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 풍부한 물이 흐르는 도심내 실개울 어떻게 만들까?

(사)응용생태공학회, 5차 웨비나서 ‘도시 내 친수시설 도입방안’ 논의
라펜트l김수현 기자l기사입력2021-11-04
최근 각 지자체에서는 도심내 휴식공간과 미관을 정비하기 위해 인공 실개울과 같은 친수시설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분수, 폭포, 연못, 호수 등과 같은 경우에는 상수도를 이용하거나 인근 하천의 물을 활용해 유량과 수질을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유수형 실개울의 경우는 수량을 확보하기도 어렵고 안정적인 수질을 유지하기 어려움 때문에 당초 설계 의도을 실현하지 못한 실개울이 종종 발견되고는 한다. 

이에 (사)응용생태공학회는 올해 5차 웨비나에 최종수 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도시 내 친수시설 도입방안’에 대한 논의를 5일 진행했다.

이번 웨비나에서 최 연구위원은 용인시 동백지구, 부천시 상동지구, 성남 판교지구에 조성된 도심 실개울 사례를 통해서 설계시 유의점, 수실·유량 확보, 유지관리에 대한 유의점과 대안에 대해서 설명했다.


(사)응용생태공학회는 5차 웨비나에서 최종수 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도시 내 친수시설 도입방안’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했다.


실개울에 빗물을 사용할 수 있을까?

용인 동백지구의 실개울의 2006년 조성됐고, 전체 길이 7.5km, 폭 1~2m, 수심은 약 5cm 규모이다. 수량은 일일기준 약 3,400톤이 투입되며, 수질은 평소에는 3급수, 비가 올 때는 5급수 정도 유지하도록 계획됐다. 실개울의 수원은 인근 석성산에서 내려오는 빗물을 모아 사용하는 방법이 채택됐다. 유지·관리 예산이 2014년 기준으로 매년 약 13억 원 규모로 운영이 되고 있다. 

현재 9개의 수로가 있는 동백지구의 실개울 중 제대로 운영되는 수로는 4번 수로 밖에 남지 않았다. 그 동백지구 실개울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량 확보였다. 빗물을 모았을 때 그 양이 200톤을 넘는 경우는 국내에 몇 개 되지 않고, 200톤 물은 실개울을 하루만 운영할 수 있다.

최종수 연구위원은 “빗물을 모아서 실개울의 유량을 충당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만약에 사용한다면 그 물을 계속 순환시키는 방법은 가능하다. 순환이 전제되지 않고 흘러갈 경우에는 한계에 봉착한다”라며 빗물은 실개울을 운영하는데 적합하지 않음을 전했다.

특히, 물이 땅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막는 차수시설을 설치하게 되는데 주변의 나무와 식물이 자라면서 차수막에 구멍을 내기 시작했다. 그래서 물이 아래로 점점 빠져나가는 거죠. 수량이 부족해지는 문제가 있었고 지하수 양수를 할 수는 있는데 비용 문제로 실제로 용인시에서는 운영을 못하고 있었고요. 

결국 용인시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상류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을 이용하고, 수량 확보가 어려운 가뭄과 겨울 시기에는 지하수를 보조수원으로 이용하기로 결정했다. 이 때문에 용인시는 10억에 달하는 유지·관리 비용을 매년 쓰고 있다. 주민들은 실개울 조성 초창기처럼 일정 유량을 계속 흘려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지만 수량 확보가 쉽지 않아 시 당국이 애를 먹고 있는 형편이다. 

최 연구위원에 따르면 “이 사례가 던져주는 시사점은 계곡물은 비가 올 때 빼고는 비교적 깨끗한 물을 흘려보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계곡물은 계절적인 변화가 굉장히 민감하다. 계절에 따라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수량과 수질 차이날 수 있다”라며 계곡물의 활용에 대해서 회의적으로 평가했다.


하수 처리장 방류수를 사용한 상동의 경우

전체 수로의 길이 약 5.5km, 폭 3~5m, 수심 20~30cm, 유입 유량 약 2만 톤의 규모를 가진 부천시 상동지구의 실개울의 가장 큰 특징은 굴포천 하수종말 처리장에서 나오는 방류수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물론 방류수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물을 정화하는 고도 처리를 거친 물을 사용한다. 

