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그린어바니즘’에 대한 다양한 제언

바이오텍경관도시학회, ‘현대 도시문제와 스마트 그린어바니즘(2)’ 세미나 개최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20-12-09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꾸려지고, 스마트팜, 스마트해양, 스마트안전, 스마트교통, 모든 산업분야에 ‘스마트’라는 단어가 붙고 있다. 신도시는 스마트도시로 개발되고 있으며, 국토교통부에서는 2021년까지 스마트도시통합플랫폼을 배포하겠다고 발표했다. 다양한 도시상황 관리 및 스마트도시 통합운영센터 운영을 위한 핵심기술로, 방범·방재, 교통 등 정보시스템을 연계·활용 연결되면서 기존 도시가 스마트도시로 변화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간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스마트 그린도시를 위한 기술은 어느 정도까지 와 있을까? 그리고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도시는 어떠한 도시일까?


(사)한국바이오텍경관도시학회(회장 김정곤)은 ‘현대 도시문제와 스마트 그린어바니즘(2)’ 세미나를 지난 13일 위드온 수서센터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주제발표에는 ▲일상생활에 밀접한 도시 녹지 공간의 위치평가 방법(김영철 카이스트 교수) ▲AI기반의 디지털트윈과 기후친화 도시공간 조성의 방향(이건원 호서대 교수)이 마련됐다.


김영철 교수는 도시 녹지를 평가하는 방법으로 정규식생지수(NDVI)가 아닌 정규시가지화지수(NDBI)를 적용한 ‘Urban Green Accessibility’ 연구결과를 공유했다. 도로망 네트워크 체계, 위치, 그리고 위성사진으로 녹지의 분포를 알 수 있는 것에 더해 사람들이 어느 공간을 많이 이용하는지를 파악하는 방법이다.


연구진은 샌프란시스코를 대상으로 녹지와 실제 도로와의 거리, 녹지의 양을 도출했다. NDBI를 적용한다면 기존 녹지만으로 평가됐던 것과는 조금 다른 결과가 도출된다. 센트럴파크와 같은 거대한 공원도 물론 중요하지만 사람이 접근하기 쉬운 곳에 위치한 녹지나 거주공간의 녹지 등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우리에게 가까운 곳에 있는 녹지가 중요하다. 이러한 녹지들을 파악한다면 중요녹지들을 보다 집중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건원 교수는 미세먼지 저감 단지 조성을 위한 스마트기술을 소개했다.


미세먼지 자체는 기본적으로 대기를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균질할 수 없다. 측정소에서 측정한 값이 있는 모든 곳에서 그럴 것이라고 착각하지만 도시의 공간구조, 건물의 배치, 형태, 등에 따라서 다르다.


도시 미기후가 중요한 것은 알고 있으나 어떻게 측정하고 설계에 반영할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 반경 400m 공간 안에서도 바람의 세기나 온도의 차이가 크다. 도시공간구조 형태를 따라 바람이 흐르고 이에 따라 열이나 미세먼지가 움직인다. 그래서 도시의 순환을 잘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


그린인프라에 접근함에 있어 녹지가 중요하다고 교육받고 있지만 녹지자체가 어떤 도로이냐에 따라서 미세먼지를 가두기도 하기 때문에 어디에 어떤 나무를 심어야 하고 어디에 벽면녹화가 필요한지를 파악해야 한다.


해외에서는 도시의 형태를 관리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도시형태가 보행을 촉진하고 그 행위 때문에 지가나 도시의 기능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훨씬 더 구체적으로 예측하고 계획해야 하는 것이다. 최근 도시의 형태를 미리 계획하고 시뮬레이션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어, 도시의 형태를 미리 예측하고 성능을 보증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 미기후를 반영할 수도 있게 됐다. 3D스캐닝 기반의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는 방법이다. 라이다 촬영, 열화상촬영, 카메라촬영을 조합해서 이미지 스캐닝하고, 이를 기반으로 BIM으로 모델을 만들고 그 모델을 기반으로 Grasshopper나 다이나모. 파라메트릭 툴을 이용해 디지털 트윈을 구축할 수 있다. 


여기에 AI가 접목되면 요구조건에 따라 수백, 수만 개의 데이터를 검토하면서 최적안을 찾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이다. 이같은 기술은 기계분야에서는 이미 많이 쓰이고 있다. AI가 계속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기계가 받는 열 부하를 계산해 최적의 형태를 도출해 하자를 줄이는 방법이다.


