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장애인 등 눈높이 맞춘 ‘텃밭정원’, 세종시 첫 적용
농촌진흥청, 4개 텃밭정원 모형 개발 이어 보급까지
고운동 도시농업 실습교육장 현장적용 / 농촌진흥청 제공
고령자, 장애인 등 눈높이 맞춘 텃밭정원 모형이 세종시에 첫 적용됐다.
농촌진흥청은 도시민 눈높이에 맞춘 텃밭정원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해 4개 텃밭정원 모형을 개발한 데 이어 올해는 실제 적용에 나섰다.
자연과 가까워지고 정서적 건강을 챙길 수 있는 도시 텃밭에 관심이 쏠리면서 지난해 174만1,000명이 도시농부로 참여했다.
그러나 먹거리 생산 위주의 기존 텃밭은 밭을 가꾸며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부족하고, 고령자와 장애인 전용 공간이 없어 아쉽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현장 수요를 반영해 몸이 불편하거나, 나이가 많은 도시민은 물론 반려동물·어린 자녀와도 함께 텃밭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4가지 텃밭정원 모형을 만들었다. 이 가운데 2개 모형을 이달 세종특별자치시 현장에 처음 보급했다.
4가지 텃밭정원 모형은 ▲휠체어 등의 보행이 자유로운 텃밭정원 ▲고령자 세대 공동체 텃밭정원 ▲유아·아동 농업체험 텃밭정원 ▲반려동물 동반 텃밭정원 등이다.
세종시 농업기술센터가 치유농업 모델학습원(고운동)에 조성한 텃밭정원은 ▲휠체어 이동이 자유로운 텃밭정원 ▲고령자 세대 공동체 텃밭정원이다.
보행이 자유로운 텃밭정원은 휠체어, 보행 보조기구 등의 이동이 편리하도록 바닥을 점토 벽돌 등 매끄럽고 균일한 재질로 깔았다. 특히 총 높이 75∼105cm의 높임 화단을 활용해 휠체어에 앉은 채로 텃밭 작업할 수 있게 꾸몄다. 이 텃밭에는 손이 많이 가는 열매채소 대신 기르기 쉬운 잎채소와 메리골드, 금잔화 등 허브‧화훼류를 심었다.
고령자 텃밭정원은 골절 등 부상 위험이 없도록 바닥을 미끄럽지 않은 재질을 사용해 만들었다. 또 강한 햇빛에 대비하고 휴식을 취하며 소통할 수 있도록 의자를 결합한 ‘디귿(ㄷ)’ 모양으로 텃밭을 조성했다. 이 텃밭에는 로즈마리, 세이지 등 허브와 화훼류를 심어 향을 맡고 색을 즐김으로써 몸과 마음이 안정될 수 있도록 했다.
이 텃밭정원은 시민을 대상으로 한 도시농업 교육 텃밭으로 운영되고 있다. 앞으로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연계해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세종시 텃밭정원에 조성되지 않은 나머지 2개 모형 중 유아‧아동 농업체험 텃밭정원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보고 즐길 수 있는 안전한 놀이공간을 포함했다. 반려동물 동반 텃밭정원은 울타리를 설치해 정원 안에서 반려동물과 안전하게 산책할 수 있도록 했다. 반려동물의 후각 활동을 돕고 간식으로 먹을 수 있는 작물을 심도록 지침도 마련했다.
농촌진흥청은 앞으로 지방자치단체가 도시 텃밭이나 도시농업공원을 조성할 때 4개 텃밭정원 모형이 적용되도록 관련 기술을 보급하고, 시범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올해 초, 농촌진흥청은 학교 텃밭 교육이 사회‧경제적 가치가 크다며, 연간 총 6,692억원(사회적 가치 1,931억원, 경제적 가치 4,761억원)에 달하는 가치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한 바 있다.
김광진 도시농업과장은 “맞춤형 도시 텃밭정원이 점차 늘어나 더 많은 도시민이 텃밭 활동을 통해 심리·정서적 건강을 챙기고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길 바란다”라고 “또한 학교 텃밭 수업은 단순히 작물을 재배해 먹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들에게 교육, 건강, 복지, 환경 등의 가치를 알려줌으로써 농가, 관련 산업 활성화에 보탬이 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 글 _ 주선영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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