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도현 Doggy Dutch 대표

″조경학, 그 활용은 무한하다″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6-04-28

“조경학에 대해서 한정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무한하다”


박도현 Doggy Dutch 대표는 상명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했지만 더치커피 사업을 하고 있다. 그가 판매하는 더치커피 케이스에는 유기견이 주인공이다. 그러나 ‘더치커피’라는 소비제와 ‘유기견’이라는 질적인 스토리를 믹싱할 수 있었던 것은 조경학과 수업 중 스토리텔링이 영향을 줬다고 한다. 조경학과에서 배운 디자인 수업과 프레젠테이션도 사업적으로 많이 활용된다고.


LH 창업공모를 통해 새로운 사업을 창업한 그에게 더치커피와 유기견, 그리고 조경학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박도현 Doggy Dutch 대표

LH 창업공모에 선정되어 창업을 하게 됐다고 들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작년 9월 말, Doggy Dutch 사업 아이디어가 떠올랐었고 그 자리에서 사업계획서 요약본과 아이디어 스케치를 완성했었습니다. 그리고 알고 지내던 유명제 바리스타께 미팅 약속을 요청했었습니다. 그 당시 바리스타 분께서 중국에 계셔서 오시는 대로 바로 만나 뵙기로 했었습니다.


유명제 바리스타(현재 공동 창업자)를 만나 뵙자마자 사업계획서 요약본과 아이디어 스케치를 건네 드리고 공동 창업을 권유를 하게 됩니다. 요약본과 스케치를 보신 후 바로 그 자리에서 같이 사업을 하기로 하셨고요.


사실 처음에는 전적으로 저희 사비로 사업을 진행을 하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운이 좋게도 바리스타 분을 섭외한 바로 다음날 LH에서 ‘사회적기업 설립 지원사업 공모’를 공고하였고 빠른 시간 내에 서류심사와 발표심사까지 통과하게 되었습니다. LH에서는 1년에 1,500만 원, 4년 동안 총 2억 원의 창업비 지원과 함께 스타트업 교육, 소셜벤처 캠프, 멘토링, 컨설팅 등을 제공받습니다. 작년 10월에 공모해 올해 3월까지 홈페이지 개설, 제품 개발까지 마칠 수 있었습니다.


사업 파트너 섭외부터 LH 지원기관 선정 과정까지의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었던 부분이었는데 짧은 시간에 가능할 수 있었던 건 정말 운과 시기가 좋아서였었던 것 같습니다.


더치커피와 유기견의 만남이 독특합니다. 얽힌 이야기가 듣고 싶습니다.


‘더치커피’는 뜨거운 물이 아닌 차가운 물을 이용하여 오랜 시간을 들여서 우려내는 커피입니다. 커피의 쓴 맛이 적게 나면서 부드러울 뿐만 아니라 시간이 더해질수록 숙성되어 자신만의 독특한 맛과 향을 내 ‘커피의 와인’이라고도 불립니다.


몇 년 전만 해도 ‘더치커피’는 우리에게 생소했던 커피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더치커피 특유의 맛과 향으로 하나의 선물 문화로까지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착안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일상 소비제가 되어버린 커피에서 유기견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어떨까 하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유기견 관련 정보가 상당히 고립되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TV동물농장’, ‘애견용품’ 등을 통해서 유기견 정보가 소통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크게 보면 결국 강아지를 좋아하는 사람들 한에서만 정보를 주고받기 때문이죠. 저는 강아지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유기견 관련 정보가 닿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더치커피’라는 소비제와 ‘유기견’이라는 스토리를 믹싱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더치커피의 모델은 연예인이 아니라 유기견입니다. 유기견 모델 라벨지는 단순히 디자인을 독특하게 하기 위한 디자인이 아닙니다. 바로 유기견에 대한 인식변화를 통해 입양율을 높이기 위한 디자인입니다. 라벨지의 유기견이 입양에 성공하게 되면 유기견 모델이 변경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Doggy Dutch를 주고받을수록 강아지의 입양의 기회는 높아지게 되는 것이죠. 무엇보다도 유기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시키기 위한 디자인입니다.


