 불모지로 보는 것은 오판”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오히려 ‘울산은 생태도시’라 말하는 그는 울산 조경에 대한 자부심과 애착이 남다르다. 기자에게 울산의 녹지 곳곳을 소개하며 더 보여주지 못해 아쉬워하는 모습에서 그간 울산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왔는지 느낄 수 있었다.

울산광역시 녹지정책의 방향성과 성과사례,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고영명 과장(울산광역지 녹지공원과)

울산광역시 민선 6기의 공원녹지 사업의 큰 방향성은?

울산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산업도시이다. 특히 굴뚝산업으로 대표되는 석유화학이나 자동차 등 공해유발 업종들이 많이 있다. 그렇다고 울산이 공해도시, 환경 불모지로 보는 건 오판이다.

경제 성장과 더불어 미래의 글로벌 친환경 생태도시 구축을 위해 지난 10여 년 간 녹지‧공원분야의 지속적인 투자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푸른울산가꾸기 도시녹화 5개년 계획’을 수립‧추진해 전국 어느 도시보다 도시녹화에 관심과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간의 성과로 지금 울산은 ‘녹색 옷을 입은 생태도시’라 불러도 좋을 만큼 크게 변화했다.

각종 녹지‧공원 조성사업의 지속적인 추진으로 1인당 생활권 도시림 면적이 전국 평균 8.32㎡에 비해 1.94배나 많은 16.16㎡로 전국 최고이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권장 기준 9.00㎡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며, 1인당 공원면적도 10.41㎡로 전국 7대 특 광역시 가운데 가장 넓다는 것은 고무적인 사실이다.

가시적인 지표상으로만 보아도 울산은 녹색도시로 탈바꿈한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시시각각 새로운 녹지공간이 조성되고 있다. 울산이 공해도시의 오명을 벗고 녹색 옷으로 바뀐 생태도시로 거듭난 것이다. 전국 각지에서 울산에 녹지‧공원분야의 우수한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일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간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를 꼽자면?

울산시만의 도시녹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완충녹지조성 및 그린웨이 조성사업’이라 할 수 있다. 공장 굴뚝을 나무로 가리기 위해 눈에 보이는 유휴지 곳곳에 나무를 심어 녹지공간을 확충한 사업이다.

울산 남구 상개동에서 북구 연암동까지 이어진 동해남부선 철도변에 조성 중인 ‘완충녹지’는 공장지대와 주거지역을 가르는 녹색 띠를 이룬다. ‘완충녹지’는 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의 이동과 확산을 막기 위한 것이며, ‘그린웨이(Green Way)’조성도 온산국가산업단지 일원에 같은 목적으로 조성된 녹지축 조성사업이다.

‘완충녹지 조성사업’은 2003년도부터 연장 11.8㎞, 면적 1,487천㎡에 사업비 4,193억 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489천㎡가 조성됐으며, 20m 이상의 폭을 가진 대규모 생태숲을 만드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보행로를 아예 없애고 그 자리에 해송과 느티나무 같은 키 큰 나무부터 산딸나무와 남천 같은 키 작은 나무까지 다층구조의 수림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완충녹지. 어린나무는 지난해 식재된 것이고, 오래 전 식재된 나무는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1970년대 조성된 국가산업단지인 온산공단에는 공원녹지 공간이 전혀 없었다. ‘온산공단 그린웨이 조성사업’은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던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로변 인도를 활용해 26㎞, 195천㎡의 공간에 산책로와 녹지대, 생태주차장 등을 조성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142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산업단지를 숲 속의 공단으로 바꾸는 ‘온산공단 그린웨이 조성사업’으로 삭막한 공단환경을 녹지대와 산책로를 어우러진 녹색길로 탈바꿈시켰다.

또한 ‘그린웨이 유지관리 거버넌스’를 구축해 기업체의 자발적 유지관리를 유도로 그린웨이 구간에 있는 기업에서 물주기, 잡초제거 등 기본적인 관리로 실기하고 있다. 참여하고 있는 기업은 10여개 사로 총 길이의 1/3 정도를 자발적으로 책임지고 있어 도시녹지관리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그린웨이조성으로 인한 풍성한 녹지공간으로 온산국가 산업단지는 숲 속의 공단이라는 자부심을 갖게 됐다.

