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 진흥을 위한 ‘조경진흥기본계획’ 초안 공개

제1차 조경진흥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 개최
라펜트l신혜정 기자l기사입력2017-05-02

제1차 조경진흥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

조경 인식 개선과 시대적 흐름에 발맞춘 다양한 조경 서비스 제공을 위해 제정되는 조경진흥기본계획(안)의 초안이 공개됐다.

국토교통부 주최·건축도시공간연구소 주관으로 조경진흥기본계획(안)에 대한 관련 분야 전문가,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지난 28일 한국과학기술회관 중회의실에서 ‘조경진흥 기본계획 공청회’를 개최했다.

조경진흥기본계획은 2015년 1월 ‘조경진흥법’ 제정에 따라 수립 근거가 마련됐다. 국토교통부는 2016년 4월부터 조경진흥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며, 이번 공청회를 토대로 오는 5월 제1차 조경진흥기본계획을 수립·공고할 예정이다.

토론에서는 재원 확보에 대한 방안들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김철홍 도화엔지니어링 조경레저부 상무는 녹색복지 실현을 위해 국민들로부터 녹지세나 녹지기금을 걷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세대 당 5만원씩 걷는다면 연 5천억에서 1조억의 예산이 모이게 되는데, 이 예산으로 지자체에서 도시공원을 조성하거나 일정 부분만 보조를 해도 국토를 더 푸르게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 김현 단국대학교 교수는 "지자체가 자발적으로 세목을 만들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녹지세를 만드는 데 굉장히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며, "조경진흥기본계획에는 이런 현실적인 부분들을 짚고, 대책 방안을 세울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내년도 예산이 나올만한 기념공원, 소외지역 발굴 지원사업, 민간공원특례제도 등을 다시 한번 검토해야 하며, 민간시설 도입을 위해 해야 할 역할이나 민간시설 도입에 따른 부작용의 해소 방안들이 담겨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법 체계와 조직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진승범 이우환경디자인 대표는 "보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향후 5년 간의 재원 대책이 정리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조경과 관련된 법체계를 분화하고 체계적 정비를 통해 가칭 도시자연구역보존에 관한 개발부당금이나 도시공원특별회계 예산 등 재원대책마련을 세워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국토부나 정부조직에서 조경분야 활성화에 뒷받침 할 수 있는 체계적인 정비와 세부적인 내용이 기본계획에 확충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철홍 상무는 조경분야 현황을 상세히 파악하여 이를 근거로 조경진흥기본계획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의 공원녹지기본계획을 보면 9개 항목, 36가지의 소항목으로 상세하게 지침이 되어 있는데, 이는 전국적으로 공원녹지를 상세하게 실태조사한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김현 교수는 여러 측면에서 조경에 대한 구체적인 범위가 다뤄져야 하고, 타 분야 법과 연계하여 조경 분야에 시너지를 줄 수 있는 부분들이 재검토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지자체, 주민과 민간기업의 역할과 지원에 대해서도 기본계획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서울, 수원, 대구 등 여러 지역에서는 주민 주도의 공원 관리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조직적 측면에서 강조해야 할 부분이라는 것이다.

이밖에도 국민 인지 개선에 대해 체감도를 높일 수 있는 홍보전략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주민들이 도시공원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 않아 도시공원이 도시계획시설로 만들지지 않는다는 이유이다. 공원녹지에 대해 주민들이 관심 있어 하는 폭염, 미세먼지, 우울증과 같은 부분들이 얼마나 저감되는지 수치화 시키면 인식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승홍 한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좌장), 윤영관 대한전문건설협회 조경협의회 사무국장, 김철홍 도화엔지니어링 조경레저부 상무, 김현 단국대학교 녹지조경학과 교수, 진승범 이우환경디자인 대표

특히, 조경산업 진흥에만 국한될 것이 아니라 전문인력 양성과 자격제도에 대해서도 거론될 필요성이 제기됐다.

김철홍 상무는 조경기사가 기술고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합격률이 저조한 상황에 대해 조경진흥기본계획의 일환으로 국토부에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균 30-40% 합격률을 보이는 타분야 기사 자격증과 달리 조경기사의 합격률은 고작 5.7%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조경직책의 경쟁력에 대해서도 문제로 언급됐다. 융복합시대에서 조경이 산림, 생태, 관광, 환경 등 여러 분야로 많이 진출하고 있지만, 일부 부처 이기주의 때문에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예컨대 산림기사는 조경기사를 딸 수 있지만, 조경기사를 딴다고 해서 산림기사가 호환되지 않는 부분을 들었다. 이는 불이익의 문제를 떠나서 공정하지 못한 처사임을 분명하게 지적했다.

