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깔린 ’밤의 정원’ 디자인페스티벌서 인기

음악 중심 기업인 멜론, 가든 디자인과 만나다
라펜트l이병우l기사입력2017-12-17

송초희 작가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은 디지털 디바이스를 통해 음악을 감상하지만, 실제 음악에서 얻고자 하는 것은 아날로그적인 짙은 감성이 아닐까. 복잡한 전시장 한켠에는 음악이 깔린 밤의 정원을 현상화한 부스가 마련됐다.

(주)디자인하우스·DESIGNHOUSE Inc.가 주최하고 월간 디자인·Monthly이 주관하는 ‘2017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이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5일간 서울 코엑스 1층 Hall B에서 개최됐다.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은 1976년부터 축적되어 온 월간 디자인의 콘텐츠와 국내외디자이너 네트워크를 기반하여 2002년 처음 개막한 디자인 전문 전시회이다. 

이번 행사는 ‘디자이너 프로모션’을 모토로 디자이너 브랜드, 기업 브랜드들과 함께 디자인의 동향을 선보이며 국내외 브랜드의 디자인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기획됐다. 국내 디자이너들의 세계 진출을 돕고 세계 디자이너들을 국내에 소개하는 교류의 장으로 성장해오고 있다.

이날 디자인주도기업 중 멜론에서 반가운 얼굴을 만나봤다. 바로 가든디자이너 송초희 작가이다. 송초희 작가는 2016 햄튼코트궁전 플라워쇼에서 실버-길트 메달을 수상한 이력이 있으며, 현재 Lab Lunaria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실력있는 가든디자이너다.

이번 멜론 부스 프로젝트는 ▲디자인하우스에서 기획했으며, 콘텐츠기획은 플로스튜디오(대표 김온유), 공간디자인은 포트콜린스(대표 박현주), 미디어아트는 권지은 작가, 오디오협찬은 야마하 LSX-700 그리고 가든디자인에는 송초희 작가가 참여했다.

공간 콘셉트는 음악을 가장 편안하게 즐기는 시간이자 감성을 돋게 하는 ‘밤의 정서’를 담아 전시장 안에서도 색다른 반전 속 공간을 만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서정적인 공간에 펼쳐진 인터랙션 미디어 아트는 청각, 시각, 후각, 촉각으로 확장된 경험을 선사하면서 멜론만의 디테일한 뮤직 큐레이션과 입체적인 서비스를 은유한다.


송초희 작가
 
부스에 방문한 사람들은 마치 타로카드를 뽑듯이, 멜론이 선물하는 오늘의 음악을 만나게 된다. 캘리그라피로 가사가 적힌 뮤직카드에는 모바일 화면의 인터페이스 아이콘이 새겨져 있다. 디지털 디바이스를 통해 듣는 음악이지만, 아날로그 감성이 짙게 묻어져 있다.

컨테이너 입구에 적힌 한마디 '이 밤'을 통해 관람객들은 각자의 경험안에서 어떤 음악, 어떤 순간을 떠올리게 된다. 이러한 시각적인 경험 뿐만 아니라, 좁은 컨테이너 속 허브정원 길을 지날 때 옷깃에 스쳐 올라오는 허브향을 후각적으로 느끼고, 천장에서 내려오는 식물들이 머리끝을 스치는 촉각적인 경험, 그리고 그 공간안에서 흘러오는 음악을 들으며 각자만의 음악여행이 시작된다.
  
인터렉션 미디어 아트는 총 3가지 장면으로 전환되면서 배경음악과 사운드 이펙트로 정서적 반응을 유도한다. 관람객들이 반딧불이 숲, 별빛 가득한 밤, 눈 내리는 거리를 배경으로 천천히 산책을 하면, 사람들을 따라 파티클 형태의 반딧불이 따라다니고, 별이 반짝이고, 눈이 내린다. 여행의 순간을 떠올리기도 하고, 누군가와의 추억을 떠올리기도 하며, 함께온 사람들과 기념사진도 찍으면서 새로운 추억을 쌓는다. 


송초희 작가
 
거대한 컨테이너는 음악과 함께 사람들의 추억을 담은 '기억저장소'이다. 컨테이너 밖으로 나온 관람객들은 입장시 받았던 마그네틱카드에 자신의 인생가사를 적어 컨테이너 벽면에 붙인다. 다른사람들이 적은 인생가사도 둘러보면서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공감한다.
  
