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교육 통한 인식제고 및 제도개선 등 기반구축에 역점둘 것”

[인터뷰] 주신하 (사)한국경관학회 회장
라펜트l기사입력2019-04-12
경관법이 제정된 지 10여 년이 지났다. 좋은 경관을 위해 국가와 지자체는 경관계획을 수립하고 경관사업을 수행한다. 경관협정을 맺고 경관심의를 운영하기도 한다.

(사)한국경관학회는 경관법 제정 등 경관의 제도적 기틀마련부터 대한민국 국토경관헌장 제정, 경관아카데미 진행 등 다양한 연구와 활동으로 경관제도와 분야의 정착에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주신하 회장은 “경관교육을 통한 인식제고와 경관 제도개선 등 기반을 구축하는 활동에 역점을 두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담당공무원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경관아카데미는 물론 답사프로그램도 새롭게 추진한다. 아울러 ‘달성경관재생국제포럼’ 개최나 학회지를 KCI 등재지로 인정받기 위한 노력 등 학술활동 또한 활발히 전개할 계획이다.

주신하 (사)한국경관학회 회장


(사)한국경관학회 수장을 맡으셨다. 소감과 앞으로의 포부는?

학회장이 된다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의미를 두고 있지만, 아직 학회장을 하기에는 너무 이른 것이 아닌가 하는 부담도 된다. 학회에는 여러 역할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학문 발전에 기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경관의 경우는 순수학문이 아니기 때문에 분야가 잘 운영되고 발전하는데 기여하는 것이 학회의 역할인 것 같다. 관련 연구와 함께 제도개선을 하고, 분야가 잘 정착할 수 있도록 교육을 실시하는 등 여러분들의 도움과 함께 열심히 하고자 한다.


올해 학회의 역점사업은?

학회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해야 하는 일은 경관교육과 경관관련 기반을 구축하는 일이다. 경관법이 제정된 지 12년째 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지자체 담당자들이 경관이 무엇인지, 이와 관련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수립한 경관계획을 어떻게 사용해야하는지, 경관심의를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명확하게 알리는 일들이 필요하다. 담당자들에게 이를 알도록 하는 것은 경관교육이고, 경관관련 일들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제도적, 정책적 틀을 만들어 확산시키는 것이 학회의 큰 방향이다. 지자체 공무원뿐만 아니라 경관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관아카데미’는 여름에 개최할 계획이다.

올해의 첫 행사는 ‘2019 정기총회 및 춘계학술발표대회’이다. 학술발표대회에 발표된 논문과 연계해 학회지를 발간하고 있으며, 지난해 KCI 등재후보지로 인정이 됐다. 향후 등재지로 인정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5월에는 ‘달성경관재생국제포럼’을 개최할 계획이다. 2017년 달성군에서 경관학회 주관으로 경관을 주제로 하는 국제포럼 개최를 제안해 개최한 바 있다. 달성군은 대구광역시 안에 있는 지자체로 서울에 있는 구보다 작은 단위이고 대구에서도 외곽이어서 접근성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오셨다. 이 포럼을 시리즈로 이어가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 지난해 말에 계약하고 올해 개최를 앞두고 있다. 여러 지자체에서 경관에 관심이 많은데 특별히 활동을 많이 하는 지자체를 보면 지자체장이 관심이 많거나 담당공무원이 역량이 있는 경우인데, 달성군은 두 가지 조건 모두에 해당된다. 농촌지역이 우세하던 달성군에도 최근 신도시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러한 변화가 생기는 시기가 경관 측면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올해 처음으로 ‘경관계획가와 함께하는 경관답사’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학회의 고문님들 중 과거 제도적인 경관의 틀을 잡아주셨던 분들이 꽤 많이 계신다. 이분들은 제도적인 틀이 갖춰지기 전부터 활동하셨던 분들이고, 그 활동들이 기반이 되어 제도가 된 것이기 때문에 그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특히 젊은 학생이나 이제 일을 막 시작한 실무진 등 젊은 세대들에게 전달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강연의 형태로 전달할 수도 있겠지만, 현장에서 직접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면 훨씬 더 전달력이 클 것이라는 기대로 답사형태로 기획하게 되었다. 첫 대상지는 경기도 과천 일대로, 임승빈 고문님((재)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서울대 명예교수)이 경관계획가로 함께 하신다. 과천에 거주하시기도 하셨고 계획도 하셨기에 지역에 대해 잘 알고 계신다. 도시를 전체적으로 다니며 경관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실 것이다. 또한 경관계획에 함께 참여하신 변재상 교수님도 현장에서 함께 설명을 도와주실 예정이다.

아직 기획단계이긴 하나 답사프로그램과 연계해 기록을 하려고 한다. 학회 학생기자단에게 요청해 답사가기 전 설명해주실 분들을 인터뷰 하고, 현장도 취재해 글과 영상 등으로 기록하는 일들을 하려고 한다. 또 대상지과 관련해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경관계획가에게 짤막한 글을 받아 대상지에 대한 자료들을 남기는 것들을 생각하고 있다. 잘 모아지면 책으로도 발간할 수 있다.