이 교수는 “도시에도 이러한 방법을 적용한다면 열섬현상이나 대기오염 등 도시문제 등을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프로그램언어가 쉬워져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으면 활용가능한 사례를 만들 수 있는 세상이 된 것 같다. 도시분야에서도 활용가능한 도구들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지는 토론에서는 소개된 기술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들이 이어졌다.


윤용상 (주)에너지공유 대표는 “기계분야에서 실시하는 AI기반 기술 사례로 미루어보았을 때 도시정도로 규모가 커지더라도 적용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축소모델을 통한 시험방식이 대형시스템으로 바뀔 경우 해석할 수 있는 방법만 나온다면 물리적 영향을 미치는 성능분석은 가능할 것이다. 현실화된다면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며 “물리적으로는 이해 가능하지만 사회적으로는 어려운 이야기이며, 인간의 가치체계에 대한 변화는 시간이 걸릴 것이기에 AI와 공존하면서 서서히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회진 (주)유비이엔씨 대표는 “현재 스마트도시의 경우, 어느 한 위치의 폭염을 저감하기 위해 시설을 설치한다면 시뮬레이션과의 차이를 어떻게 검증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데이터들을 빅데이터화 하기 위해서는 장소별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확보해야 어느 정도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는 한계점도 있다. 범위를 어느 정도로 규정할 것인가와 센서의 형태와 크기, 이를 검증하기 위한 시뮬레이션 값과의 차이점을 지속적으로 확인해가는 작업을 하고 있으나 결코 만만치 않다”며 “도시공간에서 이를 다 수행한다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으며, 미세먼지의 경우는 기온보다 변화가 더 심할 것이기에 시뮬레이션을 한다고 해도 작은 차이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현재 발생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공유했다.


아울러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다고 해도 트윈작업을 해보면 촬영과정에서 GIS 좌표값에 조금씩 차이가 있다. 이 경우 땅 속의 관 등 보이지 않는 공간에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도로 옆에 가스관이나 통신선 등이 있는 경우, 터파기 할 때 건드리면 큰 문제 발생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실제 적용과의 편차를 어떻게 줄일 것인가에 대한 검증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병학 (주)어반인사이트 코리아 대표는 “NDBI를 통한 분석은 도시의 물리적 공간이 아닌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체감할 수 있는 최적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도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녹지의 입지를 찾는 등 활용가능성이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AI 기술을 활용한 시뮬레이션 기법들에 대해서는 “최근 AI 활용 시뮬레이션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기업들에서는 건축물의 형태를 만들 때 법적 내용을 입력해 시뮬레이션 한다. 최적의 도시 구조를 만드는 것에도 적용 가능하다. 변수값으로 공원 접근성, 대중교통 접근성, 에너지활용, 건설비용, 건물로 인한 일조량 등을 적용해 형태를 도출하는 것이다. AI 기술이라는 것이 더 밀접하게 도시공간에서도 활용되고 있으니 더 체감할 수 있는 기술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물론 현재까지는 시뮬레이션은 제한된 영역에서만 가능하며, AI가 사람들의 행태까지 분석하지는 못한다. 사람이라는 변수 자체가 예측 불가능한 변수이나 디지털 트윈이 통제 불가능한 변수조차도 데이터화 시키고 기계에게 학습시킬 수 있는 방법일 수 있다. 도시에서의 물리적인 형태뿐만 아니라 벌어지는 활동까지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되면서 데이터가 적용될 때 파급력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 기술이 현실화된다면 도심공간에서 AI가 사람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데 것에 신뢰도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정곤 회장은 스마트도시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서 피력했다.


김 회장은 “기술을 활용하려는 분야는 그 분야의 전문지식이 있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우리나라는 도시를 모르면서 기술로만 바꾸려고 하는 것 같아서 걱정된다. 기술을 일반화시키는 것은 위험하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어떠한 기술이 스마트도시에 왜 필요한가를 질문했을 때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도시는 기술을 구현하는 공간이 아니다. 기술은 목적이 있거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도시에는 사람이 살고 있지 않기에 행태, 이동성 등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없는데 어떻게 스마트도시를 만들 수 있느냐는 것이다.


김 회장은 “생태도시는 기존도시에 조성하는 것임에도 우리나라는 생태계를 파괴하고 다시 생태계를 조성했듯 스마트도시도 같은 양상이다. 기존도시에 스마트도시를 구축한다면 다양한 데이터 구축이 가능하고,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를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학습이 되면 신도시에 적용하는 형태로 가야하는데 아무 것도 없는 땅에 스마트도시를 지으려고 하니 도시를 위한 것이 아닌 기술을 위한 기술이 적용되는 것”이라며 “사람을 중심에 놓고, 적절한 곳에 적절한 기술을 쓰고, 사람이 혜택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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