그린웨이. 나무 하나 없던 공단 도로변에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섰다.

건축법에 의하면 공단 내 조경의무는 완화됐는데, 울산은 공단 내 조경이 활발하다.

2011년 개정된 ‘기업활동 규제완화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26조 공장용지안 등의 조경의무 완화에 의거해 ‘건축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의무 조경면적을 완화할 수 있다. 지자체도 조례를 통해 추가적인 완화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지방산업단지의 공장에는 조경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건축법령 개정에 따라 지자체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공장조경면적 축소’를 담아 조례를 바꾸었다.

국가 녹색성장 정책보다 건축주와 사업주의 이익이 더 우선시되는 현실이지만, 울산광역시는 오히려 공장조경을 장려하기 위해 관내 공장들을 대상으로 ‘아름다운 조경’ 사업장 공모를 추진했다.

공장조경 공모 실시 배경은 울산광역시는 대표적인 산업도시이기 때문에 2000년도 이후 생태산업도시라는 이름 아래 대대적인 도시녹화사업을 추진 및 도시공원을 확충하기 시작했고, 도시오염의 대표공간인 공단에 대한 녹화사업도 추진했다. 공단에 대한 녹화사업은 공단의 환경개선에 힘입어 공장부지 내 조경에 신경 쓰는 업체들이 늘어나게 됐고, 온산공단 일부 기업들은 유지관리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상에서 ‘공장조경 우수기업공모’를 실시했다. 자발적으로 공장조경을 시행하는 기업 중 우수기업을 발굴해 홍보함으로써 공장 내 이미지 제고는 물론 자발적인 참여유도를 통한 쾌적한 환경조성에 기여할 수 있다. 기업의 제안과 시에서 내부적인 검토를 통해 실시했는데 좋은 정책의 예라고 할 수 있다.

울산대공원 등 성공적인 공원조성 사례 소개를 한다면.

‘울산대공원’은 국내 최대의 도심공원이다. 면적인 365만여㎡(110만평)로 뉴욕의 센트럴파크(103만평)보다도 큰 면적의 근린공원이며, 1986년부터 도시공원 사업을 시작했지만 예산 탓에 사업추진이 제자리걸음이었다. 그러던 중 1995년 SK가 공원조성에 나서면서 총 사업비 1,602억 원 가운데 1,020억 원을 SK가 투자해 사업이 추진됐다. 시에서 부지를 마련하고 지역기업인 SK가 조성비를 출자하는 사업시행 방식은 공원조성을 매개로 기업과 지자체가 ‘상생’을 실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금은 느티나무 산책로와 다양한 테마를 갖춘 73개의 공원시설이 생겼고, 잘 가꿔진 도심 내 거대한 숲이 조성됐다. 

또한 2006년 울산대공원에 장미 263종 55천본이 식재된 전국 규모의 장미원을 조성해 매년 5월경에 장미축제를 개최한다. 현재 9회까지 개최됐으며, 2013년 관람객이 152만 명, 외지인이 60%로 관람할 정도로 전국규모의 장미축제로 자리를 잡았다. 울산이 장미의 도시라는 것을 전국에 홍보하는 계기가 됐다.

아울러 장미를 통한 특화된 경관 연출로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자 2013년 시화를 장미로 정했다. 장미식재를 위해 2010~2013년까지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장미 115만본 식재사업’을 실시했다. 일자리창출 사업으로 8만7천본을 식재하고, 시민식수운동을 통해 장미식재를 대대적 추진해 20만 3천본을 식재해 2013년까지 아파트, 주택, 공공시설, 등 울산 곳곳에 총 115만 본의 장미를 식재 완료했다.

울산대공원은 2006년 4월 처음 문을 연 뒤 2014년 기준 해마다 750만 명 이상이 공원을 찾고 있다. 울산시 인구를 110만 명으로 본다면 시민 1명이 1년에 거의 7번을 다녀간 셈이다. 그간 울산대공원 정문 서쪽 공업탑이 울산의 상징이었다면 지금은 울산대공원이 새로운 울산의 상징으로 바뀌었다.

또한 울산대공원은 2009년 세계조경가협회가 선정한 아시아태평양지역 조경계획부분 대상을 수상했다. 대공원이 위치한 울산 남구 옥동은 공단 인접지역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울산 최고의 주거지역으로 급부상했다. 울산대공원은 국내는 물론 세계에 내놓을 자랑거리라 생각한다.





