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철 교수의 ‘경관일기’ 일본편 - 3

강호철 교수의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경관’ - 69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16-04-20

강호철 교수의 경관일기 일본편, '일본의 봄을 만나다'



4월 18일. 도쿄는 맑고 오후에 흐린 뒤 비가 왔습니다.

첫 답사는 국가특별명승인 육의원(리쿠기엔)입니다. 1702년에 조성된 지방영주 소유의 회유식정원으로, 에도시대 영주정원의 대표적 사례로 꼽힙니다. 과거 미쯔비시 창업주의 창업자의 별장으로 이용되어오다 1938년 동경도에 기증되었습니다. 이후 국가특별명승 지정된 문화재입니다.

저는 동경에 머물 때 마다 시간이 나면 주로 이곳을 찾습니다. 그만큼 편안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차를 마시던 시설인 옛 정자가 너무 운치 있고 특이하며 매력적이라 자주 오게 된답니다. 어제는 비가 와서 위축되었는데 마침 오늘은 날씨도 쾌청하여 정원이 더욱 밝고 화사한 분위기입니다.



밝은 햇살이 발길을 재촉합니다. 동경에서 4일간 머무는 숙소의 피로티가 여유롭습니다.



숙소 앞의 보행자 공간도 역시 여유롭네요.



육의원 입구



입구에서 부터 울창한 숲과 마주합니다.



입구를 들어서면 수십 개의 지지대에 의지해 있는 수양벚나무가 버티고 있습니다. 개화시에는 수많은 팬들이 이곳을 찾는답니다.







중심에 위치한 연못 주변의 숲을 회유하는 정원입니다.



숲속의 작은 계류에 자리한 차를 즐기는 정자의 모습입니다.



한적하고 여유로운 숲속의 정원산책로



이 정원에서 인기를 누리는 일본차(말차) 체험장. 한잔에 500엔인데 다식이 함께 나옵니다.





이곳에서 많이 걷다보면 말차가 생각납니다. 주변 환경과 녹차가 잘 어울리네요. 맛도 시중의 찻집과는 실로 다릅니다. 이곳만의 녹차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답니다.








다실 주변은 온통 꽃이 풍성한 정원이고 호수입니다. 많은 외국인들도 말차를 즐깁니다.







매우 오래된 전통 다옥(차를 마시던 정자건물)입니다. 나는 항상 이곳에서 한동안 머뭅니다. 지난번엔 보수중이라 접근을 통제하였는데, 전혀 보수한 흔적을 느낄 수 없습니다. 주변의 산죽들이 제거되어 허전해 보입니다.



숲속 거목 아래에서는 스케치 작업이 한창입니다. 일본의 공원이나 식물원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입니다.





계류를 끼고 산책로는 이어집니다.



석가산에서는 정원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 기능을 합니다.



석가산에서의 정원전경



의미 있는 옛 다리도 정원의 운치를 더해줍니다.



세심하게 관리된 소나무와 석등



많은 사람들이 잔디를 손질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정성과 땀이 있었기에 우리는 깔끔하게 정돈된 정원을 이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정원은 어디에서나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그래서 호수변과 수림지의 오솔길을 번갈아 가며 2~3 바퀴 산책하여도 지루하지 않습니다. 단지 시간에 쫓길 뿐이지요.



덩굴시렁(음지에서 잘 자라는 낙엽성 으름덩굴)





파고라(등나무)



리쿠기엔은 언제 들려도 지루하지 않고 편안함을 느낄수 있는 매력적인 정원입니다.

다음 행선지는 리쿠기엔에서 도보 이동이 가능한 국가지정명승 규후루카와 정원입니다. 일본식과 서양의 건축 및 정원양식이 혼재한 곳입니다. 언덕 위 상부는 서구식이고, 연못이 있는 아래는 일본식입니다. 올 때 마다 느낌이 좋지 않은 곳이기도 하지요. 도쿄에 있는 여러 곳의 정원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기가 낮다고 생각하던 곳이랍니다. 그러나 오늘의 분위기는 전혀 달리 보였습니다. 밝은 햇살과 화사한 철쭉꽃 덕분이라 생각됩니다.



