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부안, '정원인프라'로 재생하다

부안군 이재원·김상일·김해정·최진만·이진위
라펜트l기사입력2018-05-16
조선시대에는 문인들의 도시였고,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까지 '본정통'으로서 가장 번화한 거리, 부안. 그러나 구도심 공동화로 도시는 쇠퇴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이제는 부안이 새로운 도시로서의 재생을 꾀한다. 그리고 그 핵심에 '정원'이 있다.

부안의 중심이었던 부안읍 곳곳에는 각각의 테마를 가진 정원들이 기다리고 있다. 별빛과 함께 흐르는 거리, 도심 속에 들어선 자연은 구도심의 독특한 풍경과 어우러져 어딜 가나 포토존이 된다. 전 세계 통틀어 도시 전체가 정원인프라로 구축된 도시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이러한 도시가 우리나라에 있다는 것은 행운 아닐까?

정원문화도시로의 재생, 그 선두에는 부안군청이 있다. 부안군은 "부안만의 차별화된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전국에서 으뜸가는 부래만복의 고장 부안을 실현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부안은 기존의 쇠퇴한 지방중소도시들의 발전 방향에 대한 또 하나의 답을 던지고 있다.


부안군 안전총괄과 김해정 팀장, 이재원 과장, 김상일 팀장, 최진만 주무관

부안군이 정원문화도시로의 재생을 꾀하고 있습니다. 군의 정책방향이 궁금합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과제가 바로 도시재생 뉴딜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도시재생 사업을 대통령 선거 공약으로 채택하고 정부 출범 후 매년 10조원씩 5년간 총 50조원의 재원을 투입하는 도시재생 뉴딜사업 추진을 발표했는데요. 그 핵심은 매년 100여개의 노후화된 마을을 지정해 정비하고 낡은 주택을 리모델링을 통해 공공임대주택으로 재활용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노후화된 도시를 바꾸고 공공임대주택 확보, 중소건설업체 일자리 창출 등 1930년대 미국대공황을 극복한 ‘뉴딜정책’의 성공신화를 재현한다는 것입니다.

실제 2018년 국토교통부 전체 예산은 전년대비 9000억 원 감소했지만 도시재생 사업 예산은 전년 1452억 원에서 4638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도시재생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노후화된 기존 시가지의 인프라를 재정비하는 사업으로 공간적, 환경적으로 쇠퇴한 지역을 물리적으로 개선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재개발이 기존 도시를 완전히 밀고 새로 조성하는 사업이라면 도시재생은 쇠퇴한 도시를 재정비하고 개선해 나가는 사업입니다.

도시 또한 사람과 마찬가지로 생로병사를 겪습니다. 처음 신도시가 만들어지면 어린 아이가 태어난 것처럼 생기가 돌고 활기가 차지만 이후 급속한 성장으로 성장통을 겪다 각종 시설이나 건물이 낡고 삐걱거리면서 마치 사람이 병드는 것처럼 쇠퇴의 길을 걷는 것입니다. 이를 가만 놔둘 수는 없습니다. 재개발을 통해 부수고 새롭게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이는 많은 문제와 갈등을 낳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현대에 들어서는 전 세계적으로 기존 시설이나 건물을 되살리고 새로이 활용하는 도시재생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은 도시재생에서 전 세계적 성공사례로 꼽힙니다. 특히 9·11 테러로 위기에 처한 뉴욕을 구한 것이 도시재생 사업입니다. 9·11 테러 복구와 도시재생이 맞물리면서 뉴욕은 이전보다 더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뉴욕의 하이라인파크, 첼시마켓, 미트패킹 등은 전 세계 3대 도시재생 성공사례로 회자될 정도입니다. 이들의 성공요인은 도시재생에 문화와 예술을 접목해 시민과 관광객들이 힐링과 쉼,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민선 6기 부안군은 여유와 힐링이 가득한 명품 정원문화도시 조성을 천명했습니다. 자연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여유와 힐링이 가득한 축복의 땅 부안, 부안에 오면 오복을 가득 받을 수 있는 ‘부래만복(扶來滿福)’의 고장 부안 실현을 꿈꾸고 있습니다. 도심 속 자투리 땅을 활용한 너에게로 정원과 에너지테마거리 등을 통해 일상과 가까운 거리에서 삶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명품 정원문화도시 부안을 구축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 가든시티 도시계획 수립, 부안지방정원조성사업, 도시숲·명상숲 조성, 서림공원 편백쉼터, 무궁화동산 조성사업 등 자연친화적 부안의 미래상을 하나씩 그려가고 있습니다. 특히 부안군은 다양한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면서 문화와 예술을 접목해 전국에서 부안에만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개발·추진해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육성하고 있습니다.

