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녹화사업, ‘양묘와 임농복합경영’에 주목

‘아시아녹화기구’ 창립 3주년 기념행사 개최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7-04-13


한반도 녹화를 위한 민간주도형 국제협력기구인 아시아녹화기구가 창립 3주년을 맞아 지난 12일(수) 기념행사를 가졌다.

아시아녹화기구는 북한의 ‘산림복원10개년 계획’의 성공을 위한 국제협력으로 ‘한반도 녹화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의 치산녹화 경험과 북한의 임농복합 경험을 살려 양묘-조림-연료-식량을 체계적으로 연결시키는 통합적 계획으로, 북한 주민의 생활개선과 소득향상을 도모한다.

고건 아시아녹화기구 운영위원장(전 국무총리)는 “한반도 녹화계획의 일환으로 황해도 사리원에 농림형 양묘시설 확대를 위한 임농복합시범단지를 조성했으나 2016년 개성공단 폐쇄 이후 유엔안보리 제재와 더불어 경색된 남북 관계로 인해 사업이 잠시 중단됐다”며 “그러나 유엔기후변화협약의 일환으로 남북 공동으로 추진하는 아시아녹화기구의 추진 사업은 유엔안보리 제재와는 별개로 비군사적·비정치적이자 백두대간의 생태녹화를 완성하는 역사적인 사업이기 때문에 금년 하반기부터는 다시 사업이 재개되리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김동근 아시아녹화기구 상임대표(전 산림청장)는 “최근 김일성종합대학에 산림과학대학을 신설해 30여개의 과목을 개설했는데, 이는 산림황폐화의 심각성과 산림복구의 희망을 엿볼 수 있는 현실이다. 하루빨리 남북관계가 개선되어 우리가 논의하는 많은 방안들이 대북지원사업으로 실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창재 국립산림과학원 원장은 “국제적으로 산림녹화가 추세인데, 이를 수행하기 위한 원칙이 있다. 성공가능성과 지속성을 도모하는 지역주민의 참여, 산림생태계 기능, 지역주민들의 생활수준, 산림을 넘어 마을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복구다. 북산산림복구에도 이 원칙들이 적용돼야 할 것”이라며 당부했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북한 산림복원에 대한 연구와 노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아시아녹화기구에 감사드리며, 세미나를 통해 나온 의견들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노력하겠다”고 축사를 전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아시아녹화기구와 국립산림과학원이 2015년 4월 7일 과학원 내에 조성한 ‘북한산림수종 전시원’의 북한 적정 수종 묘목에 고형비료를 주며 가꿈으로써 한반도녹화계획의 추진에 대한 의지를 되새겼다. 전시원에는 북한 적정 수종 장백산소나무(미인송), 장성이깔나무(낙엽송), 수유나무(쉬나무), 잣나무, 스트로브잣나무, 비타민나무, 종비나무, 아까시나무 총 8종이 5주씩 식재되어 있다.


고건 아시아녹화기구 운영위원장(전 국무총리)


김동근 아시아녹화기구 상임대표(전 산림청장)


이창재 국립산림과학원 원장



‘북한산림수종 전시원’내 북한 적정 수종 묘목에 고형비료 주기 행사

한반도녹화를 위한 양묘 계획을 공유하기 위해 ‘임농복합경영을 활용한 북한 산림녹화 방안’을 주제로 열린 창립 3주년 세미나가 이어졌다.

박경석 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관에 의하면 북한 산림황폐지는 2008년 기준 284만ha로 전체 산림의 32%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산림 황폐는 자연재해를 유발하고 기후변화 적응력을 감소시키며, 야생동식물 서식지 파괴 및 산림생태계를 단절한다. 2차적으로 재해로 인한 인명·재산 피해와 식량·에너지 문제가 악화되고 있다.

2014년 주요 11지역 모니터링 분석 결과, 시장화 확산과 생활양식 변화로 인한 산림의존도 감소 등으로 산림황폐지 증가는 둔화추세이나 북한 경제 악화로 인한 자체 산림복구 부진으로 산림황폐정도는 심화가 우려된다.

김정은 정권은 2012년 4월 ‘국토관리에서의 혁명적 전환을 가져올 데에 대하여’ 발표를 토해 지금까지의 산림조성 실패를 인정하고 10년 내에 수림화를 달성하기 위한 당의 확고한 의지를 밝히며 ‘산림복구전투’를 지시했다.

북한이 추진하는 ‘산림건설총계획’은 2013년부터 2042년까지 30년 계획이며, 1차 추진중인 ‘임농복합경영방식의 산림복원 10개년 계획(2013~2022년)’은 식량생산 농촌연료공급용 연료림 80만ha, 혼농임업지 40만ha를 비롯해 약재, 버섯, 목축용 초지, 펄프 등 경제림 등 총 168만2천ha을 조림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산림복구전투를 위해 국토환경보호성에서는 조직 강화와 군중 동원식 전투를 추진하고 있다. 방송에서는 산림복구전투에 필요한 총포탄인 나무모 기르기(양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부직포 영양단지 성형기, 무동력 원형분무기 등 기술을 소개한다.

