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살아있는 중세마을, Rothenburg

글_강호철 오피니언리더(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22-04-22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279


독일 중남부와 오스트리아편 - 10

살아있는 중세마을, Rothenburg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로텐부르크는 수식어도 참 많네요.

‘중세도시의 보석’을 비롯하여 ‘동화 속의 마을’, ‘로맨틱 가도의 꽃’, ‘크라스마스 마켓 도시’로 불린다.





성벽의 측면모습.







인구 1만 2천여 명의 작은 지역을 하루 10시간이 넘게 구석구석 살피고 있습니다.

성을 중심으로 안과 밖을 분주하게 오가며 하루를 즐깁니다.

중세 거리는 물론, 지붕의 아름다움과 성벽 위를 걷는 즐거움에 하루 해가 결코 지루하지 않습니다.

반복하여 만나는 풍경이지만, 또 새롭게 다가오네요.

이 도시의 역사는  9C부터 형성되었지만, 현재의 모습을 갖춘 시기는 13C 자유제국도시부터랍니다. 













성 아래에서 본 모습은 전혀 다른 모습이지요.

성벽과 망루가 보입니다.

도시에서 하천을 따라 녹지와 생태축이 형성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여기서는 성을 중심으로 녹지와 보행축이 형성되는 셈이네요.











성을 따라 일정 폭으로 확보된 녹지는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피나무류와 자엽의 너도밤나무가 눈에 띄네요.















자연림과 맞닿은 성의 변방은 성곽의 구조가 다소 다른 모습이네요.

물론, 지금은 성을 최대한 보존하지만 약간의 편익시설은 들어선 처지랍니다.







클레마티스(으아리, 종덩굴).





자엽 너도밤나무.











구시가지의 골목길은 승용차 없는 안전지대로 중세시대 예술의 거리랍니다.

벽면을 장식한 덩굴식물이 상록성의 헤데라(일명 Ivy)입니다.

이곳은 우리나라의 온대 중부 기후대로 보입니다.











성벽을 넘나들며 골목길을 거닐고 있습니다.

벽면 녹화와 꽃장식, 멋진 간판과 길거리 카페가 운치를 더해줍니다.









숲속의 카페인데 간판이 정원으로 표기되었지요.

유럽에서는 많은 도시에서 흔히 이런 분위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맥주를 마실 수 있는 멋진 분위기로 지나가는 이방인을 유혹한답니다. 

언젠가 스페인에서 터득한 체험담을 소개한 적이 있지요. ‘맥주의 맛과 향은 그날 흘린 땀의 양과 비례한다’고 했습니다. 지금도 변함이 없네요.















살짝 인접한 마을로 몇 걸음 나들이를 해 봅니다.

주변이 모두 풍부한 녹색이고 정갈하게 잘 가꾸어져 있네요.

풍요로운 녹색의 한적한 거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합니다.

























전망대나 다름없는 성벽의 공중산책로를 다시 올랐습니다.

운동도 하고 주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매력적인 코스랍니다. 이런 곳은 쉽게 경험할 수 없지요.

그래서 짬이 생기면 몇 번이고 반복하여 오르게 되었답니다.





노거수로 성장하면 줄기(특히 심재부)에 공동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외과수술을 통하여 주로 발포수지를 충진재로 활용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발포수지의 경우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어 왔지요.

앞으로 충진재에 대한 더 많은 검토와 연구 개발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필자도 오랜 기간 문화재 관련 자문을 해 오며 문제 제기와 개선점을 지적하고 있지만, 결코 간단하지 않답니다.

















거리를 장식하는 액세서리들과 카페 등이 전혀 유치하지 않고, 도시의 품격을 한층 높여주는 분위기랍니다.



중국 원산의 중국굴피나무가 이국땅 낯선 곳에서 거목으로 성장하여 숲의 일원이 되었네요.

저의 모교이자 30년을 재직했던 경남과기대 캠퍼스에도 거목이 있답니다.











구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성곽 주변은 관광객을 위한 편익시설이 자리하고 있네요. 작은 뜰도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한적한 시골 마을과 통하는 길이 보이네요.

드디어 성곽을 벗어나 인접한 마을로 외출을 시도해봅니다.

한적한 곳이라 부담이 없습니다. 개울을 건너 숲길을 따라 트래킹 수준으로 전진하지요. 











전형적인 농촌 풍경입니다. 어린 시절로 되돌아간 것 같습니다.

성벽을 걸으면서 중세 유럽을 만났는데, 여기서는 50여 년 전의 한국시골을 만난 느낌입니다.
묘한 시간여행을 하게 되네요.

수 백년 이전의 풍광을 만날 수 있는 곳은 대부분 드라마 세트장이거나, 아니면 새로이 조성한 민속촌이지요. 하지만 이곳은 시민들이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 터전이라 살아있는 모습이랍니다.

이렇게 옛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하여 이곳 거주민들은 얼마나 많은 규제와 고통을 받을까요?

우리의 경우 문화재로 지정된 점적인 공간들도 영향권역을 선정하여 관리하고 있습니다.

현상변경이라는 행정적 절차를 통하여 관리하고 있지요.

이러한 절차가 주민들에게 많은 불편을 주고, 사유권 침해라는 민원에 부딪히는 경우가 허다한 현실입니다.

독일은 어떠한 제도와 보상을 통하여 문화재 지역을 관리하고 유지하는지 퍽 궁금하네요.

잠시 머물며 겉핥기로 눈에 들어오는 모습들만 소개하는 답사자의 입장에서는 한계가 있답니다.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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