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응 조경설계, 이제는 필수”

조경학회 공원녹지연구회 ‘기후변화와 전략적 공원설계’ 세미나 개최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20-12-23
기후변화로 인한 도시의 다양한 문제점들이 발생되는 가운데 홍수 및 물관리 문제 또한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차태욱, 남지영 조경가는 “기후변화 대응 회복탄력적 조경설계가 이제는 필수가 됐다”며 “자연으로의 회복을 돕는 것이 조경가의 역할”이라고 입을 모았다.


‘기후변화와 전략적 공원설계(Climate Change and Tactical Design for Parks)’를 주제로 (사)한국조경학회 공원녹지연구회(회장 안승홍)는 ‘2020 4차 국제웨비나’를 19일(토) zoom으로 개최했다.

이번 웨비나에서는 해수면상승과 홍수에 대응하는 미국의 사례들이 소개됐다.

차태욱 Supermass Studio 대표는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기후 적응형 설계(Climate Adaptive Design)’ 발제를 통해 뉴욕주 허드슨 강변의 소도시 킹스턴에 위치한 공원, 체육시설, 생태습지, 강수욕장으로 이루어진 수변지구에 대한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장기간에 걸친 해수면 상승에 따른 하안 유실과 침수를 순차적으로 방지하는 동시에 커뮤니티를 위한 공공 이용의 가치를 증진하는 기후적응형 설계 프로젝트이다.

킹스턴시 허드슨 강변 킹스턴포인트의 인공 백사장은 자연을 접하면서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유일한 곳이자 시민들의 레크리에이션 장소로서도 매우 활발히 이용되던 곳이다. 그러나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2080년이 되면 진입도로가 완전히 침수돼 킹스턴포인트는 섬으로 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Supermass Studio와 코넬대 조경학과, 뉴욕시 환경보호국, 킹스턴시와의 산학협동연구과제로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이 프로젝트는 인프라로서 침수방지나 회복탄력성을 위한 것만이 아니라 주민들의 어메니티 공간 마련을 통해 이용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큰 목적이었다. 강변의 기능을 최대한 유지해서 지금과 같은 이용을 계속할 수 있도록 했어야 했다.

백사장 양쪽에는 식생이 잘 보존돼있는 언덕이 위치하고 있어 백사장을 북돋으면 제방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내고, 주민설명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하고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선형 테라스안’을 최종적으로 선정했다.

백사장을 세 단의 테라스로 조성해 해수면이 상승함에 따라 테라스들이 단계적으로 침수를 받아들이면서도 백사장의 기능을 유지하는 방안이다. 2050년이 되면 3개의 테라스 중 가장 아랫단이 침수되고, 2080년이 되면 두 번째 단이 침수돼 맨 윗단만 남게 된다.

각 테라스는 층마다 운동을 할 수 있는 넓은 백사장공간과 폭이 좁아 앉아서 쉬거나 모래놀이를 할 수 있는 정적인 공간이 마련돼 있어 모든 테라스들이 지금과 같은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각 단은 게비온 엣지나 콘크리트에 식재가 가능한 생태콘크리트, 벤치, 콘크리트 등 접근성과 공간의 성격을 고려해 계획했다. 특히 게비온은 백사장 옆 해변가에 쌓인 폐벽돌을 활용한 것으로 지역의 역사적 맥락을 이었다는 것이 특징이다.

백사장 왼쪽에는 조차에 의한 생태습지를 조성하고 관찰할 수 있도록 데크를 두었다. 물은 수위에 따라 3개의 채널로 드나들며 하루에 두 번씩 사이클을 반복한다. 허드슨강을 직접 보고 생태계를 체험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기에 습지의 조성이 중요했다.

해안에는 폐벽돌이 쌓인 해변이 펼쳐져 있어 죽지 않은 가지를 땅 속에 박아 자연스럽게 활착을 유도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이는 해수면상승에 대처해 기후변화 적응형 조경설계로 백사장과 휴식 공간, 그리고 생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좋은 사례가 된다.


차태욱 Supermass Studio 대표, 남지영 SWA Houston, Associate 조경가(화면캡쳐)

남지영 SWA Houston, Associate 조경가는 ‘소중한 자연, 조경의 해법(Nature Matters, Landscape Works)’을 주제로 지구온난화가 야기한 기후변화에 따라 점차 심각해지는 홍수 피해에 대응하고자 텍사스주 휴스턴시 Bayou Greenway, Buffalo Bayou Park, Bridgeland 커뮤니티 프로젝트에서 회복탄력적 수변공간을 제시한 설계 사례를 공유했다.

바이우(Bayou)는 넓고 평탄한 저지대에 물이 찬 늪이나 유속이 극단적으로 느린 큰 강을 말하며, 미국 텍사스주도 바이우 지형으로 유명하다.