울산대공원

울산대공원 못지않게 눈길을 끄는 곳이 2010년 조성된 ‘태화강대공원’이다. 생명의 강으로 되살아난 태화강 중류지역에 조성된 태화강대공원은 하천변에 위치한 53만㎡의 대규모공원으로 여의도 면적보다 넓다. 대부분 비닐하우스촌이던 이곳은 숲과 산책로, 문화휴식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기존 대나무 숲과 다양한 공원시설에 의해 문화‧휴식공간으로 시민들의 사랑받고 있다.

하천변이라 나무를 심는데 제약이 많았지만 시는 이곳에 심을 수 있는 최대량의 나무를 심었다. 그 덕에 도심 한가운데 위치해있는데도 철새가 날아들고 고라니와 너구리도 서식하고 있는 생태숲이 만들어졌다. 특히 대나무 숲의 길이가 10리가 된다하여 이름이 붙은 ‘십리대숲’이 전국적으로 명성이 나있어 찾아오는 관광객의 숫자가 늘고 있다.

‘선암호수공원’도 있다. 기존 공업용 저수지와 주변 산림을 활용해 산책로, 전망데크, 다양한 운동시설을 설치해 주변의 경관향상은 물론 지역주민들의 휴식, 운동공간을 제공했다. 명덕저수지의 공원화사업으로 방어진공원의 울창한 산림과 어우러져 최근의 걷기 붐에 따른 주민들의 산책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울산미포국가공단 내에 위치한 ‘성암공원’에 축구장과 주차장, 휴식공간을 설치 공단 근로자들에게 삶의 활력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동해바다와 기암괴석으로 유명한 ‘대왕암공원’과 울산 12경의 하나인 ‘선바위공원’, 호계성당 옆 울창한 솔숲으로 둘러싸인 ‘신천공원’을 지역 내 거점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지속적인 토지보상과 함께 주차장, 산책로 등 기반시설을 갖추어 시민들의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했다.

앞으로 울산의 녹지‧공원 분야 추진계획은?

울산을 자연과 인간이 모두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2025년 공원녹지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도시공원의 확충, 정비, 유기적 연계를 위한 공원녹지체계의 기본틀을 마련해 공원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중구의 학성제2공원, 남구의 선암공원, 동구의 대왕암공원, 북구의 신천공원, 울주군의 선바위공원을 지역거점 공원화하기 위해 집중 투자해 조기에 공원조성을 완료할 것이며, 생활권 내 위치해 접근성과 이용성이 좋은 소공원, 어린이공원, 근린생활권 근린공원 내 공원시설의 지속적인 정비와 유지관리에 의해 도심 어느 곳에서나 쾌적하고 편리하게 공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울산은 혁신도시 등 각종 도시개발사업과 신산업단지 조성사업 등에 의해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접근 가능한 소규모 공원들은 지속적으로 확충해 1인당 공원면적 10.41㎡로 전국 7대 특 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은 성과를 거둔 바 있다.

그밖에도 2017년 대운산에 치유의 숲, 영남알프스 산업지림 일원에 278ha의 억새복원사업을 완료하고, 2018년에는 대운산에 수목원을 준공할 예정이다. 등산. 휴양. 힐링. 산림문화 등 산림서비스 요구 확산에 따른 산림복지단지도 조성할 계획이고,  천마산 편백나무숲도 활성화할 계획에 있다.

또한 녹지‧공원분야의 정책을 보다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구현하기 위해 2015년 ‘녹지포럼’을 창립 개최해 전문가와 시민단체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혐 반영해 정책에 반영시키고자 한다.

앞으로 기본적으로 가로수, 공원, 완충녹지 등의 기존의 도시숲 정책을 지속적으로 펴나가면서 평면적 녹화에서 벗어나 입체적 녹화사업을 적극 추진 새로운 패러다임의 도시숲 조성 정책발굴로 도심 열섬화 미기후 조절과 소생물 서식공간 확충 등 명실상부한 생태도시건설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조경인에게 한 마디.

조경인들은 도시의 아름다움을 가꾸는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다.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하나의 작품을 탄생하는 마음으로 임해줬으면 한다.


울산광역시청 공무원 자원봉사 녹지공원과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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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8709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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