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심진석 서울특별시 도시농업전문가회 회장

″도시농업을 하는 사람들은 게으른 농부″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7-07-07
최근 ‘도시농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도시농업의 매력이 무엇일까?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서울도시농업전문가’들의 모임이 있다. 도시농업을 사랑하는 이들이 모여 텃밭정원, 스쿨팜 컨설팅과 식물을 통한 원예치료 등을 수행하면서 도시민들의 삶의 질에 기여하고 있다.

라펜트는 심진석 서울특별시 도시농업전문가회 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심진석 서울특별시 도시농업전문가회 회장 ⓒ서울특별시도시농업전문가회

서울특별시 도시농업전문가회 소개 부탁드립니다.

2013년 1월 23일 설립, 2014년 2월 21일 서울시 도시농업과에 등록된 서울특별시도시농업전문가회는 농업, 조경, 화훼, 원예치료, 산림치유지도사 등 각 분야 503명의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대한민국 최고의 도시농업전문가 단체입니다. 도시농업기술보급 및 교육지도, 도시농업박람회 지원, 도시농업 관련 봉사활동, 도농상생의 비영리공익사업을 목적으로 합니다.

회원은 서울도시농업 전문가 과정을 수료하고 서울시장으로부터 ‘서울도시농업전문가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서울도시농업전문가 과정은 서울시민 중 농업계학교 출신자나 농업관련 자격증 소지자, 3년 이상 영농경력자, 공인 농업기관 주관 농업교육 50시간 이상 이수자, 서울소재 농업관련기관/단체 근무경력자들이 받을 수 있는 과정입니다. 2주간 총 80시간의 교육을 하고, 매 기수 50명을 선발합니다.


단체에서는 어떤 일들을 하나요?

우선 텃밭정원이나 스쿨팜 컨설팅을 수행합니다. 텃밭의 디자인과 식재식물에 대한 정보를 설계하고 교육하며, 학생들의 학습과 체험을 목적으로 학교의 토지나 건축물 등을 활용한 도시농업을 학교 교육현장에서 실현하고 있습니다. 배움텃밭, 학교농장, 학교정원, 교육농장, 생태텃밭, 스쿨가든, 학교학습원, 스쿨팜, 산림텃밭 등 다양하게 조성 활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실내외 정원 컨설팅도 진행합니다. 공기정화식물과 기능성 식물을 이용해 시각적인 즐거움과 심신의 긴장을 풀어주어 생활의 활력을 주는 공간을 창출할 수 있도록 식재정보를 제공하고 정원을 디자인합니다.

식물과 텃밭정원 가꾸기 활동을 통해 치유 목적으로 식물과 원예활동을 이용하는 ‘원예치료’도 하고 있습니다. 이는 훈련된 전문가에 의해 수행될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환경원예, 식물생리, 재배기술, 병해충관리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채소, 화훼, 수목, 양봉, 곤충, 버섯 등으로 농장과 식물을 관리합니다. 미래형 도시농업을 이끌고 나아갈 그린인테리어, 수경재배, 식물공장을 연구하고 지도하는 도시농업전문가입니다.


ⓒ서울특별시도시농업전문가회

강남서초교육지원청-도시농업전문가회 업무협약 ⓒ서울특별시도시농업전문가회

도시농업을 하고 싶지만 도시에서 텃밭을 일굴만한 땅이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농업 자체가 고된 노동이라는 생각에 기피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도시민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박쥐는 이솝우화 때문에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날짐승, 들짐승 양쪽을 선택한 박쥐는 보통 기회주의자로 비유되는 경향이 종종 있으니까요. 그러나 저는 개인적으로 박쥐를 좋아합니다. 사실 박쥐는 인간에게 매우 유익하지요. 흡혈박쥐는 전체박쥐의 극소수입니다. 보통 모기, 하루살이, 나방, 해충, 꿀, 꽃가루, 과일을 주로 먹으며 먹이사냥 이외는 주로 잠을 자거나 쉬지요. 마치 도시농부처럼요.

도시농업을 하는 사람들은 게으른 농부라는 명칭이 맞는 것 같습니다. 생산이 중요시 되는 농업과는 달리 도시농업은 교육, 취미, 여가 등의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다른 일과 겸직이 가능하기에 도시농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사람들에게 ‘도시농업인=게으른 농부라는 수식어를 심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베란다에 상자텃밭을 둔다면 땅을 대체할 수 있고, 옥상, 지하실, 거실에도 버섯이나, 채소, 화훼를 키울 수 있습니다. 주변의 산이나 옥상정원 한 귀퉁이에 양봉을 해도 되고, 소동물이나 곤충도 집에서 키울 수 있지요. 엄청 게으른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이 도시농업입니다.

도시농업은 남녀노소, 빈부귀천에 제약을 받지 않는 일입니다. 농업활동에 기반한 생태교육, 도시환경의 보호 및 복원, 여가선용 및 육체적, 정신적 건강유지, 공휴지 재활용, 공동체 활성화 등 여러 유익이 있습니다.


최근 도시농업과 정원을 함께 하려는 시도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21세기는 융복합의 시대입니다. 서로 협동하고, 공유해야 살아남는 그리고 미래를 여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조경과 원예가 만나서 새로운 단체와 공동의 목적을 위해 협력을 아끼지 않는 것을 보게 됩니다.


도시농업을 하시면서 부딪히는 어려움과 개선됐으면 하는 점은?

최근 몇 년 동안 도시농업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좋은 쪽으로 많이 변하고 있지만 아직도 정확한 개념이 인식되어 있지 않습니다. 보통 도시농업이 작은 영역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사실 도시농업은 엄청나게 큰 개념입니다. 도시농업 속에는 원예(채소, 화훼, 과수, 시설원예~식물공장포함), 곤충, 양봉, 소동물, 수목, 실내·외 정원, 원예치료, 스쿨팜, 농장관리, 식물관리, 수경재배, 그린테리어(그린+인테리어) 등 그 분야가 무궁무진합니다. 많은 분들이 이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둘째는 사회적 논란이 많은 GMO(유전자변형농산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GMO연구프로젝트에 노벨수상자의 이름이나 사인이 들어갔다고 안전하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외국에서는 직접연구하지 않아도 덕망과 상호 상생을 위해 연구의 마지막에 유명인을 앞세우는 경향이 관례입니다.

정치인들은 다국적 회사의 로비에 약하고, 대학교는 다국적 회사의 프로젝트 수주 및 학생 장학금을 지원받습니다. 이러한 혜택을 받은 교수와 학생들이 훗날 관료가 되면 GMO 대해 팔이 안으로 굽을 가능성이 많지요. 공사나 관변단체는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요.

사람, 사회를 파괴시키는 것은 진실과 거짓을 혼합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되도록 진실의 순도가 높은 쪽의 말을 귀담아 들어야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생태환경적 하모니를 지향하고, 정보화, 기계화, 도시화에 따른 인간소외 현상을 정서적, 물리적, 복지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도시농업전문가, 즉, 푸르고 푸른 humanism의 계절이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서울특별시도시농업전문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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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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