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수의 자연예찬] 칡덩굴과 등나무

글_정정수 환경예술조경연구원 원장
라펜트l기사입력2019-09-05
정정수의 자연예찬
칡덩굴과 등나무(갈등)




_정정수 환경예술조경연구원 원장
JJPLAN 대표


우리사회의 모순이라고나 할까? 사람의 모습이나 생각이 천태만상이다. 그 결과는 서로의 관계에서 만들어지는 차이가 천태만상의 몇 배라고 생각한다. 이 사회에는 셀 수도 없을 만큼의 다름이 존재하는 것이 분명할 텐데 다름을 틀림으로 오해해서 받아들이는 상황이 서로의 갈등을 불러오고 있는 것 같다.

거의 모든 식물은 세상에 태어난 이상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서 반드시 빛을 필요로 하는데, 덩굴성식물들은 스스로 서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식물에게 기대어 줄기를 안전하게 감고 빛을 향해 올라가야 살 수가 있다. 그렇지 못 할 때에는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한다. 칡덩굴이 찻길까지 침범하며 길게 뻗어나가는 것처럼 기대어 감고 올라갈 대상을 만날 때 까지 포복을 한다. 또 하나의 방법은 자기줄기를 이용해서 서로 꼬는 것인데, 두세 줄기, 또는 네 줄기로 설 수 있는 힘이 만들어질 때까지 서로 힘을 합처 태양을 향하는 삶의 의지를 보여준다.

이 같은 특성을 지닌 칡과 등나무가 만나면, 서로 빛을 더 받는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서 둘 중에 하나가 죽을 때까지 싸워 이기는 것만이 자신이 살길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잘 알고 있는 듯 보인다. 이들에게 갈등이란 ‘의견의 차이로 생기는 대립’ 정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립과 충돌보다는 상대가 죽을 때까지 싸우는 현상이다.

그러면 이 상황에 비추어 다름과 틀림을 생각해보자. ‘네 생각이 내 생각과 틀리다.’고 하는 생각의 대부분은 ‘네 생각은 내 생각과 다르다.’이다. 즉 틀림보다는 다를 경우가 더 많은데도 불구하고 ‘이게 아니면 저거’라는 흑백논리를 앞세워 나와 다른 것을 틀림으로 결정짓고 갈등으로 치닫는 오류를 저지르는 것이다.

오류의 원인 중 일부는 성장과정에서 삶의 방향을 형성하는 교육과정을 통해 찾아볼 필요가 있다. 평가의 방법은 흔히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두 가지가 있다. 학교에서 행해지는 미술, 음악, 수학 등 모든 평가가 서열을 정하지 않는 절대평가로 대부분 이루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미술적 표현에 있어 ‘다름’은 존재하는 것이지만 ‘다름’을 ‘틀림’으로 인식해서는 안 되는 것과 상통한다. 아름다움은 자기다움이기에 모든 것이 고유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어서 비교평가를 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자기다운 꽃이 아름다운 이유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평가할 능력이 없는 우매한 사람들은 어떤 것이든, 또는 모두를 비교하는 상대평가를 통해 우열을 가려 놓으려한다. 이 같은 모순 속에서 성장해온 학생들은 자기와 관련된 대부분의 것을 상대적으로 비교해서 평가됐던 일들로 인해 ‘상대적 박탈감’을 가진 심리적 약자를 자처한다. 미스코리아 그녀가 나보다 못한 것이 많을 수 있을 텐데도, 일국의 수장인 그 사람이 나보다 못한 것이 많을 수 있을 텐데도, 그 어느 곳에도 나 같은 사람은 없을 텐데도.

많은 사람들이 학교의 평가로 인해 성장하면서 자신감보다는 피해의식을 갖게 된다. 상대적 박탈감을 스스로에게 씌워놓고 행복으로 부터 멀어져 가는 길을 선택하게 되고 결국에는 서로 사랑해야할 이웃과 갈등하게 만든다. 나와 내 자식을 포함해 나의 모든 것을 남과 비교하는 평가를 해서는 안 된다. 서로를 죽이기 위한 무기를 들고 전쟁을 하는 것 같은 갈등을 해서는 안 된다. 내가 아닌 남의 다른 생각을 존중하는 성숙한 사회인이 되도록 한 번 더 생각을 해봤으면 하는 마음이다.


전국각지에 수많은 산야에는 칡이 모든 수종을 잠식해가고 있다. 정부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이다.
_ 정정수 원장  ·  환경예술조경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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