해외경관답사는 올 하반기에 추진할 것으로 계획 중이다.


현재 경관분야가 당면한 어려움과 이를 타개할 방안은?

국토계획과 관련해 전반적인 기조가 도시재생으로 흐르고 있어 모든 예산이나 인력이 도시재생으로 많이 치중해있다. 도시재생 예산 확대는 좋지만 예산은 한정적이기에 상대적으로 다른 예산이 줄 수밖에 없다. 경관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경관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들이 줄거나 없어지는 것들이 있다. 경관분야 사업으로는 경관사업을 지정해서 지원해주는 것, 경관만 있는 건 아니지만 국토디자인 시범사업 이런 게 있었는데 이게 경관을 개선하기 위해 하는 사업들이다. 그게 이제 줄거나 없어지거나 하는 것들이 있다.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하는 방안도 있겠지만 최근에는 도시재생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들도 존재하기 때문에 큰 기조에 맞춰 대응해나갈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경관에 대한 인식제고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려고 한다.

경관과 관련 일은 ‘경관법’에 의하면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국가와 지자체에서 수립해야하는 ‘경관계획’, 국가와 지자체가 예산을 투입해 경관을 개선하는 ‘경관사업’, 시민 등과 쾌적한 환경과 아름다운 경관을 형성하기 위해 합의하는 ‘경관협정’, 각종 개발사업 시 경관적 영향을 검토하는 ‘경관심의’이다. 이중 ‘경관사업’은 길, 자투리공원, 큰 단지, 간판 등 종류가 매우 다양하며 다른 부서와 연계 진행해야하는 사업들이다. 나머지는 경관분야 독자적인 일이다.


경관은 그 범위가 넓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함께 좋은 경관을 위해 협업해야 할 것 같다. 경관분야의 일 중 조경분야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조경과 경관의 관계에 대해 조경이 경관을 만든다는 뜻이니 조경가가 경관분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고, 혹은 경관 안에 조경, 도시, 건축 다양한 분야가 있으니 경관의 하위에 조경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제도적인 부분으로만 본다면 교집합에 있는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경관분야는 조경, 도시계획, 도시설계, 건축, 공공디자인, 토목 등 여러 분야에 걸쳐있다고 이해하면 가장 좋다.

조경은 대상지를 분석하고, 계획을 수립하고, 설계를 하고, 시공을 하면 결과물이 나오는 구조로 조경전공자만으로 조경관련 일을 할 수 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첫 번째 생각했던 아이디어를 끝까지 컨트롤 할 수 있는 구조이다. 그러나 경관은 여러 사람들이 얽혀있는 공공공간이기에 조금 복잡하다. 처음의 아이디어가 그대로 구현이 되지도 않는다. 조경에서는 벤치를 설계하면 그대로 벤치가 만들어질 수 있는데, 경관에서는 가로를 특화하기 위한 방안을 구상해놓아도 사유재산, 대지와 건물 등의 관할 부서가 전부 다르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구현할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구상한 것들을 구현하려면 제도가 관여되어야 한다. 대상에 따라 다양한 분야의 법과 제도가 존재하며 이 수단들을 모두 이해해야 구현할 수 있다. 따라서 여러 사람이 협업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며, 경관분야 종사자들은 협업에 대한 유연한 태도가 요구된다.

경관계획과정은 조경계획과 단계가 비슷하다. 대상지 현황분석, 기본구상, 기본계획, 기본설계, 실시설계까지가 조경계획의 과정이고, 조경계획은 직접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라면 경관계획은 사람들의 움직임을 유도해야 한다. 이를 ‘실행계획’이라고 하며 가이드라인을 만든다거나 지자체 조례로 지정한다거나 도시설계에 내용을 반영을 시켜서 작동하게 하는 방법도 있다. 조경전공자들은 가장 낯설어 하는 부분이 바로 이 실행계획 단계이다. 반면에 경관자원조사를 포함한 현황분석 단계에서는 상당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 조경계획에서의 분석단계와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경전공자들이 경관분야, 특히 경관자원조사 분야에 참여하는 것은 매우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경관계획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




경관을 전공으로 가르치는 대학은 없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아직 경관학과가 있는 대학은 없다. 그러나 분야가 있다고 학과가 다 있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면 도시설계를 하는 사람들은 도시계획학과, 도시공학과, 건축학과 등을 졸업하고 조금 더 공부해한 후에 도시설계를 한다. 대학원에 도시설계전공이 있다.

