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올림픽이 열렸던 몬주익 지구

강호철 교수의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203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18-08-23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203


스페인 편 - 5
올림픽이 열렸던 몬주익 지구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오늘은 16년 전 기억이 아련한 몬주익 언덕으로 향합니다. 우리에게는 황영조 선수의 영광스런 순간이 각인된 곳이지요. 바르셀로나 주변에는 높은 산이 없고 대부분 둔덕이거나 야산입니다. 바닷가에 우뚝한 몬주익 언덕도 마찬가지 수준이랍니다. 이 지역은 호텔 방에서 빤히 보이는 곳으로 도보로 이동이 충분한 거리로 판단됩니다. 3만보 목표를 위한 적정 코스로 예상되네요.



숙소 근처에 시외버스 정류장이 있네요. 광장을 거쳐 목적지로 향하게 됩니다.



바르셀로나의 거리에는 대부분 가로수가 2-3열로 조성되어 꼭 도시숲을 방불케 합니다. 햇살이 따가워도 더위를 못 느끼게 되지요. 나무와 숲은 도시를 아름답고 시원하게 만드는 일등공신인 셈이지요.











오늘의 목적지가 몬주익 지구이지만, 저는 목적지에만 집착하지 않습니다. 이동 과정에 새로움을 만나면 그곳에서 마냥 머물고 즐기지요. 답사 계획수립이나 평가도 나 자신이니까, 누구에게 통제받거나 저촉될게 없는 자유의 몸이랍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루의 동선을 소화할 수 있지요. 그렇지 않고 용역으로 움직인다면 버틸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을겁니다. 환경조형물을 만났네요. 형상도 크기도 주변을 압도합니다. 시각적 효과 뿐 아니라, 어린이들의 놀이기구로 활용된답니다. 빛과 방향에 따라 그 모습과 분위기가 색다르게 와 닿네요.












원형 건물이 아레나Arenas인데 옛 투우장이라네요. 2011년 복합멀티공간으로 개조되어 새롭게 문을 열었답니다. 지하는 레스토랑, 1층은 쇼핑매장과 극장 실내체육관이고, 옥상은 레스토랑과 전망대랍니다. 에스파냐 광장이 발아래에 펼쳐집니다. 광장 거리에서 1유로 받는 엘리베이터가 전망대까지 운행됩니다. 광장과 가로수 공원이 훤히 보입니다.














아레나 옥상에서 30분 이상을 머물게 되었네요. 날씨와 전망 모두 만족입니다. 에스파냐 광장 중심의 조각도 선명하네요.



















목적지가 따로 있는게 아니랍니다. 이동하며 보고 느끼는 모든게 큰 틀에서 바라보면 목적이지요. 그래서 발길 닿는대로 열심히 움직이게 된답니다. 곳곳에 녹음수 지대와 해가림을 위한 시설들이 보이네요.











걷다보면 다양한 공간들을 만나게 됩니다. 연출되거나 화장하지 않은 상태의 생 얼굴을 보게 되지요. 시민들의 일상생활과 문화를 숨김없이 엿보게 된답니다. 벽화와 가로수 노상의 카페들이 줄줄이 나타납니다.













에스파냐 광장에서 산 중턱에 위치한 카탈루냐 국립미술관까지 경사진 언덕을 따라 분수와 캐스케이드 등 수경시설이 연결되어 하나의 축을 이룹니다.

물의 유희를 감상하며 높은 언덕으로 이동하지요. 계단과 함께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곳은 마법의 분수로 불린답니다.





오르다 보면 중간 평지 부분에 그늘 쉼터가 있지요. 플라타너스 그늘에서 차를 마시며 음악분수를 즐기네요.





경사진 중간 평지에는 분수와 넓은 광장이 자리합니다.







여러 단차를 극복하고 드디어 국립미술관 입구에 도착했네요. 스페인 제2의 도시 바르셀로나 시가지가 한눈에 펼쳐집니다. 저 멀리 산기슭에는 구엘공원이, 그리고 시가지 오른쪽 중간에는 자금도 타워 크레인에 몸을 맡긴 채 버티고 있는 성가족 성당이 뚜렷하게 모습을 보여주네요.





몬주익 언덕의 중턱에 위치한 국립미술관 입구는 전망대나 같습니다.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음료와 생맥주가 대기하고 있네요. 착한 가격이라 부담도 없습니다.










비탈길을 계속 오릅니다. 해안을 끼고 입지한 몬주익 지구는 구릉지와 야산으로서 전체가 숲이자 공원입니다. 이 숲속에는 20여개에 달하는 크고 작은 정원을 비롯하여 올림픽경기장과 기념공원, 국립미술관과 미로미술관, 특급호텔과 몬주익 성 그리고 카페와 전망대 등 많은 시설을 품고 있답니다. 다소 경사가 급하지만 여러곳에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노약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지요.







한국이 낳은 몬주익 언덕의 영웅! 황영조 선수의 기념상입니다. 16년 전에도 이곳의 분위기를 황영조 감독에게 직접 만나서 전하였답니다. 이번에도 변화된 모습을 일러주고 싶네요. 잠시 머무는 사이 한국에서 오신 단체 관광객들이 앞 다투어 기념사진을 담아갑니다. 이곳에서 한글과 한국 사람들을 만나게 되어 반갑네요. 외국에 나오면 모두가 애국자가 된다지요. 어떻든 황영조 감독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손기정 기념공원(서울 만리동 구 양정고교 터)계획을 수립할 때 깊이 관여하였지요. 손 선수께서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마라톤 금메달을 수상하고 부상으로 받은 유럽참나무가 양정고교 교정에 자라고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이후 그 수종에 대한 내력을 설명한 후, 황영조 감독에게 한 그루를 선물했지요. 그러한 인연 때문에 이곳을 다시 찾고 싶었답니다.











산으로 오르는 산책로는 수없이 많지만, 차도는 단순합니다. 시원한 플라타너스 숲길이 매력적이네요. 곳곳에 화려한 색상의 협죽도(유도화)가 만개하여 더욱 정감 있고 여름답습니다.















언덕 곳곳에 매력적인 정원들이 숨겨져 있습니다. 대부분 무료 개방이지요. 아름다운 꽃들이 만개하여 시민들이 즐겨 찾습니다. 주변을 살피며 기록하는 필자에게도 멋진 포즈를 선물하는 밝은 모습의 학생들이 반갑고 고맙습니다.












서로 다른 이름의 정원이 오솔길로 연결되기도합니다. 바르셀로나는 지중해를 품은 아열대성 기후대라 야산의 능선부까지 야자수들이 식재됩니다.

시내에서 바라보면 숲이 있는 평범한 야산으로 보였는데, 숲속에는 많은 공간들로 알뜰하게 가꾸어져 있습니다. 화창한 날씨에 햇볕이 대단하네요. 그러나 숲이 많아 퍽 다행입니다. 산 속에는 수 없이 다양하고 향기로운 정원들과 공간들로 가득하네요. 보물창고 같습니다.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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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chul@gn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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