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 있는 복합문화공간 '문화비축기지' 9.1 개원

최윤종 국장 “자랑할 만한 것은 숲이 있다는 것”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7-08-25

문화비축기지 전경 ⓒ서울시

상암 월드컵경기장 서측의 완만한 매봉산 자락에 자리한 1급 보안시설로 41년간 일반인의 접근과 이용이 철저히 통제되었던 마포 석유비축기지가 복합문화공간 '문화비축기지'로 변신을 마무리하고 9월 1일(금) 시민 품으로 돌아온다.

마포 석유비축기지는 1973년 석유파동(Oil Shock)에 따라 안정적인 석유 공급을 위해 건설됐다. 이후 ‘2002 한일 월드컵’ 개최를 위해 상암 월드컵경기장을 건설하면서 위험시설로 분류돼 2000년 11월 폐쇄, 10년 넘게 방치됐다. 

2015년 12월 착공해서 2017년 8월 완공된 '문화비축기지'는 약 470억 원가량의 예산이 투입됐다. 축구장 22개와 맞먹는 규모(면적 14만22㎡)의 부지 가운데에 공연, 장터, 피크닉 같은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열린공간(문화마당, 35,212㎡)이 자리하고, 그 주변으로 6개의 탱크(T1~T6, 104,810㎡)가 둘러싸고 있는 형태다. 

문화비축기지는 산업화시대 유산인 탱크들은 물론 내외장재, 옹벽 등 하나부터 열까지 기존 자원들을 재생하고 재활용하는 도시재생 방식을 적용했다. 

가솔린, 디젤, 벙커씨유 같은 유류를 보존하던 기존 탱크들은 최대한 외부 원형을 살려 복합문화공간, 이야기관 같은 복합문화시설로 재생됐다. 뉴욕 애플스토어 같은 유리돔(T1), 기존 탱크의 철재를 모두 제거해 만든 공연장(T2), 탱크 상부 구멍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햇빛이 마치 숲속에 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공간(T4)까지, 문화비축기지만의 독특한 공간 특성을 활용한 구조물이 눈에 띈다. 

기존 탱크 원형 그대로를 살려 송유관 등 석유비축기지 조성 당시 모습을 볼 수 있는 공간(T3)과 1‧2번 탱크에서 걷어낸 철판을 내·외장재로 재활용하고 조립해 카페, 회의실, 강의실 등을 새롭게 만들어낸 커뮤니티센터(T6)도 눈여겨 볼만하다.

최윤종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다른 일반문화시설과 달리 문화비축기지가 자랑할 만한 것은 숲이 있다는 것”이라며 “공원이기 때문에 생태환경을 조성하거나 에코투어, 힐링프로그램 등 일반 공원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허서구 前한양대 교수는 “서울시에서 2014년부터 2015년까지 1년간 토양오염조사, 내부 공기오염조사 등을 시행했으며, 오염도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문화비축기지에 대해 설명 중인 최윤종 서울시 푸른도시국 국장


6개의 탱크(T1~T6) ⓒ서울시

문화비축기지를 설명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친환경'이다. 기지 내 모든 건축물은 지열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냉‧난방을 해결한다. 에너지의 70~80%를 절약할 수 있는 수준이다. 또한 조경용수와 화장실 대소변기에 사용되는 용수는 각각 중수처리시설(30톤)과 빗물저류조(300톤)를 통해 생활하수와 빗물을 재활용한다. 

건축물은 설계단계에서부터 녹색건축인증(한국산업기술인증원) 우수등급과 에너지효율등급(한국건물에너지기술원) 최우수등급으로 예비인증을 받았으며, 준공 이후 본 인증을 받을 예정이다. 

시는 '문화비축기지'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서 사업 초기단계부터 연인원 1,126명(설계자문 568명, 워킹그룹 558명)의 시민과 함께 시민주도형 ‘도시재생’ 프로세스로 진행됐다. 향후 운영 전반에 대한 기획‧자문‧결정 등의 주요사안은 민간 전문가 등으로 올초 구성된 '협치위원회'가 담당한다. ‘협치위원회’는 당연직 공무원 4명, 민간 전문가 8명, 지역 전문가 2명 총 14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는 9월1일(금) 개원 이후부터 연말까지 마을‧문화‧예술‧생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주민, 사회적경제기업가, 지역 예술인들이 함께 만드는 열린 마을장터 ‘달시장’ ▲친환경 도시농부와 지역 청년창작자들이 참여하는 시장 ‘마르쉐@문화비축기지’ ▲우크렐레 음악축제 ‘우크페페’ 등이 마련되어 있다.