사람들이 붙인 마그네틱 카드는 하나의 면을 가득 채운 뒤, 옆면으로 확장되면서 멜론부스 전체를 뒤덮게 된다. 나만의 음악을 추천해주는 뮤직 DNA, 상황별 추천음악을 공유하는 멜론 DJ, 아티스트와 연결하는 채널 운영 등 '플랫폼'으로서의 멜론을 상징하는 체험형 프로모션이자, 멜론과 고객이 함께 완성하는 하나의 아트작품이다.  

한편, 권지은 미디어 아티스트는 상명대학교 미래융합공학대학 휴먼지능정보공학과 및 상명대학교 대학원 감성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파티클을 활용한 인터랙션 미디어 아트 연출을 담당했다.

박현주 프로덕션 디자이너는 현재 ㈜포트콜린스 대표로 CF, 브랜드 공간, 전시 영역 곳곳에서 아트워크 디렉팅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SK텔레콤, SK-ll, 비오템 등 다수의 국내외 CF 및 예술의전당 <세계팝업아트전> 등의 아트디렉팅을 진행했다. 서울리빙디자인페어 까사미아 부스, 월트디즈니 부스로 리빙디자인 어워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미니인터뷰송초희 작가 

송초희 작가

컨셉이 새롭고 흥미롭게 느껴진다. 어떤 방식으로 풀어냈나?

회의과정에서 ‘밤의 정원에 향을 입히면 어떨까‘ 라는 의견이 나왔다. 음악의 청각을 통한 전달방식과 함께 정원은 그것이 연장되는 인간의 오감 중 시각, 촉각, 후감으로 확대 되는 것을 표현 해 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그것이 본래 이 공간의 경험의도이기도 하다.

허브류를 활용하여 낮고 좁은 길을 연출함으로 사람들의 옷깃이 스침에 따라 스을쩍 올라오는 허브의 향을 통해 감정을 극대화 하고 싶었고, 천정에서 부드럽게 내린 식물들은 머릿결에 닿을 듯 닿지 않을 듯 스치도록 의도하여 각자가 느끼는 감각에서 경험의 기억을 꺼내보고자 하였다.

음악과 함께 시공간을 잊을 수 있는 진짜 자신만의 여행이 되길 기대하면서 이 장소를 연출하였다.


연출하면서 어려운 점은?

제작과정상 변동이 생겨 컨테이너 박스 높이가 높여져 살짝 스치게 하려는 의도와 조금 다른 효과가 나왔다. 감각적인 부분에서 손실은 있었지만 반대로 공간감이 생겨서 내부에 대한 궁금증과 진입심리를 자극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다른 제한사항으로는 컨테이너 내부에 페인트로 도장한 냄새가 강해 허브 냄새를 잡아먹었다. 첫날에는 허브의 향이 제대로 역할을 해주었지만, 점점 효과가 반감되어 탈취제를 통해 임시조치를 하게 된 에피소드가 생겼다. 물론 아쉬움이 남지만, 현장에서 발생하는 우발상황에 대한 조치에 대해 하나 더 배웠다고 생각한다.


송초희 작가

단어와 조화시킨 시선이 매력적이다.

메시지는 직접적으로 감정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 밤이라는 단어를 통해 각기 다른 상상을 가지고 들어오셨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


다양한 분야가 앞으로 정원과 접목되면 좋을 것 같다. 이번 프로젝트의 특징은 무엇인가?

어쩌면 다른 분야라고 인식되는 분야들, 그 사이에서 인터랙션이 발생한다. 밤의 정원을 걷다 숲과 반딧불이 이미지가 나오고 잔잔한 음악이 나를 감싸는 감정선이 연결되는 경험을 제공한다. 미디어아트를 먼저 조성한 후 가든 연출이 들어갔기 때문에 그 연결선을 최대한 살리고자 했다.

이번 전시는 정원이 다른 영역의 아트들과 결합함으로써 녹색공간이 가지고 있는 무한한 에너지를 새롭게 보여 줄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되기를 희망하는 프로젝트이다. 앞으로도 많은 아티스트들이 정원과 또 다른 영역의 결합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트렌드를 제시할 수 있길 희망한다. 
_ 이병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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