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3인3색 가을꽃축제, 안인숙·조병상·권혁문 [라펜트 조경뉴스]

[인터뷰] 3인3색 가을꽃축제, 안인숙·조병상·권혁문

2016 고양 가을꽃축제의 주역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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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하면 봄을 떠올리지만 가을꽃도 아름답기로는 만만치 않다.

꽃과 호수의 도시 고양시 호수공원에서도 가을꽃들이 가득 피었다. 지난 3일 폐막한 ‘2016 가을꽃축제’는 관람객들에게 인기였다. 축제의 현장을 꽃으로 수놓은 3인의 작가를 만나 뒷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안인숙 (주)안스그린월드 대표

작품디자인 콘셉트는?

2016 고양가을꽃축제 실내관은 ‘동화 속으로 떠나는 꽃여행’이라는 주제를 통해 꽃과 예술, 이야기와 놀이가 있는 정원을 연출했습니다. 실내연출관에서는 어린 시절 읽고 꿈꿨던 동화 속 이야기와 재미있는 상상이 가득한 꽃의 예술공간을 조성해 감성과 공감이 있는 키즈플라워테마존으로 꾸며졌습니다.

전시장 입구에는 팔랑팔랑 꽃나비가 꽃의 동화나라로 안내하는 듯한 ‘나비아트월’이 있고, 꽃과 과일로 둘러싸인 ‘어린이꿈나무’는 어린이들의 푸르른 꿈을 먹고 모험의 세계로 이끌어줍니다. 동화나라에 사는 소녀 ‘웬디의 방’은 꽃으로 가득합니다.

정글 숲 한가운데를 지나가는 듯한 ‘정글대모험’, 위풍당당하게 드넓은 바다를 헤쳐 나가는 ‘플라워해적선’, 꽃 요정이 착한 어린이의 소원을 이루어주는 ‘행복터널’, 거대한 체스말과 함께 체스대결을 할 수 있는 ‘체스정원’, 예쁜 여왕이 기다리고 있는 ‘꽃의 궁전’까지 동화세계를 꽃과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작업과정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실내 화훼 공간이라 꽃이 주요 소재였지만 역시나 아이들을 위한 메인 공간이라 아이들이 좋아하고, 즐거워할 수 있는 동화 속 캐릭터 등을 꽃과 함께 연출했습니다. 특히 어린 소녀들이 감수성은 물론 어른들의 미적 감각도 만족시킬 수 있는 화훼 작품을 요소요소에 연출하여,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가을꽃축제’인 만큼 추천하고 싶은 가을꽃이 있다면?

가을하면 국화가 만발하는 시기이지만 새롭게 꾸며지는 실내관이라 평소에 보지 못했던 꽃을 연출했습니다. 특히 이번 키즈플라워테마존에는 ‘나는 당신의 포로’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는 ‘부바르디아’가 인기가 좋았는데요. 별 모양의 네 잎으로 만들어져 있어 귀여운 느낌도 나면서 단아한 느낌까지 드는 예쁜 꽃입니다.

조경인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조경의 분야가 어찌 보면 매우 와일드하고 광범위하지만 금번 고양가을꽃축제의 실내관처럼 섬세하면서도 다양한 기법을 필요로 하는 사업이 많이 있습니다. 물론 모든 조경회사가 손쉽게 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니지만 조경뿐만 아니라 화훼, 공간장식 등 연계성 있는 업무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이루어진다면 보다 더 다양한 곳에서 조경인들의 역량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조병상 (주)일진글로벌 대표

행사장을 찾은 조병상 대표 가족

작품에 대한 콘셉트소개 부탁드립니다.

콘셉트는 ‘가을체육대회’입니다. 남녀노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주제이지요. 다 같이 즐겁게 놀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이번 작품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아이들이 가을체육대회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며 자신의 유년시절의 가을운동회를 되새겨봅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던 공굴리기와 박 터트리기. 체육대회의 꽃인 점심시간과 달콤한 솜사탕은 설레는 마음을 달콤하게 녹아냅니다. 가을운동회는 우리가 보낸 시간에 대한 추억이며 그 시절 청춘을 보낸, 그리고 지금의 청춘들에게 보내는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입니다.

작업 시 에피소드가 있다면?

처음에는 7080세대를 겨냥한 ‘가을운동회’ 콘셉트로 추진했지만 어린아이도 공감할 수 있도록 변경, 지금의 체육대회 형태로 조성됐습니다. 표현하고자 했던 콘셉트와 달라져 표현이 잘 안된 것 같아 조금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밖에도 국화나무를 풍성하게 만드는 방법을 찾느라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사방에서 국화를 볼 수 있도록 전시하는 것이 힘들었지만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끝에 좋은 결과물을 얻게 되어 큰 보람을 느끼는 바입니다.