부안군은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문화공연과 예술전시를 통해 문향과 예향으로 거듭나고 군민들이 가까운 도심에서 일상의 피로를 치유할 수 있도록 인문학적 감성이 풍부한 부안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조성된 정원인프라에 대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민선6기 부안군이 명품 정원문화도시 조성을 천명하면서 다양한 정원인프라들이 조성됐습니다.

문화+예술, 부안만의 조형물 ‘시계탑 광장’


부안에는 과거 추억과 낭만을 되살리고 지역특성을 반영한 시계탑 광장이 조성돼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시계탑 광장은 부안군 부안읍 동중리 200-1번지 일원에 시계탑과 시계분수, 부대시설, 조형물, 공원 등으로 조성됐는데요. 해당지역은 과거 ‘본정통’으로 불리며 1980년대까지 부안읍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로 부안의 랜드마크인 시계탑이 있었으나 구도심 공동화로 주변 상권이 쇠퇴의 길을 걸으면서 철거됐습니다.

과거 본정통 시계탑 광장은 이른 아침 안개의 시간이었으며 지빠귀새의 둥지이자 지각쟁이 학생의 발걸음을 재촉하는 공간이었습니다. 본정통 시계탑은 첫사랑이 시작되는 시간, 꽃이 피고 아이들 웃음소리가 피어오르는 시간, 저녁노을이 물드는 시간 등 군민들의 다양한 사연들과 호흡해 왔고 ‘희노애락’을 담은 찰나의 순간을 함께 했습니다. 이에 따라 과거 행정 및 교통 중심지인 해당지역에 시계탑을 다시 설치해 휴식, 만남, 놀이공원을 만들어 문화공간으로 옛 명성을 되찾고 군민과 관광객에게 흡입력 있는 공간으로 조성해 구도심 활성화 및 관광부안 이미지 제고에 큰 효과가 기대됩니다.

시계탑은 부안의 액운과 재난을 막아주는 ‘서외리 당간(전북도 무형문화재 제59호)’을 모티브로 부안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매개체이자 광장내 다른 작품들과 조화를 유도하는 상징물로 조성돼 부안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우뚝 설 것입니다. 시계탑 광장은 어르신들에게는 과거 약속·만남의 장소였던 시계탑에 대한 향수를 선사하고 젊은이들에게는 새로운 광장문화 및 만남문화의 공간으로 제공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와 함께 새로 조성될 시계탑 광장이 억겁의 시간을 지나 여전히 그 자리에서 과거와 현재를 직조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우리 삶의 의미를 깨닫는 정신의 시간이자 우리 사는 소담한 이야기가 돼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부안 사람 사는 이야기 담은 고마제 농촌테마공원


부안에는 지역주민 휴양시설 확보 및 부안읍내권 관광객 유입 등을 위해 고마제 농촌테마공원 조성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부안군 동진면 고마제 일원 5만 8228㎡ 부지에 지난 2014년부터 올해까지 추진되는 농촌테마공원 조성사업은 생태체험장과 제작쉼터, 뽕체험장, 제방길, 솟대다리, 못줄다리, 볍씨상징물, 부안첫사람 조형물, 방죽쉼터, 취수탑 전망대, 고마광장 등 다양한 시설로 조성됩니다.

고마제 농촌테마공원은 부안지역 관광활성화는 물론 도시환경의 쾌적성 확보로 지역간 균형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부안읍내권에서 도보로 이동 가능해 부안군 대표 관광상품으로 개발한 부안속살관광을 찾은 관광객들도 유인할 수 있어 부안읍내권 관광활성화에도 큰 효과가 점쳐지고 있습니다.