버팔로 바이우 공원은 물길을 따라 형성된 3.7㎞, 160에이커의 선형공원이다. 1958년 하천을 직강화하고 바이우를 따라 간선도로를 두면서 자연생태계가 파괴됐으며 홍수피해가 극심해 수시로 잠기며 어둡고 버려진 공간이 돼버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버팔로 바이우 파트너십이라는 시민단체가 꾸려졌고, ▲회복탄력성 ▲복원 ▲접근성 ▲정체성 ▲포용이라는 키워드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버팔로 바이우 파트너십을 중심으로, 휴스턴시유지에 기금과 모금을 통해 공원이 탄생했다.

이 공원의 가장 큰 목적은 홍수조절로, 도시의 물을 떠안고 내려가는 길목에 위치해 홍수시 공원의 상당부분이 침수된다는 것을 감안한 디자인이 필요했다. 주요 이벤트는 침수예상빈도를 기반으로 전략적으로 배치됐고, 공원의 모든 요소들이 물의 강한 힘을 견딜 수 있도록 강하고 좋은 재료들을 사용했으며, 공원의 모든 전지는 특정 레벨까지 물이 차면 전체 전기가 끊어질 수 있는 시스템으로 설계됐다.

공원은 지형학 원리를 적용해 물이 원래 가고자 하는 방향대로 새롭게 복원되도록 했다. 물길이 굽이치며 침식되는 부분은 일정 공간 이상 넘어가면 식생과 게비온 벽을 사용해서 막아주고 퇴적부분은 넓은 공간을 마련했다.

공원에는 바이우를 건널 수 있는 5개의 보행교가 위치하고 자전거나 보행 모두 접근 가능하며 공원 전체를 돌 수 있는 코스들을 만들어 접근성을 높였다.

식생의 경우 기존 식생이었던 초원으로 50%를 복원했고, 습지 등을 두어 생태학습의 장이 된다. 놀이터 또한 모래, 통나무, 나뭇가지 등 자연소재로만 이루어졌다.

공원내 건축은 자연 안으로 들어오도록 하는 것을 콘셉트로, 비지터 센터는 100년에 한 번씩 다가오는 침수의 수위에 맞춰 아래층은 물이 차도 위층은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사용하지 않던 지하물탱크에는 입장료를 받는 아트 갤러리로 활용하고 있다.

의료비용 절감, 레크리에이션 이용가치, 도시 응집력 등 7,710만 달러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의 가치를 가지며, 공기질 향상, 자전거 사용량 증가, 에코시스템 서비스, 홍수조절과 수질개선 등 2,250만 달러의 환경적 이점이 있다. 철거시설물의 재활용, 일자리 창출 등 1,750만 달러의 경제적 혜택도 있다. 10명 중 6명의 휴스턴 시민들은 공원 산책로에서 1.5마일 이내에 거주하고 있다. 이 공원의 성공으로 시에서는 시의 바이우 전면을 새롭게 보고 360만평에 달하는 10개의 바이우를 공원화하기로 결정, ‘바이우 그린웨이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한편 Bridgeland의 사례는 버팔로 바이우 공원과 다르게 주거단지로, LID를 도입한 사례이다. 역시 홍수가 주요 이슈로, 불수투 포장면이 생길수록 그만큼의 못을 파야하기에 휴스턴에는 Detention pond가 많다.

LID의 주요 프로세스는 도로의 물이 Bioswale로 모이고 정화돼 나가면서 더 큰 Bioswale로 갔다가 Detention pond로 모이면 그 물을 도시의 모든 조경에 사용한다는 내용이다. 이 과정을 통해 홍수를 완화하고, 식물을 통해 오염물질을 제거해 환경을 복원시키고, 마지막으로 미적으로도 아름답도록 조성하는 것이 목표이다.

특히 식재는 생태계 서식처를 마련해 생물다양성읖 높이기 위해 혼합식재를 실시했으며, 모든 영역의 전문가가 다 머리를 맞댔다. 어느 한 종이 우세종이 되면 다른 식물이 다 없어지기도 하기에 식물생태를 잘 고려해야 했으며, 가을이 되면 잡초처럼 보이기도 해 클라이언트와 주민들에 이를 감안해야 한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교육시키는 과정도 필요했다. Detention pond에는 전망대를 두어 시민들의 생태교육장으로도 활용될 수 있도록 한 계획이다.

시민들의 의식이 높아질수록 정부와 기업은 그 욕구를 충족시킬 수밖에 없기에, 이러한 생태적 접근방법이 시민들에게 인기를 얻으며 기업 마케팅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닫고 미국의 클라이언트들은 앞다투어 LID나 태양광 등을 도입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 16일 휴스턴시의회는 New Green Stormwater Infra를 조성할 경우 세금을 감면한다는 조례가 제정되는 등 움직임들이 활발해지고 있다.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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