실개울 조성 당시 가장 큰 고민은 하수 종말 처리장의 방류수에 대한 시민들이 거부감이었다. 하지만 초기의 걱정과는 다르게 현재 상동의 실개울은 주민들이 아이들과 직접 손을 담그고 물장난도 치는 좋은 휴식처로 자리 잡았다. 또한, 조성 10여 년이 지난 이후에서 수질과 수량 양쪽 측면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적절한 수량이 확보되면서 주변 숲이 안정적으로 정착해 인공 실개울이 마치 자연 하천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특히 자연수나 지하수를 사용하면 겨울에는 결빙과 수량 부족으로 인한 건천화가 진행되지만 하수 종말 처리장 방류수는 일정 수온을 유지하기 때문에 겨울철 결빙과 수량부족 문제에 대한 걱정이 적다.

“상동의 실개울의 시사점은 수량과 수원에 대한 재검토이다. 하수종말 처리장에서 나온 방류수는 꺼림찍할 수 있는 수원이었지만, 주민의 수용도도 굉장히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안정적인 수량 확보와 목표 수질 확보도 가능했다. 이 경우를 봤을 때 향후 여러 가지 측면에서 봤을 때 도심 실개울을 조성할 때 하수 처리장 방류수를 이용하는 것이 긍정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하수, 실개울의 수원이 될 수 있을까?

성남시 판교에 조성된 실개울은 2009년에 조성됐고, 자연형 수로가 아닌 화강석으로 이뤄진 수다. 길이 약 2.4km, 폭 1m, 수심 10cm로 설계됐다. 실개울의 수원은 신분당선 판교역에서 나오는 유출 지하수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최초 설계에서 약 6,000톤의 유출 지하수가 확보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도시가 개발되면서 불투수면의 증가되고 이에 따라 지하수의 유입이 쉽지 않았다. 결국 실제 유입된 유출 지하수는 약 800톤 밖에 되지 않았다. 

결국, 지하수 800톤에 더해 상수도 800톤을 추가로 투입해 실개울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당초 6,000톤 규모로 설계됐기에 개울의 폭이 너무 넓어 낮은 수심의 물밖에 흐르지 않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실개울 곳곳에 각석을 설치해 유속과 수심을 확보하는 ‘리듬 시설’을 설치했다.

동시에 지하수는 유지·관리의 측면에서도 좋은 수원이 될 수 없다. 지하수는 인과 질소 농도가 높아 별도의 처리를 하지 않으면 물때가 끼게 된다. 그래서 판교의 경우에는 2주에 한 번씩 실개울을 청소하면서 매년 약 1억 원의 예산을 소요하고 있다. 

최종수 연구위원은 판교의 사례를 “이 경우 시설의 규모가 과다힌 부분이 있다. 인공 수로의 폭을 1m까지 키울 필요가 없었던 겁이. 30cm~50cm 정도만 해도 충분했었는데 1m로 과다하게 만들었다”며 전했다. 

용인과 판교와 같은 시행착오가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 최종수 연구위원은 “순서가 잘못됐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시설 규모를 먼저 결정하고, 그다음에 어떤 물을 사용할지를 고민한다. 현실적으로 운영이 설계자의 의도에 맞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며, 이어서 “이 순서가 바뀌어야 한다. 수원을 먼저 찾아야 한다. 얼마의 물을 확보할 수 있는가를 파악하고, 그다음 시설 규모를 결정을 해야 된다. 그리고 수량은 굉장히 보수적으로 산정해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또한, 수원으로 하수처리장 방류수나 상수도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상수도를 한 번 사용하고 버린다면 물자원 낭비의 문제가 있다. 또한, 비용 문제와 함께 먹는 물을 사실 유지 용수로만 사용한다는 것은 사업 취지에 맞지 않다. 그렇기에 상수도를 사용한다면 순환식 용수사용을 추천했다.

이 밖에도 최 연구위원은 애초에 수로 폭을 좁게 설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전했다. 서울시 성례동에 조성된 실개울은 수로 폭이 30cm가 되지 않는다. 이 경우 하루 300~400톤 만 사용해도 개울을 충분히 운영할 수 있고, 크기에 비해 주민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_ 김수현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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