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 그리고 일상생활 속 미술

살래, ‘2016 정정수 아트스쿨’ 개강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6-06-24
조경가 험프리 렙톤(Humphry Repton, 1752~1818)은 경관에 대한 미적감각이 뛰어났고, 창조적 상상력을 지녔을 뿐 아니라 대규모 설계를 그려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설득력있게 전달하는 실무자로 유명했다.

렙톤의 ‘레드북(Red Book)’. 이 작은 공책 안에는 계획의 설명을 적거나 스케치, 그림, 평면도 등을 그려 계획부지의 현황을 솜씨있게 분석하고, 개선된 모습을 낙관적으로 제안했다. 열 마디 설명보다 눈 앞에 그려지는 조경의 모습이 더욱 설득력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스케치의 힘’이다.

조경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속에도 미술적인 요소가 존재한다. 표현예술심리치유센터 살래(Salle)에서는 오픈기념 아름다운 삶 꿈꾸기 프로젝트의 일환인 ‘2016 정정수 아트스쿨’을 개강했다.

정정수 살래 대표가 진행하는 이번 아트스쿨은 전공자, 비전공자 구분 없이 직업이나 생활, 취미로 미술적 요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그림을 그린다.



정정수 대표는 수업을 통해 미술의 본질과 스킬은 물론, 편협한 사고방식과 고정관념을 깨트리고 자유로운 사고를 유도한다.

“터치에 스피드가 있으면 좋다. 단, 뭉그러뜨리지 않고 그리는 것이다. 연필을 돌려주며 힘을 다양하게 줘면서 터치해보자”

“지우개는 잘못 그린 것을 지우는데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지우개도로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심지어 지우개 가루를 털어내지 않는 것도 그림이 될 수 있다”

“연필은 본 뜨는 기능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바탕을 만들거나 종이와 연필과의 관계에서 다른 물질을 만들기도 한다. 연필에 대한 개념이 많이 바뀌고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수강생 강융이 꼬모가든 대표는 조경업계에 뛰어들고 난 후 “건축적인 조경을 접하면서 마음으로는 예술적 조경을 꿈꿔왔다”고 한다. 예술조경을 추구하는 정정수 대표의 수업을 수강하는 것도 예술조경을 하기 위한 기본기를 다지기 위함이라고.

강융이 대표는 “여태까지 갇혀있던 틀이나 고정관념을 깨트리면서 자기 안에 잠재되어 있던 창작욕구나 스스로 몰랐던 소질을 발견해낼 수 있는 수업”이라고 한다. 꼬모가든은 실내외 정원 소품을 판매하는 업체이나 훗날는 조경을 예술적으로 설계, 시공하길 꿈꾸고 있다.

수강생 중에는 조경을 꿈꾸는 조소과 학생도 있다. 강세령 서울대 학생은 정정수 대표의 강의를 듣고 조경이라는 분야를 알고 난 뒤, 조경은 거대한 스케일의 조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이번 강의를 통해 자유롭게 사고하며 편안하게 그림을 그릴 수 있어 좋다고 한다. 강세령 씨는 조경 복수전공을 준비하고 있다. 




살래는 표현예술심리치유센터인 만큼 이번 강의는 사람들의 마음을 만지기도 한다. 밥 디자이너 유바카 색동초가 대표는 “나름대로 자유롭다, 창의적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일하는 분야에서는 마음껏 저지르며 살아왔는데, 정작 다른 분야에서는 오그라들어있는 스스로를 발견했다”며 “이 수업은 스스로 그림을 전혀 그리지 못한다고 단정지었던 생각에서 벗어나 스스로 어깨를 펴는 시간”이라고 전했다.

살래의 센터장이자 수강생인 김현진 씨도 “예술치료를 전공한 저 역시 저만을 위한 시간이 필요해 참여하게 됐다”고 한다. ‘드로잉이 폭력적인 느낌이다’, ‘단순한 움직임이 내 안에 우울감을 만나게 한다’, ‘감정기복이 심한데 수업을 통해 자연스럽게 감정이 누그러진다’ 등등 수강생들의 의견들을 들으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열 아홉의 방정현 씨도 “보고 똑같이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그리다보니 지적당하는 것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간 자체도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공간’이라는 뜻의 프랑스어 ‘살래(Salle)’는 정정수 대표가 직접 설계했다. 창 하나, 문 하나를 직사각형에서 벗어나고자 기하학적인 형태를 하고 있고, 곳곳에 나무를 활용한 다양한 오브제와 식물들이 세심하게 자리하고 있어 찾는 이들에게 편안한 공간이 된다.

특히 수업이 진행되는 곳은 ‘마음정원’이라는 공간으로, 작은 정원이 자리하고 있으며 한켠에서는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 심신을 안정케 하는 친환경 공간이다.

한편 살래는 예술심리치료공간으로, 어떤 부분에 있어 고착화된 감정 때문에 다양한 감정들이 순환되지 않아 건강하지 않은 사람들의 마음의 질환을 해소할 수 있는 통로로 예술을 활용하고 있다. 심리 검사와 상담은 물론 움직임, 미술, 음악, 글쓰기 등 예술매체를 활용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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