가을에 추천할만한 꽃이 있다면?

청보랏빛의 아스타, 붉은 잎이 매력적인 포인세티아와 꿀을 빨아먹었던 샐비어(사루비아)가 있습니다. 가을바람에 흩날리는 억새의 모습도 빼놓을 수 없는 장관입니다. 가을하면 국화이기에 국화를 소개시켜 드리겠습니다. 굉장히 많은 종류가 있는데 꽃이 작지만 많은 꽃을 볼 수 있는 소국, 국화나무를 풍성하게 장식한 가든멈, 화려한 국화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입국, 다륜대작, 조형작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조경인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조경은 자연을 이용한 또 하나의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경인들의 노력에 비해 범위는 한없이 좁은 것 같아 늘 아쉬움이 남습니다. 많은 조경인들이 시대에 앞서나가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인재들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조경인들의 감성을 담은 예술을 더 많이 보고 싶습니다. 많은 박람회와 전시회 등을 함께하는 좋은 동료가 되어 한국조경이 글로벌하게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권혁문 가든디자인 뜰 대표

작품소개 부탁드립니다.

제주도에는 초지가든이라 불리는 메도우(Medow) 가든이 환상적입니다. 그러나 수도권에서는 좀처럼 메도우 가든을 볼 수가 없지요. 가을축제는 억새밭, 메밀밭 등이 유명합니다. 은은하면서 흐드러지는 느낌을 자연 속에서는 찾을 수 있지만 정원과 화단을 만들 때는 자수화단으로만 수놓죠. 정형화된 자수화단이 많은 고양꽃박람회에 이와 같은 정원을 선사하고 싶었습니다.

가을하면 국화가 떠오르지만 같은 국화과여도 구절초, 쑥부쟁이 등 야생화만의 매력, 자연스러움이 있습니다. 또한 이번 정원에는 ‘핑크뮬리(분홍쥐꼬리새)’를 사용했습니다. 벼과 식물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분들도 핑크뮬리를 보면 그 거부감이 사라집니다. 핑크뮬리 덕분에 정원은 몽환적인 느낌입니다. 바람이 불 때 수크령과 억새들이 흔들리면서 가을의 정취를 풍깁니다. 시간이 지나면 골드피라밋이 키를 올려서 보다 화려한 모습을 뽐내고, 10월 말 되면 핑크뮬리 앞의 무늬억새의 이삭이 터 수벽느낌이 나지요.

식재에 있어 특히 색채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색감이 은은하게 조성했습니다. 메인은 핑크로 하면서 블루와 골드, 화이트가 강약조절을 하고 있습니다. 빛을 받으면 분홍이 살지만 그늘이 지면 또 다른 색을 볼 수 있습니다.

호수공원에 좋은 나무가 많습니다. 가운데 있는 포인트 목은 기존에 방치되어 있던 화살나무를 옮겨 심은 것입니다. 첫 서리가 내릴쯤이면 화살나무에 빨갛게 단풍이 들고, 뮬리가 분홍으로 잡아주면 ‘레드가든’으로 재탄생할 것입니다.

작업과정 중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일산 호수공원 내에는 쉼터가 부족합니다. 존치되는 정원인 만큼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기에 좋은 곳으로 조성하고 싶었습니다.

조성된 벤치는 평상 같기도 하고 기존 벤치보다 깊이도 깊습니다. 옆 사람의 방해받기 싫을 때를 위해 세 섹션으로 구분을 했습니다. 왼쪽 부분은 아이의 재롱을 보거나 음식도 먹는 모습, 중간부분은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상상하며 조성했습니다. 오른쪽은 연인을 생각하며 정원에 마운드를 주어 위요공간으로 조성해 아늑한 느낌이 듭니다. 벤치주변은 향이 있는 식물들을 배치하기도 했습니다.

데크의 맑은 색을 위해 천연하드우드를 사용하고 투명오일스테인으로 마감했습니다. 목재패턴과 방향도 하나하나 다 고려했지요. 겨울 눈꽃축제 기간에는 하부의 턱에서 조명이 나올 것입니다. 정원은 굳이 낮에만 즐기는 것이 아니니까요. 11월초에 튤립 구근식재를 하면 내년봄에는 튤립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가을꽃축제’인 만큼 추천하고 싶은 가을꽃이 있다면?

도심에 그라스 종류가 많이 들어와야 딱딱한 건물을 부드러움으로 중화시켜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핑크뮬리’는 지난해 샘플로 몇 본이 나왔습니다. 핑크뮬리를 생산하시는 분이 중부권에서 생산을 하셨기에 중부지방에서도 월동이 된다는 소식을 듣고 이번 정원에 핑크뮬리를 사용했지요. 몽환적이고 부드러운 느낌 탓인지 많은 여성분들이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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