최윤종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문화비축기지는 쓰임을 다한 산업화시대 유산을 역사와 문화의 숨결은 보존하면서 새로운 쓰임으로 전환하는 도시재생의 대표모델이자 친환경 랜드마크”라며 “41년간 시민과 단절됐던 공간이 문화공원으로 다시 태어남으로써 사람이 모이고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T0 : 문화마당
- 다양한 프로그램과 야외 대규모 행사 등이 가능한 공간이자 시민을 위한 볼거리, 즐길거리가 가득한 공간.
- 프로그램 : 시민시장 프로그램, 공연 프로그램, 예술 프로그램, 커뮤니티 프로그램 등






야생화정원

T1 : 파빌리온, 문화통로
- 554㎡ 규모, 120명 내외 이용가능 
- 공연, 강의 등을 위한 공간. 탱크 해체한 후 남겨진 콘크리트옹벽을 이용했으며, 유리 파빌리온을 신설했다. 터널 통과 후 옹벽 너머로 보이는 암반과 건축물의 극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 프로그램 : 공연, 전시, 제작워크숍 및 요가 프로그램 등




유리파빌리온은 기존 탱크의 형태를 유리로 재구성한 곳으로, 저녁시간에는 천장에서 조명이 켜진다.

T2 : 공연장, 야외무대
- 2,579㎡ 규모(실내 1,353.78), 400명 내외 이용가능
- 입구부터 자연스럽게 경사져 오르는 상부-야외무대, 하부-공연장으로 구분되어 있다. 상부(야외무대)는 개방된 공간으로 공연이 없을 때에는 시민들의 힐링공간으로 활용 가능
- 프로그램 : 강연회, 대담회, 음악공연, 페스티벌 및 야외 파티 등



암반을 뒤덮은 식생과 기존 옹벽으로 위요된 곳. 돌방석으로 불리는 곳에 앉아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지하 공연장

T3 : 탱크원형
- 753㎡ 규모(직경 30.98m,  높이 15m)
- 미래의 쓰임새를 위해 탱크 원형을 그대로 보존한 공간. 먼발치에서 모든 인공은 자연으로 동화되어 간다는 것을 바라보는 공간으로 석유비축탱크의 본래 모습을 볼 수 있다.
- 프로그램 : 장소기억 프로젝트 등 공간 투어 등

T3으로 올라가는 길. 석유비축기지 건설 당시 땅에 묻어두었던 돌을 이용해 계단을 만들었다.

녹슨 탱크 외부와 옹벽 등 과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T4 : 복합문화공간
- 984㎡ 규모, 130명 내외 이용가능
- 탱크의 독특한 내부 형태를 활용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탱크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빛과 파이프 기둥으로 지금까지 체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느낌을 준다.
- 프로그램 : 공연, 미디어 전시, 공연 워크숍 및 몸놀이 활동 등 



탱크의 내부를 볼 수 있는 공간으로, 바닥에서도 지열을 이용한 냉난방 시설이 가동된다. 탱크 외부를 따라 관람동선이 마련되어 있으며, 탱크 내부는 조명과 벽면 도장을 제외하고는 기존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T5 : 이야기관
- 890㎡ 규모, 최대 100여 명 이용가능
- 석유 탱크 바깥 보호 옹벽을 사용하는 ‘이야기관’으로 비축기지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이야기와 탱크 내부를 360도 영상 상영한다. 탱크 내‧외부, 콘크리트 옹벽, 암반·절개지를 모두 경험할 수 있다.
- 프로그램 : 석유비축기지가 문화비축기지로 탄생하는 이야기 등 상설전시 및 영상 체험


1층에서는 벽면을 둘러 영상이 상영되며 하부에는 특이한 모양의 벤치가 마련되어 있다.



2층에 오르면 석유비축기지 타임라인을 통해 이곳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T6 : 커뮤니티센터
- 2,948㎡ 규모, 300명 내외 이용가능
- 탱크 1번‧2번에서 해체된 철판을 재조립해 신축한 건축물로 운영사무실, 시민과 소통하는 회의실, 강의실, 카페테리아 등이 있다.
- 프로그램 : 커뮤니티 활동, 회의, 창의활동 및 공연워크숍 등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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