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찬일 엔지니어링 활동주체 조경부 대표자 협의회 회장

″조경이라는 큰 영역 속에 다양한 전문분야로 세분화 해야″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7-02-05
2017년 조경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오래 전부터 논의되어오던 조경연합회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라펜트는 새로운 도약을 위해 각오를 다지는 조경 단체들의 수장을 만나 올해의 역점사업과 가칭 ‘사단법인 대한환경조경단체 총연합’에 대해 들어보기로 했다.

박찬일 엔지니어링 활동주체 조경부 대표자 협의회 회장은 조경이 어려움에 처한 원인을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개념에서 오는 학문적 깊이의 부재와 기술의 미약함에서 찾고 있다. 그는 조경이라는 큰 영역 속에 다양한 전문분야로 세분화하고 실질적·실용적 교육을 해야 하고 실무에서도 각자가 자기 전공을 세심하게 숙련시켜야 된다”고 말한다.


아울러 “인류의 미래에 가장 각광 받을 분야는 관광, 문화, 생태, 경관, 레저 분야로, 조경이야 말로 인류 미래의 상당부분을 책임져야 할 창조기술분야”라고 강조한다. 

박찬일 엔지니어링 활동주체 조경부 대표자 협의회 회장

2017년이 밝았습니다.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조경인들에게 신년인사 부탁드리겠습니다.

정유년 새해를 맞이하여 조경인 여러분의 가정과 직장에서 소망하시는 일들이 모두 이루어지길 기원 드립니다. 특히, 올해는 우리 조경계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난제들이 원활하게 해결되어 희망적이고 좋은 소식들을 많이 들을 수 있는 조경발전 희년이 되었으면 합니다.

더불어 우리 선배님들이나 후배님들께서 자긍심을 느끼면서 이 분야에 열과 성을 다하여 일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엔지니어링 활동주체 조경부서 대표자 협의회의 조직구성과 활동내용은?

엔지니어링 활동주체 조경부서 대표자 협의회(약칭 엔조협)는 2002년 설립된 건설엔지니어링사에 소속되어 있는 조경분야 부서장들의 단체로서 조경엔지니어링 분야에 관해 필요한 지식과 기술에 관한 정보를 교류하고, 회원 상호간의 친목을 도모하며, 조경분야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조직된 친목 협의체입니다. 현재 약 30여명의 회원사 부서장(종합 엔지니어링업체 중 조경부문에 등록하고, 조경전문인이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조경부서의 대표자로 한정)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실질적으로 엔지니어링 조경부서에 근무하는 조경인들의 단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초대 회장이신 권오준 님을 비롯한 7분의 고문이 계시고 회장, 부회장 2인(경호엔지니어링 이왕섭 전무, 케이지엔지니어링 이주민 전무), 총무(동명기술공단 김종국전무)로 구성되어 있으며, 저는 회장을 맡은지 2년차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협의회 창립15주년이 되는 해 이기도 하여 이를 기념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작은 행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주요 활동으로는 2007년과 2014년 두 차례 국토계획 품셈 중 조경 및 관광레저계획 분야 개정 작업을 진행하였고, 곽노엽 고문의 주관으로 여러 회원사 집필진이 힘을 모아 『관광 및 여가 공간 계획』(2014년)을 출간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매년 조경사회 주관 기술세미나에 참여하여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이슈 되는 현안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회원 상호간의 친목도모와 정보교류를 위하여 춘·추계 체력단련 모임을 정기적으로 갖고 있습니다.


올 한해 역점 사업은?

우선, 엔조협은 이익단체가 아니라 회원 상호간 친목을 도모하고자 하는 목적이 더 크기 때문에 거창한 신년계획은 없습니다. 그러나 앞서 말씀드렸듯이 협의회 창립15주년을 맞이하여 집행부에서는 기억에 남을만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협의회 활동이 다소 소홀한 면이 있었습니다만 이번 계기로 새로운 활동계획도 수립하고 협의회 발족 초기의 모습처럼 적극적인 활동을 다시금 마련해 보고자합니다.

