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재난관리와 ESG경영에 환경복원기술의 도입을 위한 소고

글_윤홍식 한국환경복원기술학회 회장
라펜트l윤홍식 회장l기사입력2022-07-05

재난관리와 ESG경영에 환경복원기술의 도입을 위한 소고



_윤홍식 한국환경복원기술학회 회장



재난관리와 ESG경영에서 환경복원기술의 도입을 위한 노력과 협력 및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행정안전부의 재난관리본부 조직은 안전정책실, 재난관리실 및 재난협력실과 비상대비정책국의 3실 1국이다. 안전정책실은 안전관리정책관, 생활안전정책관, 예방안전정책관으로 10개과로 구성되어 있고, 재난관리실에는 재난관리정책관, 재난대응정책관 및 재난복구정책관으로 13개과로, 재난협력실은 국민안전처 시기에 특수재난실로 신설되어 현재 재난협력실로 명칭이 변경되어 재난협력정책관과 사회재난대응정책관으로 2개국 10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부서들 중에서 환경복원과 연관된 부서는 안전정책실의 재난경감과와 재난관리실의 복구지원과이다. 재난경감과는 주로 급경사지 관리, 소하천관리 및 재해예방사업을, 복구지원과는 재난복구관리, 자연재난과 사회재난 복구업무, 재해복구사업 사전심의 및 복구계획수립과 지원 등을 수행하고 있어 재난경과와 복구지원과가 복원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2021년에 재난경감과가 예방사업에 투자한 예산은 국비 6,873억, 지방비6,873억으로 전체 1조 3,746억원이다. 주요 사업 내용은 재해위험개선지구정비 7,190억, 급경사지 붕괴위험지역정비 1,872억, 재해위험저수지정비 675억, 풍수해생활권 종합정비 2,044억, 우수저류시설 설치 1,390억 등이다. 2022년 추진 사업비는 2조 586억이고, 2023년 이후 79조 1,544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올 초에 예방안전정책관은 “기후변화에 따라 날로 심각해지는 자연적 위험으로 인한 재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투자 대비 사업효과가 검증된 재난예방사업에 대한 투자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며, “자치단체에 배정된 재난예방사업 예산이 신속히 집행되어 재난위험요인을 사전 차단함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복구지원과에서 집행하는 복구비는 태풍·호우 등과 같은 자연적 위험으로 인하여 발생한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집행하는 예산으로 국고, 지방비, 의연금, 융자, 자부담 등의 재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2020년도에는 총 13,182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하였고, 이에 따라 총 41,615억원의 복구비가 사용되었으며, 10년간의 년평균으로 투입예산은 1조 2천억원 정도이다. 따라서 재난예방과 복구지원에 투입하는 예산은 매년 약 3조원 규모이다.

