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단지내 놀이터계획, 주동배치보다 선행돼야″

우리동네 핵꿀잼놀이터 마지막 워크숍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6-07-22

최이명 서울대 공학연구원 연수연구원


“아파트단지 계획시 가로체계를 먼저 계획한 후 놀이터를 가로에 연결, 그 다음 주동배치를 해야한다”


최이명 서울대 공학연구원 연수연구원은 “향과 조망, 최대용적률을 기준으로 한 주동배치를 한 후 놀이터를 배치하기 때문에 여기저기 흩어진 놀이터를 연결하기 위해 소로가 어지럽게 널려져 있다”며 이것이 “아파트 놀이환경을 단조롭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우리동네 핵꿀잼 프로젝트’ 마지막 워크숍이 지난 21일(수) 수원시정연구원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워크숍은 ‘함께 만드는 우리 놀이터’를 주제로 진행됐다.




최이명 연구원은 역사주거지 북촌과 대단위 재개발아파트 잠실의 동네 공간구조와 놀이행태를 연구·분석했다.


잠실의 경우, 아파트 지상에 차를 없앴음에도 불구하고 ‘주동배치→차량동선보행동선 및 오픈스페이스라는 전형적인 계획순서를 밟았기에 결과적으로 목적지와 방향성이 없는 보행자 소로들이 널려있는 형태가 됐다고 분석했다. 오픈스페이스의 양은 과잉될 정도로 많으나 이에 대한 체계는 부족하다는 진단이다. 이러한 공간에서 아이들은 놀이위계가 부족하다. 아파트 단지내 놀이터나 체육시설에서만 놀이를 즐기고, 대규모 공원은 자동차를 타고 가야하는 것이다.


그러나 북촌의 경우는 다르다. 따로 놀이터가 존재하지 않아 자칫 놀이공간이 부족한 듯 보이나 집 마당, 골목, 공터, 학교운동장, 문화시설 앞마당, 근린공원까지 기존 시설이 놀이공간이 되며, 훨씬 더 다양한 위계를 가진다는 것이다. 북촌은 공간이 부족하기에 오히려 사람이 모이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작은 커뮤니티와 연령혼합 놀이그룹이 많이 관찰되는 특성이 있다.


그렇다고해서 모든 아파트 놀이터계획이 체계적이지 못한 것은 아니다. 목동의 한 아파트의 경우, 지상주차공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행공간이 풍부하고, 차량으로부터 안전한 놀이공간을 확보했다. 가로와 오픈스페이스의 위계도 명확하다. 결국 어떤 것에 중점을 두고 계획하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최이명 연구원은 아이들의 놀이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동네공간구조로 △다양한 위계의 놀이공간이 형성될 수 있도록 계획해야 하며, △하나의 강력한 동네 중심 놀이공간과 이를 지원하는 가로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파트 단지내 관리차원에서 보행공간을 조금 덜 깔끔함을 용인할 수 있는 자세로 아이들이 살구따기나 낙엽쓸기 등 자연을 놀이로 즐길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아파트가 갖는 순기능을 갖는 놀이터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다. 그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아파트를 지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주원 수원시정연구원 도시디자인센터 전문연구원


이현선 전 안산시 좋은마을만들기 지원센터 사무국장


이어서 수원과 안산의 함께 만든 놀이터의 사례발표가 있었다. 수원과 안산의 프로그램 참여자 모두 “좋은 공무원, 확실한 예산, 좋은 디자이너, 좋은 시공사, 열혈 주민과 어린이들이 모인다면 좋은 놀이터를 만들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수원의 ‘꿈꾸는 놀이터’의 경우, 지자체와 수원시정연구원, 놀이터 사용자인 어린이가 함께 놀이터 계획에 참여했다. 수원시정연구원은 초등학생 15~20명을 대상으로 직접 놀이터 현장조사를 하고, 공간을 상상하며, 이를 직접 디자인 및 모형으로 구현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은 놀이터의 형태보다는 활동위주의 공간을 선호하는 특성을 보였으며, 아이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된 놀이터는 현재 시공중에 있다.


안산시좋은마을만들기지원센터에서는 ‘공동체 활동거점으로서의 놀이터’에 초점을 맞추어 2010년부터 마을디자인대학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놀이터 사업을 실시해왔다. 지자체에서 지원되는 적은 예산으로 놀이터 주변 환경개선을 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는 지역주민들이 계획 및 시공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지역 놀이터을 돌아가면서 ‘놀이터가 살아있다’라는 행사를 자체적으로 운영하기도 한다.


이현선 전 안산시 좋은마을만들기 지원센터 사무국장은 “마을만들기 추진위원회는 주민이 주도성을 잃지 않은 상태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민을 관심자에서 참여자로 바꾸는 학습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다른기사 보기
jj870904@nate.com

네티즌 공감 (0)

의견쓰기

가장많이본뉴스최근주요뉴스

  • 전체
  • 종합일반
  • 동정일정
  • 교육문화예술

인기통합정보

  • 기획연재
  • 설계공모프로젝트
  • 인터뷰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