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조경의 도시재생 이슈] 도시재생의 궁극적 목표: 도심내부로의 삶의 회귀

김영재 영남대학교 산림자원및조경학과 조교수
라펜트l김영재 교수l기사입력2017-11-30

도시재생의 궁극적 목표: 도심내부로의 삶의 회귀



_김영재 영남대학교 산림자원및조경학과 조교수



여성 1인당 평균 출산율 1.25명,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전체 인구의 14%, 경제성장률 평균 2%대, 전체 인구에서 15세~64세가 차지하는 생산가능인구수 감소 등 과거 고성장시대와 확연히 다른 이 모습은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시대의 도시사회 구조이다. 앞으로 우리가 맞게 될 사회지표의 예측은 더욱 심각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추계를 보면, 100년 후인 2115년 우리나라의 인구수는 현재 인구의 절반 수준인 2,580만명이며, 그 중 거의 절반인 43%는 65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우리나라 도시의 주거와 관련된 여러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책으로서 기존의 공급물량 위주의 도시재개발이나 재건축이 아닌 다양한 정책적 도시재생이 언급되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도시재생urban revitalization이란 말 그대로 도시를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되살려내는 일이다. 이 ‘되살리다’라는 단어에는 기존의 도시에 문제가 있다는 뜻으로, 구도심이 활력vitality을 잃고 쇠퇴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쇠퇴한 구도심이 발생한 가장 큰 배경으로 산업구조의 변화 및 도시과밀화로 인한 환경위생문제, 그리고 도시녹지 부족 등과 그에 따른 도시교외화suburbanization를 들 수 있다. 이러한 배경은 도심공동화 현상, 소득계층의 분리, 자동차 중심의 생활방식과 그로 인한 개인의 건강악화, 환경오염, 비효율적인 기반시설관리, 에너지소비 등의 2차적 문제들을 양산해내었다. 결국 거주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고안되었던 도시교외화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개발방식은 도심의 거주자뿐만 아니라 도시외곽 거주민의 삶의 질까지 악화시켜 놓았다. 

이미 오래 전부터 쇠퇴한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다양한 연구들이 시도되어 왔으며, 이러한 연구는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1960년대의 대표적 도시사회학자인 제인 제이콥스Jane Jacobs는 그녀의 저서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에서 “자동차 위주의 삶을 대변하는 대규모 도시개발방식을 지양하고, 도시의 활력을 구축하기 위해서 사람들이 거리를 활보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녀가 주장한 ‘용도혼합/짧은 블록/다양한 건물/높은 밀도’라는 네 가지 계획방법은 역사적인 거주지의 도시구조 성격을 대변하고 있다. 이러한 형태는 우리나라 구도심의 도시성격과도 상당부분 유사하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구도심 지역은 소규모 블록그룹 내 고밀도로 밀집된 주거와 다양한 용도가 혼합되어 있고, 오래된 건축물, 골목, 공원 등의 역사 흔적이 잘 보존되어 있다. 이렇듯 우리의 구도심은 도시의 다양성을 구축하는 요소들이 잘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중요하다.

도심지역마다의 특색이 있고 쇠퇴원인 역시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도시재생을 하는 방법(공공예술형, 역사문화형, 산업기반확충형, 주민참여 마을만들기형 등)에 있어서 차이는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공유되어야 할 점은 도시의 활력이다. 더불어 인간의 본질적 가치가 스며든 거주지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 사람들이 도심으로 되돌아와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구도심에 대한 구조적 이해를 바탕으로 도심내부로의 삶의 회귀를 위한 조경적 측면에서의 활용 가능한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출처] https://brunch.co.kr/@scape/4

최근 ‘마을정원, 주민텃밭, 골목길 정원’ 등의 설계가 주거지 재생과 부합되는 방법으로 조경적 측면에서 논의되고 있다. 쇠퇴한 도심의 공간에 새로운 환경적 개선을 통해 환경적, 심미적 가치를 창출해 내고 이러한 공간들은 복지시설, 소규모 운동장 등의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로 활용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 이루어지고 있는 가로변의 다양한 사회적 활동이 수반된 가로숲길 혹은 소광장 조성 역시 거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좋은 예이다. 이들 소규모의 도심 오픈스페이스들은 구도심 인근 지역과의 접근성 및 연결성을 개선하고 차가 아닌 사람이 중심인 보행환경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회문화적 활동이 일어나게 함으로써 구도심의 활력을 증진시키고 있다. 제이콥스가 말했듯이 이들이 근린상업시설들과 인접하여 조성된다면 그 사회적 활성화 효과는 배가될 수 있을 것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조성된 구도심을 되살리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없다. 도시지역마다 성격이 다르고 그에 따른 재생방법도 다를 것이다. 하지만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은 무엇보다도 도시의 기본공간인 거주지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 도심내부로 사람들이 되돌아와 살고 싶은 곳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쇠퇴한 구도심 개발에 있어서는 급진적인 대규모 개발보다는 점진적인 소규모 개발이 적절할 것이며, 미래의 사회적 변화를 고려하여 오랜 시간에 걸쳐 고민하고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도시민의 삶의 질 향상 및 도심내부로의 삶의 회귀를 위해 조경적 측면에서 활용 가능한 방법 발굴이 지속적으로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_ 김영재 교수  ·  영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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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jae_kim@y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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