커피를 드시고 유기견 입양을 원하시는 분은 저희 홈페이지나 전화를 통해 저희와 함께 일하는 ‘생명공감 유기견 보호센터’와 연결을 해드립니다. 제가 매주 봉사활동을 가고있는 곳으로, 대형견이 주를 이룹니다. 사업 초기에는 유기견 입양에 대한 부분까지 손을 미쳤으나, 유기견을 사랑으로 대해줄 주인이 아닌 개장수에게 연락이 오는 경우가 많아 입양은 전적으로 전문기관인 센터에서 도맡아 합니다. 그만큼 입양이 확실한 것이죠.


조경학과 출신 학생으로서, 현재의 사업에 이르기까지 조경이 어떤 영향을 끼쳤나요?


상명대학교 조경수업이 정말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첫 번째로 스토리텔링에 관한 부분인데요. 학교를 다녔을 때 이진희 교수님께서 항상 스토리텔링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셨고, 스토리텔링을 만드는 훈련을 많이 시켜주셨었습니다. 이러한 훈련 덕에 유기견과 커피라는 이질적인 스토리의 믹싱이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 디자인입니다. 설계를 배울 때 수업에서 기본적인 디자인 교육을 받았었습니다. 이러한 디자인 교육 덕에 제품 디자인, 로고, 명함, 브로슈어 등 많은 부분을 혼자서 디자인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만약 이러한 모든 디자인을 외주로 맡기게 되었다면 비용적인 부분은 물론이고 사업진행에 있어서 속도부분, 관리부분 등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입니다.


세 번째로는 프레젠테이션입니다. 조경학과 수업을 듣다보면 많으면 매주, 보통은 2~3주에 한 번씩 프레젠테이션 발표를 합니다. 이러한 수업과 훈련 덕에 프레젠테이션 울렁증을 고칠 수가 있었습니다. PPT 디자인, 목차, 구성 등 제작하는데 있어서도 많은 요령들을 터득할 수 있었고요. 사업을 진행하다보니 지원기관이나 기업 및 사람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일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지금은 이러한 발표 자체가 익숙해서 스트레스 없이 즐기면서 할 수 있지만 만약 조경학과를 나오지 않아 익숙지 않았더라면 이러한 부분 자체도 큰 스트레스가 됐을 수도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유기견과 화보촬영


유기견에 얽힌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저희와 함께 일하는 ‘생명공감 유기견 보호센터’가 있습니다. 매주 봉사활동을 다니고 있는데 예전에 강아지를 잘 다루지 못할 때 견사 내를 청소하는 게 많이 힘들었었습니다. 견사를 한번 나가면 다시 안 들어가려는 강아지들이 많았거든요.


보통 생명공감 강아지들은 대형견이라서 저 같은 초보가 컨트롤 한다는 건 더더욱 힘들었습니다. 예전에 ‘앤야’라는 말라뮤트가 있었는데 앤야는 이러한 저의 마음을 이해했는지 제가 청소하러 들어가면 조용히 견사 밖을 나가 있었다가 청소가 끝나면 혼자 척척 들어왔던 모습이 기억이 나네요. 그 당시에는 그런 앤야의 배려가 얼마나 고맙고 듬직했었는지... 현재 앤야는 입양에 성공해 새로운 주인과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밤이 되면 앤야가 문뜩 문뜩 생각이 나곤 합니다.


앞으로의 사업계획이 궁금합니다.


현재는 더치커피 판매 위주로 사업을 하고 있지만, 사업이 안정되면 유기견 사진전시회 등과 같은 이색 프로그램을 진행해보고 싶습니다.


장기적인 계획이지만 사회적 약자를 직원으로 채용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3년정도 장애인 봉사활동을 가면서 그들을 위한 직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 도기더치는 커피제작부터 제품이 나오기까지 전부 수제로 진행되기 때문에 하나하나 손이 많이 갑니다. 커피는 전문 바리스타가 하지만 박스접기나 스티커 부착 등 간단한 수작업에는 장애인들에게 직업기회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조경학과 학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조경학에 대해서 어느 정도 한정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무한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조경은 IOT와 결합, 생태공학과의 결합, 사회적인 스토리 믹싱 등과의 접목이 무한한 전공이며, 습득한 조경전공교육을 활용해 새로운 일을 창출할 수도 있습니다. 아직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작품들은 많습니다. 조경 하나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융합과 새로운 시도들도 해보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Doggy Dutch 누리집 구경하기]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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