그러나 박경석 임업연구관은 “북한의 식량상황이나 연료소비 실태로 미루어봤을 때 산림화는 불가능하다고 예측된다”고 말했다. 2015/2016년 총 식량생산량은 542만 톤으로 2014년 대비 9% 감소로 추정되며, 주민 1인당 하루 식량 배급량도 목표치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료소비량도 전체 연료 중 석탄이 41%, 땔감이 24%를 차지하고 있으나 채탄조건 악화로 인한 생산량 정체와 외화벌이 수출로 민생용 연료가 부족한 실정이기에 석탄배급 중단으로 인가주변 산림의 무분별한 땔감 채취로 황폐화는 확대되고 있다. 결국 가정연료 개선 없이 산림복구는 밑 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것이다.

북한은 10개년 계획 달성을 위해 ‘양묘장 규모 확대’와 ‘임농복합경영’을 적극 도입·추진하고 있다. 특히 양묘장은 205개 시군에 20~60ha의 양묘장 구비를 목표로 한다. 그러나 양묘 실태는 생산성 향상의 한계에 봉착했다. 북한 산림경영소장은 양묘장 능력 저하 원인으로 ▲물질적 조건 부족(설비, 비료, 자재 등) ▲저품질 종자 이용 ▲양묘장토지퇴화(병해충, 토양건조 등) ▲자연재해를 꼽고 있다.

따라서 박경석 임업연구관은 통일을 대비해 남북 산림복구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남북 산림협력 과제로 ▲대북지원용 종자비축 및 묘목 준비 ▲양묘장 현대화 및 생산력 증대 ▲맞춤형 긴급 산림녹화 추진(인가 주변 토사붕괴 위험지, 농경지 매몰 우려지 등) ▲산사태 위험지역 긴급 사방사업(임진강 상류) ▲우량산림 보호를 위한 산림병해충 방제(피해극심지역 금강산, 백두산) ▲임농복합경영 성공모델 구축 및 확대 등을 들었다.



김관호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북한의 임농복합경영을 위한 관개시설 구축 방안’을 제시했다.

북한의 국토환경보호성은 경사지 개간에 의한 토양유실 방지를 위해 ‘임농복합경영사업’ 적극 도입·추진하고 있다.

김관호 책임연구원은 “임농복합경영에 있어 관개시설이 중요하다”며 경사도에 따른 관개시설 적용방안과 지속가능한 에너지인 태양광, 풍력 등으로 이용하는 것을 제안했다.

준평탄지(경사도 2~7°)의 경우 동력이 요구되는 고랑관개나 살수관개를 도입해도 경제성이 있으며, 수원은 하천이나 지하수를 활용할 수 있다.

기복지(8~15°)와 경사지(16~30°)의 경우 급경사지에 관개효율이 높고 동력을 요구하지 않는 점적관개나 유공호스관개 등 집수방식을 도입하고, 수원은 계곡이나 빗물을 받아서 쓸 수 있는 팜폰드나 둠벙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김관호 책임연구원은 “임농복합경영은 북한이 직면한 산림녹화 및 식량난 해소에 기여할 수 있으며 나아가 북한주민의 소득증대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토론회에서 이운식 겨레의숲 사무처장은 북한이 규모 있게 규격화하는 것을 선호함에 따라 도별로 거점지역을 선정해서 양묘사업을 시작하는 ‘도단위 거점양묘장’을 전략으로 제시하고, “북한에 체류하면서 기술전수가 어려우니 여러 조건에 맞게 다양화하기보다는 사업을 최대한 단순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광호 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 교수는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춘 신기술 개발 적용을 이야기했으며, 임병수 (사)한국시설양묘협회 부회장은 북한 현지에 맞는 양묘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감사패 수여식이 진행됐다. 감사패는 한국서부발전과 사랑실은교통봉사대에게 수여됐다.

아시아녹화기구는 ▲제1회 한반도녹화 추진위원회 총회 개최 ▲남북한 산림협력을 위한 종자 교환·전달식 ▲남북협력기금 1차 사업지원 ▲‘평화통일 염원의 숲’ 조성(철원) ▲한반도녹화 전문가포럼 6회 개최 ▲국제심포지엄 ▲정책연구(임녹합복합경영, 기후변화 대응 남북경협방안, 산림소득자원 활용 남북산림협력 활성화 방안) ▲각종 캠페인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감사패_한국서부발전


감사패_사랑실은교통봉사대



사진출처_아시아녹화기구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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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8709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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