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섬과 여름의 나라, 인도네시아 - 6

강호철 교수의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113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17-02-10
강호철 교수의 경관일기 인도네시아편,
때 묻지 않은 열대휴양지, 롬복 - 1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곧게 자라며 숲을 이룬 야자수는 바다와 어우러지며 남국의 정취를 자아냅니다.







우리가족이 6일 동안 머물게 될 숙소에 도착. Senggigi에 위치한 아담한 규모의 리조트로 바다를 끼고 있습니다.

입구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예사롭지 않습니다. 소담스럽게 가꾸어진 정원과 환경조각들이 조화를 이루며 눈길을 사로잡네요.

아내가 체크인 수속을 하는 사이 이곳저곳을 서둘러 살펴봅니다. 답사에는 이러한 짧은 시간이 맛깔나지요. 안주가 나오기 이전에 맛보는 짜릿한 한 잔의 술과 같습니다.

정원과 조각전시장, 미술관을 함께 운영하는 곳으로 느껴진다. 즉, 테마가 복합적이고 애매한 성격의 리조트로 이해하면 좋겠다. 품격 높은 시설로 손색이 없고 만족스런 곳이다.

가격에 비하여 너무 좋은 선택입니다. 항상 노골적 표현은 못하지만 오늘도 스텝에게 고마움을 잠시 느낍니다.





객실로 통하는 골목. 길은 좁지만 깔끔한 포장과 녹색의 나무들이 조화를 이루며 정겹습니다.











리조트라기보다 조각품을 잘 활용한 정원 뮤지엄의 분위기. 리조트에는 정원속의 작은 도서관과 갤러리를 별도로 갖추고 있습니다.









이틀간 머문 숙소는 2층입니다. 저녁잠은 풀벌레가 재워주고, 고요한 아침은 새들이 깨워줍니다. 눈을 뜨면 창밖으로 화사한 열대의 꽃들이 가득합니다. 우둔한 필자이지만, 천국이 따로 없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모기장을 걷고 베란다 창을 열면 밤사이 내린 소낙비에 씻기고 아침 이슬에 젖은 청초한 향기가 형언할 수 없는 매혹으로 스며듭니다.









식물원과 정원 조각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리조트. 이곳의 기후와 환경여건은 우리나라의 대형 온실로 보면될 것입니다. 싱싱한 자태를 뽐내는 온갖 관엽식물과 꽃으로 가득한 관상온실 분위가 이곳 리조트의 뜰인 셈이지요.





잔디밭 정면의 건물이 독서실. 아늑한 느낌을 주는 작은 잔디밭에서는 가끔씩 요가 강습이 진행됩니다. 정갈하고 상쾌한 뜰의 느낌이나 분위기를 사진이나 저의 무딘 감각으로 전달하지 못함이 아쉽기만 합니다.



정원에는 불상 등 불교와 연관된 장식물이 의외로 많이 등장합니다. 필자에겐 전혀 부담이 없었지만, 종교적으로 불편을 느낄 수도 있을 듯 싶습니다.



리조트의 공용 Pool. 바다와 접해있습니다. 이곳도 고가의 독립된 Pool 빌라를 다수 보유하고 있습니다.







숙소에서 해안을 산책하다 보면 또 다른 콘셉트의 분위기를 달리하는 리조트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숙소가 더욱 매력적입니다.



풀장의 뒤는 숲과 정원으로 에워싼 리조트이고, 전면은 끝없이 펼쳐진 검푸른 수평선입니다.





목조로 마감된 리조트의 숙박동. 주변은 온통 열대의 숲으로 빼곡합니다. 그래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청량한 새소리와 곤충들의 합창을 즐길 수 있습니다.



방갈로형 풀 빌라의 대문. 대문을 캔버스로 그려진 깜찍한 그림이 인상적입니다. 문득 최근에 다녀온 진해의 정원 조성 현장이 떠오릅니다. 정원의 출입문을 미국에서 미술을 전공한 따님의 재능기부로 처리할 계획이라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마친 정원 계획과 시공을 총괄하는 책임자가 인연이 깊은 졸업생이라 카카오톡으로 즉시 보냅니다.











추운 겨울에 이런 곳에서 여유롭고 편안하게 지내보는 것도 매력적이겠지요. 그래서 겨울이 길고 추운 북유럽인들이 많이 찾는답니다.





고급리조트 사이에는 현지인들이 운영하는 간이식당과 카페가 있답니다. 허술하지만 정감 있는 느낌이지요. 대학원시절 강병기 교수님의 도시계획 수업시간이 잠시 스칩니다. 압구정동의 초고급아파트 단지에도 개구멍 형태의 간이 출입구가 필요하다는 말씀이었지요. 모두가 화려하고 완벽하게 통제된 분위기라면 비인간적이라는 요지의 강의내용이었습니다. 30년이 지난 지금에야 이해된답니다. 교육의 결과는 의외로 더디고 늦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신통하네요.







바다를 끼고 조성된 고급리조트들은 각기 개성 있는 환경조성을 통하여 서로 차별화를 시도합니다.





리조트의 잔디광장에서 진행되는 요가 지도 프로그램. 필자도 잠시 동참해 보았으나 생각보다 동작이 어려웠습니다.



















이곳에서는 해상놀이 외에도 다양한 옥외활동을 즐길 수 있습니다. 무척이나 여유로운 공간에 잘 다듬어진 옥외환경이 천국같이 펼쳐집니다. 분위기 넘치는 레스토랑과 카페도 매력적인 정원 속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리조트의 숙박동은 대부분 숲 속에 묻힌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거실에서 바다가 보이고 파도소리가 들립니다. 바다가 지척에 있습니다. 



자연과 예술은 서로 잘 어울립니다. 그림과 조각이 의외로 많은 이곳은 어딜 가나 눈이 외롭지 않지요.





다시 저의 보금자리로 돌아왔습니다. 내일부터는 승용차를 준비하여 본격적으로 롬복의 베일을 벗길 각오입니다. 때 묻지 않은 롬복의 숨결을 샅샅이 살피기 위하여 오늘은 다소 일찍 휴식하며 내일의 일정을 챙기고 다듬으며 일과를 마감합니다.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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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fen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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