또한, 한국조경사회나 새로 발족된 (사)대한환경조경단제총연합회(가칭)에도 우리 협의회가 담당해야할 기술적 부문에 대해 적극적인 참여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엔지니어링 소속 조경부서에서는 정부 및 지자체 공사 등 에서 발주하는 조경관련 계획이나 설계업무에 실질적으로 많이 참여하여 수행하고 있으며 해마다 그 규모나 업무영역이 크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우리 엔지니어링 조경부서가 조경학과 졸업생들의 선호직종 중 하나이기도 하여 조경 계획 및 설계 업역의 확장 및 기준을 아무래도 우리 협의회에서 가늠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도 듭니다. 조경업의 업역 확대와 수행 Process에 대해 회원들 간의 중지를 모아 업무편람 발간 등 방법을 모색해 보겠습니다. 또한 매년 시행하고 있는 춘·추계 체력 단련행사도 예정대로 준비 하고 있습니다.

종합 엔지니어링사에 소속되어 있다 보니 각 사별로 처지와 형편이 달라서 여러 가지 합치되지 못하는 부분도 있습니다만,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사업을 추진하고 수행하는 능력은 놀랄 만큼 띄어난 역량을 보입니다. 아무래도 평소 그런 일들을 많이 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사)대한환경조경단제총연합(가칭)의 청사진이 그려졌다. 이 연합체의 역할과 비전은?

(사)대한환경조경단제총연합회 발족은 그동안 조경분야가 양적 확대를 도모하는 과정에서 여러 단체들이 구성되었고 서로 활동 반경이 겹치기도 하지만, 목적하는 바가 서로 다르기도 하여 구심점 역할의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요구되어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들어 조경업계가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타 분야로부터 조금씩 잠식당하여 오는 위기 상황을 맞게 되면서 이제는 우리 스스로 구심력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영역확대와 업역을 보장 받아야 되지 않겠는가 하는 우리 모두의 절박함이 담겨 있다고 봅니다.

총연합회의 큰 틀은 지난번 여러 단체장들이 모여 어느 정도 정리되었다고 생각하며, 우선 제1기 총 연합회는 이러한 일만 할 것이라는 명확한 목표 설정에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대선공약처럼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는 식은 힘을 모으고 추진하기에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구체적인 Action Plan을 수립해야 할 때에는 여러 가지 시간적 재정적 부담이 생길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아주 구체적이고 세심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원칙적으로는 조경이라는 빅텐트 속에 각각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이번이야 말로 조경업계 전체가 힘을 모아서 소기의 목적을 반드시 이루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 조경관련 단체를 보면 여러 사업목적을 가진 채 각자의 역할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익단체도 있고 저희 같은 친목단체도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봉사단체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규모 측면에서는 수백명 회원을 보유한 대규모 단체에서 부터 소수가 모여 있는 작은 단체까지 있습니다. 따라서 각자의 형편은 고려하되 총론에 있어서는 같은 명분과 대의를 공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한국사회에서 한 사람의 국회의원이나 정책 결정자의 생각과 의견은 영향력이 매우 큽니다. 정부기관과 지자체는 말 할 것도 없고 어떤 연구소나 민간 기업체까지도 정부의 입김에 자유로울 수는 없는 실정입니다. 그동안 우리 분야는 이러한 것에 상당히 취약했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조하면서 민복을 위한 창의적 정책 제안을 끊임없이 연구하며 제안해야 할 것입니다. 조경학회에서도 9시 뉴스에 나올 만한 이슈들을 계속 발표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조경관련 연구를 타 분야에서 발표한 사례가 많았지 않았습니까? 조경 분야 생존을 위해서라도 이일은 게을리 하면 안 될 것입니다.


현재 조경이 당면한 어려움과 이를 타개할 방안은?

