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산대교 붕괴, 강봉은 왜 파단됐나?

강봉 인장파단, 콘크리트 압축파괴, 강봉 전단파괴, 강풍, 낙뢰 등 가능성
기술인신문l정진경 기자l기사입력2016-07-12
지난 7월 8일 오전에 붕괴된 칠산대교의 사고 원인에 대한 업계 교량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양하게 형성되고 있다.

이번에 붕괴된 칠산대교 접속교는 교각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균형을 맞춰가면서 4.5m 단위(이하 세그)로 시공하는 FCM공법(Free Cantilever Method)이었다.

영광방향 마지막 교각(교각번호 14번)에서 양쪽으로 한세그씩 가설해 나가서 각 방향 열개의 세그는 양생이 끝난 상태였고 무안방향 11번째 세그의 콘크리트를 타설중에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반대편 영광방향은 11번째 세그를 시공하기 위해 이동식거푸집(폼트래블러 F/T)가 설치된 상태였다.

사고가 난 교각은 가동단이다. 가동단이란 기온의 변화에 따라 길이가 변하는 상부거더가 교각 위에서 미끄러지도록 교량 받침이 설치된 교각이란 뜻이다. 이와 같은 가동단 교각에서 교량받침은 수직하중만 지지하기 때문에 캔킬레공법으로 가설 중 발생하는 좌우 불균형 하중에 의한 회전력에 저항하기 위해서 임시 고정장치를 설치한다.


교량전문가들은 언론에 보도된 현장 사진 등을 보고 임시고정장치 파손 원인을 추측해보고 있지만 어느것 하나를 확실한 원인으로 보기 어려운 점이 많다고 보고 있다. 업계의 교량 전문가들은 정학한 원인파악을 위해서는 강봉파단면의 형태 등 각 부위의 파손상태와 구조계산서, 도면, 시공시 작성된 계측값, 재료강도시험값 등을 살펴봐야하고, 다양한 해석과 계산을 통한 검증을 거쳐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교량전문가들이 파손원인으로 생각하고 있는 가정은 개략 세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 강봉의 인장파괴?

첫번째 가설은 가장 일반적인 추측으로서 고정장치를 이루고 있는 강봉의 인장파괴다. 현재 강봉은 끊어져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익산지방국토관리청도 강봉이 끊어졌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임시고정장치는 거더와 교각 사이에 설치되는 콘크리트 임시블럭과 거더와 임시블럭 그리고 교각을 관통하는 강봉으로 이루어져 있다. 강봉의 인장파괴가 일어나려면 안전률보다 훨씬 큰 하중이 작용해야 하지만 한 세그의 콘크리트 중량의 변동성은 그렇게까지 크지 않다. 보통 강봉을 설계할 때 안전률이 2배이상 되도록 설계한다. 그렇기 때문에 교량전문가들은 강봉이 인장으로 파괴되었다면 그 원인이 무엇일까에 대해 매우 궁금해하고 있다.


강봉이 파단된 쪽 임시고정장치

* 콘크리트의 압축파괴?

두번째 가설은 압축쪽 파손이 먼저 발생한 것이다. 무안방향 11번째 세그 콘크리트를 타설할 때 영광방향의 강봉은 인장에 저항하고 무안방향 임시블럭과 교각은 압축력에 저항하게 된다. 임시블럭이나 교각의 연단부 콘크리트가 먼저 파괴되어도 힘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인장측 강봉도 끊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이 가설에 대해서도 교량전문가들은 발생확률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임시블럭에 사용되는 콘크리트는 일반 콘크리트보다 강도가 큰 콘크리트를 사용하기 때문다. 현재 14번 교각의 무안방향 상단부는 임시블럭과 교각 상단 콘크리트가 파손된 상태이다. 강봉이 끊어지면서 상부가 전도될 때의 충격으로 임시블럭과 교각상단부가 파손되었는지 아니면 강봉이 끊어지기 전에 임시블럭과 교각상단부가 먼저 파손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는 상태이다.


콘크리트 파괴가 일어난 쪽 임시고정장치

* 강봉의 전단파괴?

세번째 가설은 강봉의 전단파괴다. 강봉이 인장력으로 파단된 것이 아니라 수평의 힘을 받아서 칼로 자르듯 절단된 것으로 보는 가설이다. 강봉이 일정한 위치에서 절단된 점 등을 그 근거로 생각 할 수 있지만 이 가설 또한 발생이 쉽지 않은 경우이다. 임시고정장치의 강봉을 당기면 거더와 임시블럭 그리고 교각이 서로 묶이는 효과가 생겨서 수평력에 대해서 저항력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이 밖에 바람의 영향, 낙뢰에 의해 강재의 기계적 성질이 바뀌는 수소취화현상 등 다양한 원인들이 추측되고 있다. 교량설계엔지니어인 "A" 토목구조기술사는 "대부분의 붕괴사고는 한가지 요인에 의해서 일어나지 않고 발생확률이 매우 적은 여러가지 요인들이 동시에 발생하여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교량과 유사하게 임시고정장치가 적용된 전국의 FCM 공법의 교량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도의 충격으로 무안방향 측 거더 일부분이 파괴되었다.

국토교통부는 심종성교수(한양대학교 공학대학 건설환경시스템공학과)를 위원장으로 하고 교량설계엔지니어, 교수, 시설안전공단 전문가 등 10여명으로 구성된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9일과 10일 이틀에 걸친 현장조사를 시작으로 활동에 들어갔다.

한편 경찰은 현장소장과 감리단 직원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으며 조사에서 이들은 "규정에 따라 시공했다", "사고의 원인을 모르겠다", "부실시공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에는 국과수의 현장감식이 있을 예정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합동취재반: 정진경, 조재학, 김병철 기자
_ 정진경 기자  ·  기술인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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