고마제 농촌테마공원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부안의 랜드마크가 될 다양한 예술조형물이 조성된다는 점입니다. 다양한 조형물들이 부안만의 색채를 풍기며 들어설 예정입니다. 그중에서도 ‘부안 첫사람’ 조형물은 고마제 농촌테마공원 입구에 위치해 있어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부안 첫사람’ 조형물은 농본도시 부안과 그 속에서 사는 부안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조형물은 600년 이상 오랜 기간 동안 농지였고 이 땅의 주인공으로 씨앗과 나무를 심던 부안의 농부의 모습을 조형화했습니다. 조형물의 살색은 생명의 토대가 되는 토지의 원시성을 상징하며 인체의 표면을 만들어내는 물결문양은 고마제의 물결로 ‘부안 첫사람’ 조형물이 고마제의 분신이자 생명의 상징물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자연친화적 도심정원 ‘너에게로 정원’


부안에는 도심 속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조성한 ‘너에게로 정원’이 있습니다. 너에게로 정원은 생활환경 개선과 녹색정원 조성이라는 두 가지 목표로 추진됐습니다. 해당 구간은 그동안 컨테이너와 폐기물 등 무단적치물이 방치돼 있어 미관을 저해하고 있었으며 너에게로 정원 조성을 통해 도시미관 개선과 주민불편 해소 등 다양한 효과를 거뒀습니다. 너에게로 정원은 주변상권·도시재생·미래가 요구하는 도시문화에 초점을 맞추고 꽃과 나무로 생태축을 조성해 녹색소통공간 창출 및 상권 활성화에 기여하는 수준 높은 예술정원으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특히 부안 특산종인 부안바람꽃과 미선나무, 호랑가시 등 꽃과 나무의 시간적 변화가 공간의 지속적 변화를 유도하고 폐도심에 생명력 부여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했습니다. 이로 인해 너에게로 정원은 지역주민들의 여가공간으로 각광받으면서 스토리가 있는 정원예술, 다음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 건강한 프로젝트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부안 역사·문화 담은 ‘별빛으로’·‘젊음의 거리’


부안의 심장부인 부안읍 주요 거점이자 과거 화려했던 옛 본정통(부안군청 앞 일원) 구간에는 에너지 테마거리와 젊음의 거리가 조성됐습니다. 에너지 테마거리는 부안읍 동중리 일원 부안군청 앞 거리에 야외무대와 데크, 계류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입니다. 특히 에너지 테마거리 계류시설은 ‘별빛으로’라고 명명됐으며 부안군청 후원에 있는 국내에서 가장 큰 암각서 ‘봉래동천’, ‘주림’, ‘옥천’ 등 8글자를 테마로 하고 있습니다. 이들 8글자는 산천이 둘러 쌓여 경치가 좋은 곳, 신선이 사는 곳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으며 과거 19세기 이곳 일대가 아름답고 살기 좋은 장소라는 역사성을 강하게 내포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테마거리는 옥천의 우물을 붓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끌어내려 과거, 현재, 미래를 잇고 우리가 사는 찰나의 순간을 기록해 준다는 의미로 붓 조형물을 설치하고 옥천을 의미하는 계류시설을 과거 본정통(부안군청 앞~구 시계탑) 구간에 설치했습니다.


‘별빛으로’가 끝나는 지점부터 시작하는 ‘젊음의 거리’는 ‘부안에 오면 오복을 가득 받는다’는 부래만복을 실현하고 부안의 복 발원지가 부안읍의 한복판인 젊음의 거리에서 발원해 널리 전파한다는 의미로 복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설치돼 있습니다. 이와 함께 분수대와 야외공연장을 설치해 부안의 젊은이들이 마음껏 끼를 발산할 수 있도록 조성해 부안의 문화예술을 대표하는 메카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수생정원은 지방정원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업규모 및 사업계획은?

