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조경교육의 지향점을 찾다] 전환기 조경교육의 방향성 모색

오충현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라펜트l기사입력2020-05-15

전환기 조경교육의 방향성 모색



_오충현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우리나라에 서구형 조경교육이 도입된 지 약 5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의 지위에서 선진국에 반열에 오르는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하였다. 우리사회는 이 기간 동안 70%의 인구가 농촌에 살던 시대에서 90%가 넘은 인구가 도시에 사는 시대로 변화하였다. 이와 같은 사회변화에는 많은 신도시 건설, 사회 인프라 확충과 같은 물리적인 국토변화가 수반되었다. 이런 시대적인 흐름에 맞추어 조경교육 역시 개발시대에 적합한 교육을 시행하였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조경교육은 건축 및 토목 분야와 협업에 용이한 교육내용이 많이 포함되는 특성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우리사회는 고속 성장이 아닌 안정 성장을 추구하는 사회로 변화하였다. 이제는 인구감소, 노령인구 증가 등과 같은 사회적인 변화로 인해 양적성장 위주의 경제활동을 하는 것은 어려운 사회가 되었다. 이에 따라 조경시장 역시 큰 전환점을 맞고 있다. 과거와 같은 공공영역의 조경이 감소함에 따라 공원이나 도시가로와 같은 공공영역의 대규모 조경보다는 개인정원이나 소규모 가드닝과 같은 소규모 조경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조경 교육과정에서 그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원예 분야에 대한 교육이 강화되고 있다.

또한 지나친 개발에 대한 반작용으로 생태공원과 같이 도시 안에 생태적인 요소를 도입하기 위한 공공영역의 조경이 증가하고 있고, 기성도시의 도시재생사업을 통한 조경사업도 소폭이지만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따라서 조경교육 역시 과거 건설경기가 호황이던 시대의 조경과는 다른 새로운 조경영역에 대한 발굴 및 이에 대응하기 위한 교육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보다 앞서 경제성장의 둔화와 안정 성장을 추구하기 시작한 구미 선진국들과 일본의 조경교육을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에 적합한 새로운 조경교육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우리나라 사회가 처해 있는 여러 가지 사회적 현상을 바탕으로 조경 산업이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고, 이에 적합한 조경교육의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구미 선진국 등에서 진행되고 있는 조경 및 건축 등의 변화내용을 살펴보면 가장 두드러진 현상이 사회적 문제 해결 및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다. 과거 개인적인 가치와 만족감 등을 추구하던 서구사회가 인구의 고령화, 낮은 출산율, 다문화 가정의 증가, 고독사 및 청소년 문제 등과 같은 다양한 사회적 문제 해결을 조경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추구하고 있다고 하는 점이다.

우리사회 역시 이와 같은 서구사회의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오히려 고령인구 증가와 출산율 저하 등과 같은 문제는 서구사회를 상회하는 문제점이 되고 있다. 또한 청년 일자리 창출 등과 같은 경제적인 문제 역시 우리사회의 사회적 문제점 가운데 하나이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경교육에 이와 관련된 커리큘럼을 신설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사회적 조경과 같은 항목을 신설하고, 여러 가지 사회현상에 대한 조경 분야의 대응방안으로 돌봄, 교육, 일자리 창출 등과 같은 내용을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 조경은 다양한 사회적 현상을 공간과 프로그램으로 해결해주는 서비스 산업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많이 진행되는 도시재생사업이 가장 대표적인 경우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사회적 수요에도 불구하고 조경교육에서 다양한 사회학적 접근방법이 부족하여 조경학과 졸업생들이 이런 분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앞으로 조경직 공무원들의 업무가 단순한 녹지공간의 조성과 관리를 넘어 다양한 사회현상을 공원과 녹지를 활용하여 해결대안을 마련하는 것으로 확장되는 것이 예상되므로 조경교육 차원에서도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이 필요하다. 이러한 예로 지금은 보편적인 단어가 되었지만, 1980년대 초반 미국 펜실바니아 대학 조경학과를 중심으로 앤 스펀 교수가 실험적으로 진행한 도시농업 교육이 지금은 사회문제와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매우 효율적인 분야로 성장한 것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조경교육에서는 이와 같은 도시농업 교육은 아예 분야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이와 같은 분야는 단순힌 조경 전문가에 의해서만 추진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다양한 거버넌스 차원의 협력이 필요하므로 이런 교육에서는 거버넌스 운영 등과 같은 사회참여형 교육을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조경교육에서 지향해야할 목표는 자연환경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교육이다. 우리사회가 과거 급속한 경제성장과 양적성장을 이룸에 따라 우리의 국토와 도시의 자연환경은 이에 비례하여 크게 훼손되었다. 조경은 훼손된 자연을 단순히 아름답게 가꾸는 것뿐만 아니라 자연이 가진 생물다양성 보전과 지속성의 유지라고 하는 측면을 같이 고려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 분야의 교육에 대한 필요성은 1980년대 중반이후 조경교육의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지만 여전히 충분한 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오히려 토목이나 산림자원분야에서는 생태토목 또는 산림환경복원과 같은 제목으로 체계적인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반면, 오히려 이 분야를 선도적으로 준비했던 조경분야에서는 여전히 교육내용이 부족하다.