조경분야 자체를 두고 보면 매우 넓은 의미의 포괄적 개념을 담고 있는 실용학문이면서 숙련 기술자들이 다루어야 되는 분야입니다. 현재 조경 분야의 어려움은 여러 가지 복합적 요인으로 인한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는데 무엇보다도 학문적 깊이의 부재와 숙련된 기술의 미약함에서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동안 우리 분야는 피상적 외형주의, 형식주의에 빠져 내실을 다져가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조경 전문가가 감당할 분야가 너무나 광범위하고 많기 때문에 어느 한 분야에도 깊이 있게 연구해 보지 못하고, 숙련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탓도 있지요. 어떻게 하다 보니 시대의 요구에 우리 분야가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엔지니어링 분야에서도 우리 조경업무를 수행하려고 하면 이웃하는 도시계획 업무보다 기본적으로 더 많은 개발법을 알고 디테일하게 해석할 수 있어야 현실에서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어설프게 알아서는 조경계획업무에서 한 가지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 할 때가 많습니다. 결정적인 순간 Project가 도시계획팀에게 넘어가 버린다면 조경부서의 존재는 사라지고 마는 것이죠. 시·군 공원녹지과나 문화관광과 소속 담당자도 개발법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그러다 보니 도시과 직원이 실질적 용역감독이 되어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어쨌든 우리나라에서는 현실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조경이라는 큰 영역 속에 다양한 전문분야로 세분화하고 실질적 교육과 실용적 교육을 해야 하고 실무에서도 각자가 자기 전공을 세심하게 숙련시켜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방대하게 팽창되어 있는 조경분야를 우리가 할 수 있는 분야와 버려야 할 분야를 구분하여 과감하게 정리하고 집적시키는 작업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학문적으로나 실무영역에서나 자본주의 시장경제논리에 맞는 경쟁구도에서 타 분야와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치열하게 싸우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할 때라고 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각자의 기술력을 확보 하는데 우선하고 각 단체나 협회에서는 실리와 실용적으로 더 깊이 있는 대응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많은 비용을 들여 우리끼리 만나서 즐기고, 형식에 치우친 발표 등 소득 없는 행사들은 작금의 현실 속에서는 사치로 보여집니다.


상황과 환경에 맞게 다양한 리더십이 요구되는데, 현재 조경계에는 어떠한 리더십이 요구된다고 생각하는지?

그동안 유능하신 많은 분들께서 조경계를 이끌어 오셨습니다. 조경이 시대적 필요에 의해서 태동 하였지만 지금은 고도의 전문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 분야로 전략되어 누구나 여유 있는 사람이면 진입하여 이 분야 일을 해 오고 있습니다. 과거 영어 선생님이 무척 열악한 영어교육 환경 속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시대가 있었듯이 우리의 선배 리더들께서도 묵묵히 소임을 다 해오셨습니다. 그분들의 노력과 희생을 잊지 말아야겠지요. 이제는 사회 전반이 고도의 전문가 시대로 접어든 만큼 우리분야도 타 분야나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극히 전문적인 분야로 자리매김해야 될 것입니다. 이것은 한 사람의 능력에 의해서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인류의 미래에 가장 각광 받을 분야가 관광, 문화, 생태, 경관, 레저 분야라고 생각 합니다. 머지않아 핵융합 기술이 크게 발전하면 인류가 곧 에너지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로워질 시대가 도래할 것입니다. 더불어 인간은 기술 문화로부터 자유로움을 찾으려고 할 것이며, 많은 여유시간을 자연과 함께 여유로운 삶을 보내고자 할 것입니다. 그런 인류의 미래를 생각해 본다면 조경 분야야 말로 인류 미래의 상당부분을 책임져야 할 창조기술분야가 아니겠습니까?

그런 미래에 대비함과 동시에 작금에 필요한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 도시인의 정신치유문제, 사회복지차원에서의 조경의 역할, 지진 폭우 등 재난으로부터 대응책 등 사회적 이슈가 되는 여러 가지 문제를 상상력을 동원하여 정책제안을 할 수 있는 창조적 리더쉽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올 한해 조경계를 이끌어나갈 리더로서 포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전국에 조경관련학과가 있는 대학교가 45개교 이상이며, 종사하시는 전임교원도 150명이 넘습니다. 재학생 수도 엄청나게 많아졌습니다. 그러나 우리 내부를 들여다보면 취약하기 그지없습니다. 산업현장에서의 조경업은 타 분야 눈치 보며 겨우 숨 쉬는 정도가 되었습니다. 조경계는 외부에 보여 지는 것처럼 그렇게 거창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습니다. 그 많은 TV 토론회에 조경 전공자가 출연하여 사회적 이슈를 던지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집단적 지적 한계를 드러낸 것이 아닌가 합니다. 변죽만 끓이고 실질이 없는 일을 그동안 수 없이 많이 해왔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는 좀 더 지혜로운 리더가 필요할 때이고, 그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입니다. 조경학과가 과거 가정학과처럼 대학생의 교양학정도로 전략되기 전에, 조경업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업무가 되기 전에 집단적으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때입니다. 개개인이 타 분야와 경쟁하여 이길 수 있는 기술력과 각자의 전공을 단단하게 다져야겠습니다. 엔조협에서도 총연합에서 하달한 소명을 충실하게 이행하겠습니다. 그리고 엔지니어링 조경분야에서도 앞서 말씀드린바 같이 조경계획 및 설계업무의 업역 확대와 수행 Process기준 등에 대해서 심도 있는 논의와 중지를 모아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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