수생정원의 사업기간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이며, 10ha의 규모에 수생‧습지 식물을 테마로 한 수생정원입니다. 총사업비는 60억(지특30, 군비30)입니다. 오랜 기간 부안군민이 흘린 땀의 가치가 곧 부안의 삶이며 문화이자 역사라는 인식 아래 부안만의 특별함을 갖도록 전통적인 육상정원에서 탈피해 과거 논으로 이용되기 이전 옛 물길의 모습과 현재 논의 모습을 재해석 한전국 유일의 수생·습지식물을 테마로 하는 수생정원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수생정원은 논의 경계인 논둑으로 동선을 만들고, 물 위에 섬을 띄워서 주제별 정원을 만든는 콘셉트입니다. 논둑은 헐고 다시 쌓기가 쉽기 때문에 정원의 변형 또한 용이합니다. 또한 번식력이 수생식물은 번식력이 좋기 때문에 관람 뿐만 아니라 연구, 판매 등도 가능해질 것이며, 이것이 6차산업과도 연결되어 소득을 창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통해 군에서 기대하는 바는?

부안군은 ‘변산반도국립공원’이 위치한 천혜의 아름다운 해안 및 자연환경을 지니고 있어 연간 1,200여만 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으나 채석강, 내소사 등 해안지역에 집중되어 상대적으로 부안읍 시내권 지역은 침체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수생정원의 수생 및 습지식물의 보전, 연구 및 관람 등을 위한 정원시설의 설치와 너에게로, 별빛으로 등 정원문화도시 인프라를 통해 해안지역에 집중되는 관광객이 부안읍 시내권을 경유하도록 하는 지역경제 활성화의 효과와 ‘2023년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시 성공적인 개최에 수생정원과 정원문화도시가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 됩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명품 정원문화도시 조성을 위한 부안의 도시재생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부안만의 차별화된 예술작품 설치로 부안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에너지 테마거리 ‘별빛으로’를 이끄는 붓 조형물과 젊음의 거리의 상징물 복 조형물은 이미 주민과 관광객에게 유명한 지역명소가 됐습니다.

부안 초입에 위치한 ‘BUAN’ 채널문자는 부안의 생명력은 녹색과 자연에 있음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채널문자를 이루는 녹슨 철근은 식물을 담아내는 그릇으로써 시간이 지남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모습을 의도한 시간예술이자 랜드아트 개념입니다. 특히 녹슨 철근을 녹색식물이 지속적으로 끊임없이 기어오르게 함으로써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고 부안의 끝없는 희망과 약속을 역동적인 꽃과 줄기로 토해내도록 했습니다.

고마제 농촌테마공원의 ‘부안 첫사람’ 조형물은 부안 고마제의 특수성과 600년 이상 오랜 농지였던 이 땅의 주인공이었던 씨앗·나무 심던 농부의 모습을 조형화 했습니다. 진갈색의 조형물은 식물의 뿌리를 보호하고 생명의 토대가 되는 토양과 원시성을 상징합니다. 인체의 표면을 만들어내는 물결문양은 고마제의 물결이며 부안 첫사람이 고마제의 분신이자 생명의 상징물임을 나타내기 위한 의도를 담고 있습니다.

농촌테마공원의 ‘못줄다리’는 부안 첫사람과 더불어 농경문화를 상징하는 조형물로 다리 양쪽에 못줄을 설치하고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이 모내기의 모가 돼 농경문화를 형상화 한 것입니다.

변산해수욕장 오토캠핑장에는 남포등 조형물이 있습니다. 개화기 이후 한국에 전래돼 전기가 보급되지 않았던 때에 많이 사용했으며 지금은 캠핑장이나 야외에서 주로 사용되는 남포등의 형상을 따 만든 조형물입니다. 남포등 조형물은 오붓한 캠핑분위기를 조성해 캠핑의 낭만과 정취를 한층 만끽할 수 있고 저녁에는 조형물 상단 조명에 불이 들어와 캠핑장을 환히 밝혀 마치 항구에서 볼 수 있는 등대와 같은 형상이 됩니다.

이처럼 명품 정원문화도시 조성을 위한 부안만의 차별화된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전국에서 으뜸가는 부래만복의 고장 부안을 실현하겠습니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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