조경은 학문적 특성상 현장조사, 계획, 설계, 시공, 감리, 유지 및 운영관리 전반을 다룰 수 있는 장점을 가진 학문 분야이다. 따라서 타 분야에 비해 자연환경과 관련된 공간과 과정전반을 다룰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이와 같은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은 이에 대한 준비가 미흡한 상황이다. 따라서 자연환경분야의 조사, 계획 및 설계, 시공 및 감리, 운영 및 유지관리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이들 분야에 대한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 조경관련 업무로 하천관리, 도시림을 비롯한 산림관리, 환경영향평가, 자연환경복원, 국토 단위의 국립공원•생태경관보전지역•야생생물보호지역 등과 같은 보호지역 관리와 관련된 업무들도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현재 조경학이 아닌 타 분야에서도 이들 분야를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경우는 없다. 이들 분야는 그동안 건설 분야에 집중되었던 조경 분야를 자연환경관리 분야로 확대하기 위해서 매우 중요한 분야들이다. 따라서 해당 분야에 대한 업무 내용을 개발과 균형을 이루는 보전이나 복원의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새로운 영역의 조경분야 업무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앞으로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능이 강화되어 단순히 학과의 명칭보다는 실제 학생들의 교육 커리큘럼 내용이 해당 분야의 직능을 인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는 시대로 변화하게 되므로 조경분야에서는 선제적으로 이를 커리큘럼에 반영하여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같이 사회적인 또는 환경문제에 대응해야하는 조경학의 역할이 매우 큼에도 불구하고, 현재 조경교육은 여전히 건설 산업의 한 분야로서 계획과 설계, 시공과 감리와 같은 건설 분야의 테두리 안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이 분야 역시 다른 분야에서는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조경학만의 산업 및 학문영역으로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전환기 시대에 이 분야만을 고집하다 보면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을 놓치게 되어 장기적으로는 학문 분야의 축소 또는 침체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재와 미래의 흐름에 적합한 조경교육을 강화하여 새롭게 배출되는 조경인재들이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준비해주는 것이 기성 조경인들의 역할이자 소명이다.

이상에서 검토한 전환기 조경교육의 방향성 모색에 대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기존에 진행되어 건설 산업과 연계된 조경교육(계획, 설계, 시공, 감리 등)의 지속적인 진행
2. 전환기 사회적 수요를 고려한 사회분야 교육 추가 : 사회현상들에 대응하기 위해 녹색공간을 활용한 돌봄, 치유, 일자리 창출 등과 연계된 교과과정(도시농업, 녹색치유, 사회적 가드닝 , 사회학적 접근 방법 등) 도입
3. 자연환경 관리 분야의 교육 강화 : 자연환경 조사, 자연환경 복원, 자연자산 운영관리, 보호지역 관리 등에 대한 새로운 커리큘럼 도입

이와 같은 조경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관련 학과와는 협력 또는 통합, 트렉제 운영 등과 같은 다양한 조경교육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 또한 자연환경관리 및 설계 분야 등과 같이 심화교육이 필요한 분야의 경우 학석사를 연계하여 5~6년 학제를 트렉제로 선택 운영하여 사회에 진출할 경우 사회에서 요구하는 전문가로 활동할 수 있는 새로운 학제를 도입하는 것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조경학회를 중심으로 새로운 교육 분야와 학제 운영을 위한 준비 위원회 구성 등을 제안한다.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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