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가을이 깃든 일본의 정원 - 8

강호철 교수의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100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16-12-11
강호철 교수의 경관일기 일본편,
교토의 황실정원 ‘교토교엔과 교토고쇼’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도쿄에서는 주말도 없이 이곳저곳을 살피는 강행군이었지요. 자주 찾는 곳이지만 시간에 쫓기며 항상 아쉽게 떠나오는 게 버릇처럼 된지 오래랍니다. 이번 도쿄답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오늘은 교토로 떠나는 날입니다. 항상 신칸센 열차를 이용합니다. 평일이라 값비싼 좌석을 예약하지 않고 일반석을 이용하지요. 열차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답니다.

교토역에 도착하면 트렁크를 보관함에 넣어두고 교토교엔으로 가서 황실정원 3곳에 대한 예약을 계획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많은 보관시설이 만원상태. 어쩔 수 없이 5일간 머물게 될 숙소로 향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오전에는 객실 체크인이 곤란한데, 다행스럽게 단골이라 편의를 제공받았지요. 짐만 올려놓고 곧장 황궁 예약을 위하여 교토교엔으로 달려갔습니다.











황궁(교토 교엔)의 북쪽 끝, 즉 길 건너 맞은편에 도시샤(동지사)대학이 있습니다. 이 대학에는 정지용과 윤동주 시인의 시비가 있지요. 그래서 그곳부터 다녀오게 되었답니다. 젊음이 넘치는 자유분방한 캠퍼스에 두 분의 시비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공간은 비록 좁지만, 외국인 동문의 시비를 자랑스럽게 건립함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1875년 개교한 도시샤대학은 일본의 명문 사립종합대학으로 학생수가 2만5천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교토에 있는 황실정원 3개소(센토고쇼, 가쓰라리큐, 슈가쿠인리큐)를 관람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예약이 필요합니다. 그곳이 직사각형의 교토교엔 북측코너에 위치합니다. 사진은 예약사무실이 있는 건물의 1층 중정의 모습입니다.





예약사무실 로비에서 기념촬영. 필자는 이곳을 그동안 다섯 차례 이상 이용하였습니다. 이러한 협조와 과정을 거치며 만들어진 책이 지난해 출간된 ‘교토의 정원’이지요. 그래서 한국어 예약담당 직원(무라카미 미사토, 가운데)에게 한권을 선물하였습니다. 왼쪽은 나의 아내이자 스텝 겸 가이드 박경선.

황궁이라 주인인 천황내외도 가끔씩 찾나 봅니다.









황궁(교토쿄엔)은 직사가형 부지로 매우 넓습니다. 규모는 작지만 꼭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같이 느껴지는 도심 녹색지대이지요.

이곳에 황실정원인 ‘센토고쇼’와 최근 들어 예약 없이 일반에 제한적으로 개방하게 된 ‘교토고쇼’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교토는 동경과는 달리 도시주변이 야산으로 에워싸여 있지요. 그래도 도심에 위치한 교토교엔은 도시녹지로서의 상징적 의미는 물론, 실질적인 도시공원의 역할도 충분히 수행하고 있는 셈입니다.



지난 봄날 그렇게 화사하게 뽐내던 겹벚나무. 부귀와 영화는 잠시라는 인생사와 비슷한 듯 합니다.



연못에 놓인 다리가 주변의 자연과 어우러집니다.



연못에서 뱃놀이하는 이들을 위한 그늘시설.











광활한 도심녹지(교토교엔)에는 시민들의 여가를 위한 체육시설과 어린이놀이터, 잔디광장, 레스토랑, 산책로, 벤치 등 휴게시설 등 각종 기능공간과 시설들이 자리하고 있어 누구나 즐겨 찾는 편안한 휴식처입니다.



최근 일반인에 제한적 개방을 하게 된 교토교엔의 담장. 예약을 하지 않아도 부분적 통제 하에 입장이 가능합니다.

사진기록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빛과 그림자를 읽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담장의 사진에서 빛의 속성이 잘 나타나고 있지요. 기록사진의 경우 ‘어떤 메시지를 담아 전달할 것인가’라는 이미지에 대한 주제가 중요합니다.



교토교엔의 도시숲에는 유소년에 해당하는 어린나무부터 몇 백 살이 되는 노거수까지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이곳은 시민들의 여가공간으로 개방된 처지라 숲이 답압의 피해를 많이 받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현재 치료를 받는 노거수들, 태풍이나 다른 피해로 쓰러지거나 고사된 수목들도 목격됩니다. 교목상태의 벚나무가 뿌리의 일부를 드러낸 채 바닥에 드러누웠음에도 고사하지 않고 생존을 이어가고 있는 진귀한 모습입니다. 이미 6~7년 이전부터 유심히 살피고 있습니다.















답압에 의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여러 형태의 녹지보호책을 설치.



녹지보호와 보행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생울타리. 내음성과 맹아력이 유달리 강인한 종가시나무.











소나무는 일본의 정원에서 가장 비중 있고 소중하게 이용되는 소재입니다. 황실정원에서도 예외는 아니지요. 계절에 관계없이 정원사들의 정성스런 손길이 닿고 있습니다.







황실의 본전. 차가운 겨울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유자나무 월동시설.







일본 건축의 특성을 두루 간직하고 있다는 황실입니다.



배경이 되는 상록수인 소나무와 밝은 색상의 벚꽃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식재수법입니다.



궁의 내부에서는 딱딱하게 느껴지는 담장을 최대한 가리는 식재를 합니다.









예전에는 예약을 하고 입장하여도 제한된 시간 내에 답사를 마쳐야하므로 여유롭게 살펴보고 기록하기란 실로 어려웠습니다. 이제는 별다른 통제가 없어 자유롭게 머물며 감상하여도 무방합니다.















마침 날씨가 청명하여 수 십장의 사진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찍고, 또  찍어도 자꾸 카메라에 손이 갑니다.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된 숲속의 산책로.



규모는 작지만 깜찍한 모습의 정원의 아치형 돌다리.



연못가의 석가산.







정원요소 하나하나가 최고의 품질을 갖춘 듯 합니다.















교토고쇼를 모처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개방된 이후 처음입니다. 언제라도 교토교엔(경도어소)을 찾게 된다면 예약 없이 입장할 수 있는 이곳을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황실정원 나머지 세 곳을 예약 신청했으나, 가쓰라리큐(계리궁)는 실패. 그리고 센토고쇼(선동어소)는 한 장 밖에 없었습니다. 최근 중국 관광객들이 이곳을 많이 찾는 관계로 입장권이 빨리 매진된다고 합니다.

내일은 교토외곽에 위치한 아라시야마로 갑니다.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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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fen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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