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섬과 여름의 나라, 인도네시아 - 11

강호철 교수의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118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17-03-05
강호철 교수의 경관일기 인도네시아편,
예술과 신들의 섬, 지상의 파라다이스 발리 - 1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초행이라 서툴고 낮선 족자카르타와 롬복답사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찾은 곳이 발리입니다. 이미 10여 차례 이상 다녀간 익숙한 곳이라 꼭 고향에 온 편안한 기분이 듭니다. 아무래도 처음 방문하는 곳에서는 긴장이 되고 보이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발리가 의외로 포근하게 다가오는 것이겠지요.



발리에서는 주로 우붓이라는 지역에서 머뭅니다. 이곳은 해안을 낀 공항지역과 화산이 있는 고산지대의 중간쯤에 위치한 내륙으로 공항에서 1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거리입니다.







우리가족이 머무는 숙소는 언제나 변함없이 이곳입니다. 부정형으로 생긴 리조트는 경작지를 끼고 있어 한적한 농촌의 분위기가 돋보입니다. 값이 저렴하고 친절하며 편리하고 소박해서 단골이 되었습니다.



리조트 내 마사지 시설.



주변의 논이 정원이고 논두렁이 객실로 통하는 길입니다.



숙소가 들판 한가운데 있지만 정원에는 많은 식물들과 꽃으로 가득합니다.



규모가 있는 리조트 시설을 찾아 나섰습니다. 우붓에는 다양한 규모와 등급을 가진 리조트들이 즐비합니다. 정원의 품격도 각양각색이라 산책하며 둘러보기에 너무 좋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남을 의심하거나 경계하지 않습니다. 천성적으로 마음이 곱고 친절합니다. 가식적인 친절이나 웃음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필자는 이를 발리 최고의 관광자원으로 꼽고 싶습니다.



대나무로 조성된 생울타리. 부지 내 도로로 부터 시선을 차단하여 독립된 풀 빌라의 사생활을 보호해 줍니다.







대나무 수벽(생울타리)은 기능과 미를 충족시킵니다.





곳곳에 정성스럽게 가꾸어진 싱그러운 관엽 식물들이 매력 넘치는 식물원을 방불케 합니다.











발리는 세계인들이 즐겨 찾는 지구촌의 으뜸 휴양지입니다. 인기의 비법이 따뜻한 날씨에 녹색환경과 정원, 그리고 순박하고 착한 이곳 사람들의 심성이라 생각됩니다.



식물원 입구 같은 분위기의 리조트.



일상 생활 속에서 항상 신을 모시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는 발리. 어딜 가나 신과의 만남이 이루어집니다.







객실로 통하는 좁은 골목이 대나무와 종려죽의 수벽. 너무 멋진 분위기에 반해 걷고 또 걸어봅니다. 풀벌레와 매미소리가 운치를 더해줍니다.













리조트 메인빌딩의 옥상은 연못이자 전망대. 이곳에서 열대의 천연림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옥상은 연못이 있는 전망대이고, 아래층은 카페와 레스토랑입니다. 유리창도 없는 바깥은 온통 열대의 숲입니다.





본격적으로 리조트 내부를 둘러봅니다. 이용객의 사생활을 침범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대나무 수벽이 매력적이라 다시 살핍니다. 일본 교토 가쓰라리큐(계리궁)의 사례보다는 이곳이 정교합니다. 키가 큰 대나무 울타리 앞에 낮은 종려죽이 있으므로 시각적으로 단조롭지 않고 안정과 공간감을 더해줍니다.



양측의 수벽으로 인하여 도로가 산만하지 않고 위요된 느낌입니다.



정원의 식물들도 결코 단순한 기능만 부여한 게 아닙니다.







방갈로형 풀 빌라로 통하는 진입통로의 분위기가 각기 다른 특색을 지녔습니다. 딱딱한 구조벽은 덩굴성 녹색식물로 피복.





콘크리트 벽면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고 느낌입니다.





골목길의 여러 가지 분위기가 유혹합니다. 공간마다 세심한 관리 손길의 흔적이 읽혀집니다.





땀에 젖어 메인빌딩으로 복귀하여 맥주로 충전.







다소 비싸지만 그 맛은 흘린 땀과 분위기에 비례.



모든 계획과 계산은 스텝의 몫.



논가에 식재된 야자수. 높은 지하수위를 극복하기 위한 과감한 마운딩.







경작지와 정원의 경계가 없습니다. 전원적인 농촌의 환경을 피부로 느껴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배려된 콘셉트입니다.

















지상에 노출된 초가집은 모두가 단독빌라에 딸린 휴게공간입니다. 빌라의 숙소공간은 아래층에 자리합니다. 정자 쉼터처럼 보이는 이곳은 출입하면 곤란합니다.







리조트내의 논은 더 없이 정감 가고 매력적인 정원입니다. 철 따라 실제 농사를 짓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이곳은 자연과 정원이 우선합니다. 토목과 건축을 마치고 법적 준공기준에 맞추어 나무를 심고 조경을 하는 우리의 일상적 개념과는 판이합니다. 자연이 풍성한 정원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위적 시설을 조심스럽게 도입하는 처지로 보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리조트단지가 정원이나 식물원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지상에 노출된 전용 쉼터를 거쳐 독립빌라로 출입하게 됩니다.













온통 풍성한 녹색의 정원으로 보입니다.





식재수종이나 기법도 다양하고 세련되었네요.





리조트의 주 동선은 경작에 필요한 농로이자 걷고 싶은 산책로입니다.











누렇게 익어가는 벼가 풍요로운 가을을 느끼게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화분에 심겨진 관엽식물들이 많이 보입니다.







다듬고 잘 가꾸어진 논두렁과 언덕도 매력적인 경관요소.









사적인 공간은 철저하게 시선을 차단하여 사생활을 보호합니다. 아름다운 정원의 숲속 산책로가 발길을 유혹합니다.





어딜 가도 정성스럽게 관리됩니다.











옥상이 연못이자 전망대로 활용되는 메인빌딩.



건축물의 전면부는 벼가 재배되고 있는 계단식 논입니다.

저의 발리생활은 언제나 비슷합니다. 내륙에 위치한 우붓의 논가 허술한 숙소에 머물다 심심하면 주변의 리조트를 산책하는 것이 일과의 전부입니다. 때론 차를 타고 멀리 원정도 떠나지만 일정은 비슷한 셈입니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상 같지만 아직 지겹거나 답답하게 느껴본 적이 없으니 발리는 저의 체질이고 궁합이 맞는 곳으로 여겨집니다. 세상 어디보다 편안하고 매력적입니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카메라를 두고 무장 해제된 상태로 발리를 즐겨보는 새로운 스타일의 휴양모드 프로그램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상상처럼 과연 현실이 가능할까요?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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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fen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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