경관의 성격을 보면 다양한 분야의 내용을 조금씩 다 알아야 하기에 어떤 한 학과를 나왔다고 경관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여러 전공의 사람들이 섞여서 일을 해야 하기에 한 사람이 다 하는 것보다는 전문성이 더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학부에 학과가 생기는 것 보다는 관련 전공들의 심화과정으로 대학원에서 다루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다. 한 사람이 하나의 전문성을 갖고 다른 전문분야에 대해 이해를 가지고 있으면 전체를 코디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대한민국 국토경관 헌장이 초등학교 교재에 들어갔다. 건축도시공간연구소와 수원시정연구원이 어린이 경관교육을 수행하며 공동연구를 하기도 했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을 위한 경관교육도 역점사업으로 두었다. 이들을 위한 경관교육을 실시하는 것의 중요성은?

2017년 헌장 제정 당시 전문위원으로 참여했다. 그때 우리나라의 수많은 헌장들이 있지만 경관헌장은 널리 알리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 헌장의 활용방안에 대한 고민을 했는데 역시 교육적으로 쓰였으면 했고, 가장 좋은 방안이 교과서에 수록되는 것이기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을 했다. 당시 역사교과서 이슈가 있었기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으며 여러 절차를 거쳐서 올해 수록됐다. 초등학교 5학년 교과서 사회과목에 국토, 환경 관련된 단원에 헌장 전문이 들어가 있다.

학회가 경관교육에 중점을 두는 만큼 현재는 담당공무원과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아카데미를 실시하고 있으며 점차적으로 대학, 일반인, 어린이 등 여러 대상으로 확대하고자 한다.


회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좋은 경관이란?

‘경관(景觀)’의 뜻을 풀이해보면 ‘경’은 대상이고 ‘관’은 위치나 사람으로, 사람이 대상을 바라보는 것, 사람과 대상과의 관계이다. 같은 대상을 바라봐도 각기 다르게 느끼듯 경관에 대한 것은 주관적 판단이 많다. 따라서 좋은 경관에 대해 객관적이 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도화될 수 있는 것은 여러 사람이 공유하는 좋은 경관이 있다는 전제가 있는 것이다. 결국 좋은 경관은 여러 사람이 좋다고 동의한 경관이다. 10명한테 물어봤는데 7명이상 좋다고 하면 보전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편이다. 산, 강, 바다 등이 잘 보일 수 있도록, 더 훼손이 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은 일반적인 수준 이상 되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사회적으로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대상은 역사문화자원이다. 그중에서도 가치가 중요하거나 시각적으로 뛰어난 것들이 좋은 경관이 될 수 있다. 물론 도시경관도 좋은 경관이 될 수 있다. 지역을 상징한다거나 굉장히 넓은 것들을 볼 수 있다거나, 특정 장소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좋은 경관으로 보존해야 할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해관계에 따라서 좋은 경관이 달라질 수도 있고, 좋은 경관이라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경우도 생긴다. 예를 들면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훼손해서 개발해야하는 사람에게는 그 경관이 좋은 경관이어선 안 된다. 100명에게 물어봤을 때 90명이 좋은 경관이라고 하면 보전해야 하나 나머지 10명이 강력히 주장하며 법에 의해 큰 문제가 없으면 개발이 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사업성이 있는 곳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자연경관은 한 번 훼손이 되면 복구가 거의 불가능하기도 하다. 이런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 보존해야 할 ‘경관자원’으로 미리 지정하는 게 필요하다. 국가든 지자체든 경관계획 수립단계에서 경관현황조사를 수행할 때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단계는 경관자원조사라고 생각한다. 경관자원에 대한 조사를 경관계획과 분리하여 미리 조사를 하고 경관자원으로 지정·관리하는 시스템 구축에 대해 건의하고 있다. 향후관련 부처와 경관계획과 별도로 미리 조사·지정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경관에는 여러 분야 사람들이 걸쳐 있기에 분야 간의 경계를 너무 의식하지 않았으면 한다. 각자 자신의 전공을 기본으로 좋은 경관이 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 노력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다른 분야까지 열심히 공부 내지는 보충을 해서 그 분야 전문가 수준에 올라가는 방법이 있고, 아니면 타 분야 전문가와 협업을 잘 하는 방법도 있다. 경관분야를 하려는 사람이라면 열린 생각을 가지고 노력했으면 한다.

조경분야에서는 경관분야에 대해 이해를 갖고 준비하셔서 많이 참여하시길 바란다. 간혹 조경에서 나가서 별도의 영역으로 구분한다, 법 만들어서 다른 분야 좋은 일만 하는 거냐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신다. 그런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기에 충분히 이해는 되지만, 경관분야는 조경만 충분히 이해했다고 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니기에 보다 종합적인 경관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를 통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넓히셨으면 한다.

조경전공 학생들은 조경에 대해 비전이 없다고 이야기하고, 업계에서는 사람이 없다는 어려움을 이야기한다. 학생 입장에서는 조경을 조금 더 넓게 볼 필요가 있다. 조경분야에는 조경설계, 조경시공만 있는 것은 아니다. 주민참여, 경관, 환경, 역사 등 한 발만 나가면 걸쳐있을 분야가 굉장히 많다. 조경분야에서도 경관은 그러한 새로운 영역이 될 수 있다. 종합과 조율을 장점으로 하는 조경인들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가능성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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