영국 귀족의 저택을 모방했네요.



건축물의 마감색상이 어둡기도 하지요.





경사진 사면에는 철쭉을 식재하였고, 중간  평지는 장미원입니다.





꽃이 주변을 밝게 합니다.



일본 전통의 회유식정원입니다.





연못가의 석등과 철쭉



건물 앞의 낮은 수벽으로 구획된 화단이 깔끔합니다.

오늘의 마지막 답사코스는 도쿄의 자랑이자 자존심으로 평가받는 신주쿠교엔입니다. 거대도시 한가운데 이 정도 규모의 공원이 있다는 사실은 대단한 것임에 틀림이 없지요. 뉴욕 맨해튼의 센트럴파크와 비견되는 도쿄의 명물이지요. 신주쿠역 주변과 비교하면 극과 극이라 표현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됩니다.

이곳은 일본인들의 정교한 성품들이 정원 속에 녹아있는 셈이지요. 입지적 접근성이 좋아 언제나 많은 시민들로 붐비는 곳입니다. 2년 전 벚꽃이 만개할 때의 축제분위기는 쉽게 잊지 못할 것입니다. 공원이 시민들과 이렇게 호흡하는 곳임을 새삼 느끼게 하였지요. 방대한 공원은 정원같은 수준의 관리가 돋보입니다.





조감도와 입구모습.



이달의 개화 수종들이 사진으로 게시되어 있네요.



시민들을 위한 자연학습



거대한 숲에도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중환자 신세의 노거수(양버즘나무)





공원은 거대한 도시숲을 방불케 합니다.



이 공원에도 여러 곳의 운치 있는 다옥(차를 마시기 위한 목적으로 지어진 전통건물)이 있습니다.

저는 차와 관련하여 지금까지 세 번을 미쳤었습니다. 처음은 다기(찻잔과 사발 차탁자 화로 등, 차와 관련된 일체의 도구)에, 두 번째는 차(중국산 보이차를 비롯하여 홍차, 국산 황차 등)에, 마지막으로 차 마시는 공간이었습니다. 일본의 정원에 대한 깊고 많은 관심과 빈번한 나들이도 이와 결코 무관하지 않겠지요. 그래서 수년 전, 저의 주말 쉼터이자 나무와 교감하는 사교장인 용치산방에 다실을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다실은 실내 못지않게 주변경관과 뜰도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일본의 다실과 부속된 정원은 과히 세계적이고 너무 부러운 존재입니다.



단풍나무의 신록과 벚꽃















신주쿠공원에는 일본식 정원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꽃은 봄부터 가을까지 이어집니다. 철쭉이 지면 붓꽃과 수국이 곧이어 개화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버림받는 양버즘(플라타너스)나무가 이렇게 멋진 녹음수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수명을 다한 선조나무 곁에 새로이 식재된 후계목. 이렇게 자연스럽게 세대가 교체되며 지속적인 건강한 숲을 이어가게 된다.







방대한 공원에는 다양한 주제와 기능을 가진 공간과 시설들이 시민을 반기고 기다립니다.





녹지대의 무단출입을 막아주는 수벽이 잘 유지되고 있습니다. 공원의 수목들은 답압에 의한 피해가 의외로 많고 심각합니다.



이용객들의 출입문. 입장료는 성인 300엔입니다.



신주쿠역 주변. 암스테르담 이후 비슷한 도시의 영문조형물이 인기네요.



철도 위의 쉼터공간. 시야에는 삭막한 모습과 소음뿐인데 인기를 누리고 있네요.



철도 위 옥상녹화.







육교 성격의 철도건널목이 다양한  모습으로 시민들의 쉼터가 되고 있습니다.







신주쿠는 동경 내에서도 매우 밀도가 높고 혼잡하고 비싼 곳이다. 그렇지만 차도를 줄이고 보행 안전지대를 점점 확충해가고 있지요. 미래도시의 경쟁력은 맑고 푸른, 쾌적하고 살기 좋은 환경일 것입니다.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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