진승범 대표는 조경 공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기본계획에 담겨져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경산업이 활성화되어야 학생들도 취직이 잘 되고, 이로 인해 조경학과도 많이 생겨나 전문인력들을 양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패널은 가칭 국가지정조경진흥단지를 제안하기도 했다.

윤영관 대한전문건설협회 조경협의회 사무국장은 조경공사에 있어서 수목재료는 전체 공사비의 70% 정도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지만, 실질적으로 조경수목을 생산하거나 유통하거나 하는 부분에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나 혜택들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임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조경진흥시설이나 진흥단지를 지정하는 주체가 국토부로 일원화할 게 아니라 소규모 단지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이관할 수 있도록 법률개정이 필요하며, 각종 관련 법률 등에서 정하는 지원들이 조경진흥단지에도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생산과 유통, 첨단IT를 접목한 교육과 레저가 함께하는 새로운 개념의 복합공간인 가칭 국가지정조경진흥단지 모델을 제안했다. 

그가 제시한 가칭 국가지정조경진흥단지는 조경수 경매시장, 조경수 상설전시장, 조경수 해외수출단지, 조경문화체험장, 직업교육 또는 전문가 교육 프로그램 등이 운영되며, 조경레저공간으로써 조경에 대한 홍보까지도 이뤄질 수 있다. 

윤영관 사무국장은 “조경진흥단지는 조경뿐만 아니라 인접 분야와 첨단기술 분야, 이밖에 유통, 교육, 관광 등이 함께 어울러져 조경산업의 선진화를 유도하고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장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명준 국토교통부 녹색도시과 과장, 김용국 건축도시공간연구소 부연구위원

이날 조경진흥기본계획(안)이 공개됐다. 조경진흥기본계획(안)은 ‘건강한 삶, 품격있는 도시 경관, 지속가능한 국토 환경의 구현’을 비전으로 안정적인 조경 분야 기반조성과 국내 조경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한다.

정책과제로는 ▲조경에 대한 국민 인식 제고, ▲한국 조경 분야의 국제적 위상 제고, ▲조경 서비스의 양적 확충, ▲조경서비스의 질적 확충, ▲조경 산업의 기반 마련 및 산업 활성화, ▲조경 교육체계 구축 등이 제시됐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조경진흥기반 구축을 위해 조경진흥시설 및 조경진흥단지, 조경지원센터를 지정·운영한다. 이밖에도 우수 조경시설물 지정, 통합적 조경문화행사 운영, 조경문화자산 정보체계 구축, 국제행사 유치 및 관광 상품화 등이 도입된다.

중기적으로는 조경 산업 및 교육 진흥을 위해 조경서비스 소외지역 해소 정책을 추진하고, 전문인력 대상 조경 교육을 개선한다. 아울러 조경산업 부문별 통계기반 구축 및 실태조사, 일반인 대상 생애주기별 조경교육 프로그램 개발·운영, 조경자원 연계 관광마케팅 활성화 등이 추진된다.

장기적으로는 선진국형 조경문화 확산을 위해 도시재생과 연계한 공원·녹지 공급을 확대하고, 공원 유지·관리 기반을 마련한다. 국내외 수교 기념 공원 조성, 기후변화 및 재난·재해 대응형 조경인프라 관리 정책 추진, 조경분야 진흥 촉진을 위한 재원 조달 방안 검토 등이 추진될 계획이다.

김명준 국토교통부 녹색도시과 과장은 “이 자리에서 나온 의견들을 수렴하여 조경진흥기본계획에 최대한 반영시킬 생각이다. 앞으로 이런 공청회 자리를 몇 차례 더 마련할 계획이니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린다.“고 개회사를 전했다.

좌장을 맡은 안승홍 한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는 “1차 조경진흥기본계획은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단계지만, 앞으로 여러 시행착오를 겪게 되면서 지금보다는 훨씬 더 성장한 모습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경분야에서는 바라는 점 보다는 먼저 다가서고 기다릴 수 있는 미덕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글·사진 _ 신혜정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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