그러나 재난예방과 복구지원에 이러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나 기능위주의 예방과 복구사업으로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환경복원이라는 개념과는 거리가 있는 사업들이다. 재난이든 인위적 원인이든 어떠한 원인으로 손상 또는 파괴된 자연환경(생태계)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환경복원기술이 예방과 복구지원 사업에 도입된다면 파괴된 자연생태계를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상태로 복원시키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재난예방사업과 복구지원사업에 환경복원이라는 개념을 도입할 수 있을까? 재난관리에서 최근 들어 회복력(Resilience)이라는 용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회복력은 재난관리뿐만 아니라, 생태학, 심리학, 물리학 등 전통적 학문분야에서도 많이 다루어지는 학제적(interdisciplinary) 특징을 가진다. 따라서 회복력에 대한 정의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 예로써, UN산하 재난저감기구(UN-DRR)는 Resilience를 “적시에, 효과적으로 재난을 막고, 그 영향을 흡수하여, 시스템의 핵심구조와 기능을 보호하고 회복할 수 있는 시스템의 능력”으로 정의하고 있다. 학계와 국제기구들은 유사성은 있지만 다소 다른, 다양한 정의를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학문 분야에 따라서 그리고 학자들의 관점에 따라 Resilience를 복원력, 회복력, 회복탄력성, 탄력성 등 다양한 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제4차 국가안전관리기본계획 (2020-2024)에서는 “회복력”을 공식적인 용어로 채택했는데, 이는 재난 이후 사회 전체를 회복시킬 수 있는 시스템적 관점을 포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공동체의 장기적 회복을 위한 프레임워크에 단순히 물리적 시설에 대한 복구뿐만 아니라 피해주민의 회복, 지역공동체, 지역경제, 생태환경 등의 장기적 회복에 대한 고려가 포함되어 있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용어 중에서 복원(Restoration) 대신에 회복력(Resilience)를 사용하여 참여폭을 넓히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학회장을 맡으면서 행정안전부 공무원들과 예방사업과 복구지원사업에 환경복원개념을 도입하자고 이야기를 하면 긍정적으로 반응을 한다. 왜냐면 그들은 복원을 회복력이라는 의미로 해석한다. 지침들을 개정하여 회복력 개념을 넣으면 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재난경감과의 경우에 국비지원을 하면서 생태환경 복원을 고려하여 예방사업을 수행하도록 지침을 개정하고, 복구지원과도 복구사업에 환경복원을 고려하도록 지침을 개정하도록 하면 된다. 이를 위해서 업무담당자들의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그들에게 익숙한 회복력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내년 초에 예방과 복구지원사업 지침 개정(안)을 마련하여 지침을 개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학회, 협회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체의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기술세미나, 초청강연회 개최 등과 같은 활동을 활성화하여 적극적으로 초청하고, 참여하여 상호 교류의 폭을 넓혀야 한다. 이러한 노력은 재난관리 분야뿐만 아니라 건설분야 그리고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예방사업과 복구사업에 적합한 복원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ESG경영에 환경복원기술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과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최근 들어 환경분야와 관련하여 국제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이 ESG경영이다.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영문 첫 글자를 조합한 단어로서 기업경영에서 지속 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한 3가지 핵심 요소를 말한다. 과거에는 기업을 평가할 때에 ‘B/C(Benefit/Cost)’ 중심으로 ‘재무적’인 정량지표가 기준이었으나 기후변화 등으로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증가하면서 ‘비재무적’인 지표가 기업의 실질적인 가치평가에 있어서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의 CEO인 Larry Fink는 2020년 1월 투자자들과 기업 CEO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앞으로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투자결정의 기준으로 삼겠다.”고 선언하였다. 기후변화로 인한 리스크를 장기적인 투자의 리스크로 보고 투자결정 요인으로서 지속 가능성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Larry Fink의 언급 이후로 지속 가능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면서 ESG라는 경영전략이 세계적인 관심사가 되었다.

이처럼 ESG에 대한 관심은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2021년도 주요 기업의 신년사와 주주총회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용어가 ESG경영이다. 2021년 4월을 기준으로 10대 기업 중 7개사가 ESG위원회를 설치하여 전문가들을 영입하였고, 탄소배출을 줄이는 방안을 공동으로 연구하기 위해 기업들이 연합체를 구성하였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하여 산업통상자원부는 2021년에  ESG 인프라 확충방안의 중점 추진과제인 “K-ESG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다. 국내·외 주요 13개 평가기관에서 수집한 3,000여개 이상의 지표와 측정항목을 분석하여 61개 ESG 이행과 평가의 핵심·공통사항을 마련하였다. 환경분야는 17개 항목이 포함되어 있다. 주요 내용은 환경경영 목표 및 추진체계, 친환경 인증, 환경법규위반 등과 온실가스 배출량, 폐기물·오염물질 배출량, 재활용률 등이다. K-ESG 가이드라인은 1〜2년 주기로 갱신된다. 세부 추진사항에 환경복원기술과 관련된 내용이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ESG경영을 가장 잘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글로벌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MS)로서 ESG 평가에서 2018년 이후로 줄곧 AAA 등급을 받고 있다. MS사는 탄소중립을 2012년에 이미 달성하였으며, 탄소 흡수량이 탄소 배출량보다 높은 ‘탄소 네거티브(Carbon Negative)’를 2030년까지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MS는 ’AI for Good’ 프로젝트도 진행하여 기후문제 해결, 전 세계 공중보건 개선, 장애인의 접근성 향상, 아동보호 및 인권 증진, 문화유산 보존 등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이처럼 ESG경영의 핵심은 기후변화 문제이다.

특히, 재난예방과 복구사업, 건설업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이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분야가 E(Environmental) 분야이다. 탄소저감을 위한 노력과 기술개발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재난예방사업도, 복구사업도, ESG경영도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변화나 재난관리와 밀접하게 관련이 되어 있다. 환경복원기술이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고, 어떤 기술들을 제공할 수 있을지를 학회와 협회 및 산업체가 지혜를 모을 때이다.
_ 윤홍식 회장  ·  한국환경복원기술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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